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기업 지니틱스의 경영권을 두고 현 경영진과 최대주주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지니틱스 최대주주인 중국 헤일로 마이크로일레트로닉스(HMI, 이하 헤일로)는 현 경영진 체제로 회사를 이끌어 나갈 수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밝히고 나섰다.

4일 헤일로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주주간담회를 열고 오는 9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한 이유에 대해 주주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특히 이번 간담회에는 해이 타오 헤일로 회장, 홍근의 헤일로 한국지사장 등이 직접 참석하는 등 헤일로 측의 핵심 인사들이 직접 나서 주주들에게 일련의 사태에 대해 설명했다. 헤일로는 지니틱스의 지분 34.4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앞서 헤일로 측은 현 경영진인 권석만 대표이사, 남인균 기타비상무이사, 장호철 오퍼레이션본부장을 해임하고 해이 타오 회장, 홍근의 지사장 등으로 구성된 새로운 이사회를 꾸리기 위해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현 경영진에게 경영을 맡길 수 없는 중대한 위법 사실이 밝혀졌다는 게 그 이유다.
해이 타오 회장은 "현 이사진은 그 어떤 소통도 하지않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지속해왔다"라며 "이로 인해 내부통제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지배구조에 대한 신뢰도 크게 훼손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인균 기타비상무이사, 권석만 대표이사, 장호철 사내이사는 엘레베이션 마이크로(이하 EM)를 본사 허가 없이 설립한 뒤 헤일로 측 자료를 외부로 유출해왔다고 주장했다. '경업금지' 및 '겸업금지' 의무를 위반한 데다 회사 중요 기밀을 외부로 유출했다는 정황이 발견됐다는 거다.
해이 타오 회장은 "이들은 이후 헤일로 고객을 속여 EM으로 투자하도록 유도하거나 헤일로의 직원들을 EM을 위해 일하도록 하는 등의 행위가 있었다"라며 "헤일로의 신제품 계획이었던 HM5600프로젝트를 헤일로 목록에서 임의로 삭제한 후 이를 EM으로 전용하는 등의 행위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경영권 분쟁을 위해 무리한 유상증자를 추진, 지니틱스 주주들을 보호하지 않는 행위도 이어나갔다고 주장했다.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 있을 '지분싸움'에서 현 경영진이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무리한 유상증자를 추진했고 이에 따라 주가가 하락해 주주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해이 타오 회장은 본인의 '국적'을 밝히면서 헤일로가 중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국내 반도체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나는 미국 시민권자이고 미국 시민권 하나만 있다. 홍근의 대표는 한국사람이다"라며 "헤일로는 다국적 다문화 기업"이라며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아울러 이번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이른바 경영진 물갈이하면 헤일로와 지니틱스 사업 시너지를 바탕으로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지니틱스는 현재 매출 대부분이 삼성 및 소수 중소 고객사에 의존하고 있어 고객 기반 안정성과 글로벌 다각화가 부족하다"라며 "회사는 향후 연구개발(R&D) 및 사업 개발을 위한 자금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짚었다.
이어 "지니틱스는 헤일로의 글로벌 공급 및 영업 네크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헤일로 고객 기반에 제품을 확대할 수 있으며 헤일로로부터 앞으로 R&D 및 사업 개발에 필요한 강력한 자금 지원을 받아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