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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AI 가전 주도권 경쟁 '활활'

  • 2024.04.04(목) 06:50

삼전 AI 가전 행사 열자, LG전자 '최초' 걸고 맞대응
한종희 부회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 혜택과 가치"

/그래픽=비즈워치\

최근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AI 가전' 선두 자리를 내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AI 기능을 더한 올해 비스포크 신제품 라인업 15종을 공개하자, LG전자는 LG전자가 AI 가전의 시초라며 맞불을 놨다.

LG "우리가 최초"…삼성 "처음 의미 없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디지털경험)부문장(부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신제품 론칭 미디어데이에서 "다양한 스마트홈 기기들을 통해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 비전을 완성할 것"이라며 비스포크 AI 가전 15종을 공개했다. 고성능 AI 칩이나 카메라, 센서를 탑재해 AI 성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에 LG전자는 'UP가전이 본격적인 AI가전 시대를 열었다'는 내용의 참고자료를 배포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는 최근 주주총회 현장에서 조주완 CEO(최고경영자)가 "(본격적인) 인공지능 가전의 시초는 LG전자가 만들어낸 업(UP)가전"이라고 언급한 것과 연결된다.

LG전자는 지난 2022년 1월 가전제품을 구매한 후에도 업그레이드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업가전'을 선보인 바 있다. 가전도 TV나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일부 기능을 추후 개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까지 LG전자는 총 336개의 신기능을 업가전 콘텐츠로 개발해 제공했다.

이후 지난해 7월에는 초개인화·구독·제휴 서비스 등을 결합한 '업가전 2.0'을 선보이며 AI 가전 시대를 앞당겼다는 게 LG전자의 주장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이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다만 이날 행사에서 한 부회장은 '최초' 논쟁의 필요성에 대해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최초를 따지는 것보다는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AI의 성능 자체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부회장은 "AI의 시초보다도 어떻게 빨리 소비자에게 혜택을 누리게 하고 가치를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시작은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올해 DA(디지털가전)사업부의 목표에 대해서도 "가장 큰 목표는 소비자들이 찾아주는 브랜드가 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DA사업부는 MX(모바일경험) 사업부나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에 비해 약간 처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집안에서 쓰는 디바이스라고 하면 DA 사업부를 찾아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AI 경쟁 어디까지 갈까

앞으로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AI 가전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AI가 가전에 적용되기 시작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한 부회장은 "지금은 소비자들이 AI를 알아가는 태동기"라며 "제품이 소비자보다 한발 앞서간다고 하면 AI 가전이 가전 내 주축이 되는 시점이 더 당겨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AI 기술은 눈 뜨고 일어나면 바뀐다"며 "생각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특히 제품면에서는 더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 부회장은 AI 가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그는 "집안에서 한 회사의 가전제품만 쓰거나 최신 제품만 쓰는 것은 극히 드물고 불가능한 일"이라며 "여러 얼라이언스를 하고 있는데 판매 대수가 많은 쪽으로 세력이 몰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다양한 연령과 환경의 소비자들이 누구나 불편함 없이 안전하게 최상의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삼성 비스포크 AI를 확대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게 '빅스비' 개선이다. 삼성전자는 연내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를 도입해 빅스비 음성 지원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기존에 학습되지 않은 지시나 복잡한 명령어를 알아듣고, 이전 대화를 기억하고 연속으로 이어서 대화를 할 수 있게 된다.

LG전자의 가전 전용 'DQ-C 칩'./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는 고객 맞춤형 '공감지능' 구현을 위해 가전 전용 온디바이스 AI칩 'DQ-C'를 자체 개발함으로써 글로벌 AI가전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DQ-C는 현재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등 5가지에서 연말까지 국내 기준 8가지 제품군 46개 모델로 적용을 늘릴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기능과 성능을 향상시킨 차세대 가전 전용 AI칩을 개발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AI칩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공감지능의 AI가전제품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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