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줍줍 에디터들이 직접 선별(PICK)한 기업공시를 평일 아침 7시에 전해드리는 [공시줍줍 PICK].
오늘은 주주환원 정책으로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던 네이버(NAVER)가 배당으로만 정책을 선회한 내용, 삼미금속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주식교환을 추진하는 케이에스피가 3번이나 정정공시 요구받은 이야기,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기업 이야기 등을 모아봤어요.
자사주 소각 대신 배당…주주환원 정책 바꾼 네이버
네이버(NAVER)는 3일 투자자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의 변경내용을 공시했어요.
네이버는 2020년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는데요. 3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인 올해 주주환원 잔여분을 모두 현금으로 배당한다고 밝혔어요. 수백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한다는 내용이 바뀐 건데요.
네이버는 3년간 2개년 평균 연결 잉여현금흐름의 3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사용한다고 했는데요. 당초 배당성향 5% 유지와 올해 87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3일 자사주 소각 대신 약 857억원을 3분기 현금으로 배당하겠다고 밝혔어요.
배당과 자사주 소각은 모두 대표적인 주주환원 방법인데요. 자사주 소각은 유통주식수를 줄여 잔여 주식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에요.
네이버가 자사주 소각 대신 현금배당을 택한 것은 자사주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돼요. 회사가 벌어들인 수익 일부를 주주와 나누는 현금배당과 달리 자사주는 회사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데요.
소각을 통해 주가를 관리하는 것뿐 아니라 외부에서 적대적 인수합병이 들어왔을 때 우호세력에 자사주를 매각해(의결권 부활) 경영권을 방어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요. 또 임직원 상여금이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지급, 교환사채 발행에도 쓰여요.
파트너사와 자사주 교환을 통해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기도 하는데요.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현 미래에셋증권), CJ, 이마트·신세계 등과 자사주 교환을 통해 파트너십을 구축해온 전력이 있어요.
네이버는 전체 주주환원 규모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어요. 단지 자사주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에요. 7월 1일 기준 네이버가 보유한 자사주는 약 1426만주, 상장주식의 8.69% 규모예요.
케이에스피, 완전자회사 갖기 어렵네…
선박용 엔진밸브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해 판매하는 코스닥 상장사 케이에스피는 3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았다고 공시했어요. 이번이 벌써 세번째 정정요구인데요.
케이에스피는 지난 6월 16일 자동차, 중장비, 선박엔진, 발전설비 등에 사용하는 금속 형단조(망치로 금속을 때리거나 눌러 모형을 만드는) 전문업체 삼미금속(비상장사)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한다고 밝혔어요.
이를 위해 투자자들에게 중요내용을 꼼꼼히 담아 공시하는 게 '증권신고서'인데요. 금감원이 심사한 결과 이를 3번이나 반려한 거예요. 정정요구는 중요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했거나 기재하지 않은 경우, 그리고 내용을 기재했으나 불분명해 투자자가 오해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요구할 수 있어요.
케이에스피는 이전 정정요구에 따라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가격에 대한 산출 근거 △주식교환비율 평가결과 △삼미금속의 수익가치 산정 △삼미금속의 전환사채 발행에 따른 인수회사의 경영권 위험 △매출액 추정치 등의 내용을 정정했어요. 하지만 금감원은 정정한 내용들도 투자자 보호를 위해 충분하지 않다고 봤어요.
증권신고서 앞에 [정정]이 붙은 것은 회사가 자체적으로 추가할 내용 등을 정정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외에 감독당국의 정정요구가 많다면 관련 기업은 좀 더 꼼꼼히 들여다봐야 할 필요가 있어요.
금감원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 기존에 공시한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정지돼요. 그리고 3개월 내에 정정신고서를 다시 제출해야 해요. 만약 제출하지 않으면 증권신고서를 철회한 것으로 간주돼요.
2분기 실적 발표한 주요 기업들
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연결기준 매출액이 51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8% 늘었어요. 영업이익은 215.3% 증가한 883억원, 당기순이익은 359.3% 증가한 93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어요.
이는 시장 예상치(매출 4909억원, 영업익 866억원)를 넘어선 수치인데요. 최근 소속 가수들의 앨범 발매와 엔데믹(감염병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상태)에 따른 방탄소년단 라스베이거스 콘서트, 세븐틴 서울 콘서트 등 공연 재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돼요.
동원시스템즈도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연결기준 매출액은 작년보다 14.33% 늘어난 3783억원, 영업이익은 19.74% 증가한 295억원을 기록. 당기순이익도 5.13% 늘어난 217억원을 기록했어요.
별도기준으로는 더 두드러지는 실적을 냈는데요. 별도기준 2분기 매출액은 3468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00.89%, 영업이익은 302억원으로 120.04% 늘었어요.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대비 145.8% 늘어난 273억원을 기록했어요.
동원시스템즈는 알루미늄박, 식품·음료용 캔, 페트병, 유리병 등 생활용품을 비롯해 의약품 산업용품 포장 부품재를 생산하는 기업인데요. 좋은 실적을 낸 배경에는 주력 판매 소재인 알루미늄 수출이 늘었기 때문이에요.
동원시스템즈는 전기차 배터리 경량화에 알루미늄을 사용하며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상온에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무균충전음료 수요도 늘면서 이를 생산하는 아셉틱 사업부문도 빠른 성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어요.
'숲으로'로 유명한 건축용 페인트, 건축용 자재와 실리콘 등을 생산하는 종합정밀화학기업 케이씨씨(KCC)도 2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발표했어요. 매출액은 작년보다 16.1% 늘어난 1조7558억원, 영업이익은 40.4% 증가한 1642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시장 예상치(매출 1조6671억원, 영업익 1451억원)를 조금 웃돈 수치예요. 다만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인 1821억원을 기록했어요.
카카오뱅크도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어요. 매출액은 37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2% 늘었는데요. 영업이익은 743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6.82%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대비 17.72%, 감소한 570억원을 기록했어요.
이는 시장 예상치(영업이익 1080억원, 순이익 741억원)보다 크게 낮은 수치인데요. 카카오뱅크는 미래 경기악화 가능성을 반영해 추가충당금 126억원을 적립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어요.
다만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48.21% 늘어난 7092억원, 영업이익은 21.67% 증가한 1627억원, 당기순이익은 6.78% 증가한 1238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어요.
그 밖에 간추려본 기업공시
일회용 인공눈물 등 안과용제를 주력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삼천당제약이 '먹는 인슐린 관련 2000억원 투자유치'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지난 6월 29일 해외 CRO(임상시험수탁기관)로부터 경구용 인슐린 선행연구(Human Pilot Study) 최종보고서를 받았고 이를 중국 파트너사에 전달했다"고 밝혔어요. 선행연구 최종보고서는 비임상과 동일하게 인체시험에서 경구용 인슐린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됐다는 내용.
삼천당제약은 지난해 5월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의 중국 파트너사 기술이전과 관련, 중국 파트너사와 전략적 제휴(LOI)를 맺었다고 공시했는데요. 이후 1년 넘게 "중국 파트너 통화동보(通化東寶社)와 본 계약서 초안을 바탕으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7건의 동일한 내용의 공시를 이어오고 있어 주주들로부터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어요.
삼천당제약은 1943년 설립된 오랜 역사를 지닌 회사인데요. 제네릭(복제약) 중심 사업을 해온 만큼 제네릭 약가 규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처방실적 감소, 안과용제 약가인하, 연구개발(R&D)비 증가 등으로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좋지 않은 상황이에요. 삼천당제약은 "향후 관련 사항들이 구체적으로 확정되는 시점 또는 3개월 내에 재공시한다"고 전했어요.
코스피 상장사인 LPG 유통회사 E1이 자기주식처분결과보고서를 공시했어요. 자사주를 실제 처분했다는 내용은 아니고요. 2017년 발행한 교환사채 만기가 돌아와 교환하지 않은 자기주식 17만8249주를 모두 회수했다는 내용이에요.
E1은 2017년 자사주 107만8249주를 교환대상으로 754억원 규모의 사모 교환사채를 발행했는데요. 교환대상 주식수가 전체 발행주식의 15.72%에 해당하는 규모로 적지 않았어요. 당시 교환가격은 7만원. 현재 E1의 주가(3일 종가)는 4만4500원인데요. 시가하락에 따른 가격조정 조건을 따로 넣지 않았어요.
교환사채 발행 후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채권 투자자들이 주식 교환을 하지 않고 일부는 조기상환을 청구. 일부는 만기까지 채권을 들고 있었어요. 결국 E1은 다시 발행주식의 15.72%에 해당하는 자사주 107만8249주를 갖게 됐어요.
3일 유상증자, 주식관련사채 청약 결과를 공시한 코스피 상장사 두 곳이 있는데요. 희비가 갈렸어요.
대한극장 운영사인 세기상사는 2일 기존주주를 대상으로 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어요. 총 101만7000주의 신주를 발행해 80억원 규모를 모집했는데요. 기존주주들의 청약주식수가 110만4898주로 청약률이 108.64%를 기록, 흥행으로 마감했어요.
반면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방식으로 125억원 규모 전환사채 발행에 나선 KC코트렐은 청약 규모가 4억8600만원으로 청약률이 3.89%에 그쳤어요. 단 청약미달분은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총액 인수하기로 해 전환사채 발행 예정금액 조달은 가능해요.
KC코트렐은 케이씨그린홀딩스에서 인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로 환경오염방지시설에 필요한 기계장치 생산, 태양광발전 사업을 하는 곳이에요. KC코트렐은 이번에 조달한 125억원으로 최근 신규 수주한 대만 타이청(Taichung) 화력발전소 5~10호기 환경설비 보수공사를 위한 원재료 매입대금으로 사용할 예정이에요.
*[공시줍줍 PICK]은 매일 아침 8시 30분 유튜브 라이브방송 및 방송직후 녹화영상을 통해 실제 공시화면과 함께 살펴볼 수 있어요. 유튜브에서 [공시줍줍]을 검색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