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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살 탄 대체거래소]②한국거래소, 경쟁 환영하는 이유

  • 2022.06.10(금) 06:10

손병두 이사장 "ATS 설립, 업그레이드 기회"
거래상품 제한, 공개매수의무 등 규제
공공기관 재지정 방어 수단

의외로 대체거래소(ATS) 반기는 이가 있다. 바로 ATS가 설립되면 67년간 독점체제의 막을 내려야 하는 한국거래소다. 

한국거래소의 속내는 두 가지로 읽힌다. 우선 법적으로 ATS에 강도 높은 규제가 적용되고 있는 탓에 위협이 크지 않다는 내부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 재지정 이슈를 피하기 위한 의도가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역대 수장 입장 상이

그간 한국거래소는 손바닥 뒤집듯 ATS에 대한 입장을 자주 바꾸는 모습을 보여왔다. 우선 최경수 이사장(2013~2016년) 시절에는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최 이사장은 2016년 주요 사업 계획 발표 자리에서 "ATS 설립이 가시화되면서 자본시장 경쟁체제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한국거래소가 ATS 설립을 찬성한 것은 숙원사업인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겨냥한 움직임이었다. 한국거래소는 2009년 독점성으로 인해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이후 민간기업으로 돌아가기 위해 복리후생비를 대폭 삭감하는 등 노력을 이어갔다.

결정적으로 2013년 ATS 설립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독점적 사업구조가 해소됐다는 점을 인정받아 공공기관의 족쇄를 풀어냈다. 

그러나 민영화가 완료되자 반대입장으로 돌아섰다. 정지원 이사장(2017~2020년)은 2019년 하계 기자간담회에서 "협소한 우리 시장에서 ATS 도입으로 거래소가 늘어나는 것은 소모적인 경쟁만 불러올 우려가 있다"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ATS 운신 폭 좁아

하지만 최근에는 다시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손병두 현 이사장은 작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플랫폼간 건전한 경쟁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자본시장 인프라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하며 거듭 찬성 의사를 밝혔다.

경쟁상대의 등장에도 한국거래소가 자신만만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까지 ATS을 둘러싼 걸림돌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ATS내 거래 가능 상품은 주식과 주식예탁증권(DR)로 한정되어 있다. 비상장주식은 물론 채권, 파생상품, 상장지수펀드(ETF) 등은 거래할 수 없다.

반면 미국과 유럽의 대체거래소에서는 주식, 비상장주식, ETF, 채권, 옵션, 증권화상품 등을 거래할 수 있다. 최근에는 증권형 토큰도 거래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투자자가 ATS에서 10인 이상으로부터 5%의 지분을 사들일 경우 공개매수할 의무를 갖는다. 맹주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공개매수 요건은 기관투자자 혹은 외국인투자자의 ATS를 통한 거래 참여를 저해한다"며 "이에 따라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공기관 재지정 회피 수단

아울러 ATS 설립을 통해 공공기관 재지정 논의를 잠재우려는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2013년 ATS 설립을 허용하는 법이 만들어지고 나서 9년간 단 한곳도 출범하지 못했고, 한국거래소의 독점체제가 그대로 유지됐다. 이에 정치권에선 한국거래소의 정기검사 의무화 법안이 발의되는 등 공공기관으로 재지정 하자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특히 올초에는 신라젠 상장폐지 이슈와 얽히며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공공기관 재지정 논조가 확산됐다. 신라젠 주주연합은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상장폐지 결정을 내린 데 반발하며 공공기관 재지정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러한 가운데 ATS가 설립될 경우 한국거래소로서는 공공기관 재지정 논란을 피해갈 수 있는 탈출구가 생기는 셈이다.

아직까진 내부 직원들도 관망하는 모양새다. 한국거래소 노동조합 관계자는 ATS 설립과 관련해 "법적 규제가 바뀐 것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입장을 정하진 않았다"며 "앞으로 지켜보면서 바뀌는 상황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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