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부품 생산에 특화된 영풍전자기 지난해 매출이 급감하는 등 영풍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실적이 부진해지며 고전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영풍전자 매출은 1843억원으로 2023년 4672억원 대비 60.5% 급감했다. 수익성 또한 크게 줄었다. 지난해 4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14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영풍전자는 영풍이 100% 소유한 기업으로 장형진 고문이 과거 영풍 회장에 취임했을 당시 반도체 부품 영역으로 사업 다각화를 노리고 인수한 첫 회사다. 1995년 영풍 계열로 편입됐고 2000년 사명을 유원전자에서 지금의 영풍전자로 바꿨다.
영풍전자 실적이 급감한데는 애플 협력사에서 퇴출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영풍전자는 수년간 아이폰 디스플레이에 탑재되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를 생산해 왔으나 2022년에 납품한 부품의 칩 탈락 등 불량이 발견되면서 올해 초 애플 공급망에서 퇴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서서히 납품물량이 줄면서 지난해에는 애플 향(向)이 거의 자취를 감췄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지난 2022년 7202억원이었던 매출은 2023년 4672억원, 2024년 1843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22년 대비 감소폭은 74.4%다.
영풍전자 외에 영풍의 다른 전자부문 계열사들도 고전하고 있다.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에 주력하는 코리아써키트는 지난 2023년 321억원, 2024년 33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손실 규모도 283억원에서 1290억원으로 늘었다. 메모리용 전자집적회로 제조업체인 시그네틱스도 2023년 매출액이 1181억원으로 2022년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공급망 배제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에서 지난해 설비투자 규모를 반영하는 유형자산 취득액은 전년 대비 7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