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특수가스 제조기업 티이엠씨(TEMC)가 이달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어요.
▷관련공시: [기재정정] 티이엠씨 1월 2일 증권신고서(지분증권)
회사가 금융당국에 낸 증권신고서 분량은 무려 493페이지에 달하는데요. [공시줍줍]에서 티이엠씨의 사업 내용과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눈여겨봐야 할 점을 핵심만 짚어 분석해 드릴게요.
반도체 특수가스, 그게 뭔데?
2015년 1월 문을 연 티이엠씨는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어요. 특수가스란 화학공정이나 분리, 정제를 거친 특수목적용 가스로,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하는 물질이에요.
특히 최근 디램(DRAM) 미세화와 낸드(NAND)의 고단화로 특수가스 사용량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예요. 이런 가운데 티이엠씨는 국내 최초로 네온(Ne)가스 추출 설비와 정제기술을 개발, 이외 일산화탄소(CO), 황화카르보닐(COS) 등 생산 다변화를 꾀했죠.
특수가스 제조는 진입 장벽이 높아요. 가스 합성부터 추출과 분리, 정제, 혼합, 충전 등 모든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 그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지에서의 수입 의존도가 높았어요.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국내에서도 특수가스 개발에 나서는 기업들이 생겨났고 SK머티리얼즈, 원익머트리얼즈 등이 이를 선도하고 있죠.
티이엠씨는 이들에 비하면 후발주자지만 특수가스 전 공정을 내재화하고, 공정 설비도 자체적으로 개발하면서 설립 1년 만인 2016년 2월 SK하이닉스의 정식 협력사가 됐어요. 현재는 SK하이닉스는 물론 삼성전자도 고객사로 두고 있어요. 이들 유수 반도체 기업의 까다로운 검증을 무사히 통과했다는 뜻이죠.
공모가는 이렇게 결정됐어요
티이엠씨가 이번에 공모하는 주식 수는 총 220만주로 신주모집 100%예요. 이 중 일반청약자 배정물량은 55만~66만주, 희망공모가는 주당 3만2000원~3만8000원이에요. 이 공모가 산정을 위해 회사는 원익머트리얼즈, 디엔에프, 덕산테코피아, 레이크머티리얼즈,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 5곳을 비교회사로 정했어요. 가격은 주가수익비율(PER) 방식으로 주당 평가가액 4만7325원에 할인율 32.38%~19.70%를 적용해 산출했고요.
4일과 5일 이틀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해요. 이어 오는 10일과 11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실시하죠. 한화투자증권 단독 주관으로 이 증권사 본·지점이나 온라인에서 청약에 참여할 수 있어요. 청약수수료는 증권사 고객 등급에 따라 면제하거나 최대 5000원까지 부과해요.
회사는 이번 공모로 조달한 자금 704억원(희망공모가격 하단 기준) 가운데 상장주선인의 인수금액과 발행제비용을 제외한 순수입금 695억원을 시설투자와 운영, 채무상환에 사용할 예정이에요. 먼저 전체의 절반에 이르는 343억원은 기존 제품 원료와 패키지 용기 취득, 인건비 등의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에요. 이 중에서도 특히 안전재고(갑작스러운 수요증가, 부품공급 등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 확보에만 206억원을 투입한다고 하네요.
나머지 265억원은 공장 건설에 투자하는데 이 공장에서는 COS 등 탄소계열 특수가스를 합성·정제해 반도체 공정용으로 제품화할 예정이에요. 마지막 86억원은 이 공장에 대한 토지 및 시설차입금을 차환하는 데 쓰여요.
투자 시 유의할 점
티이엠씨가 제조하는 특수가스들의 수요는 반도체 업황에 민감해요. 이들 가스가 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소모성 재료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반도체 시장은 최근 전 세계적 경기침체와 수요 부진에 혹한기를 나고 있어요. 실제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작년 3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각각 57조3198억원, 14조6649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8.5%, 64.4%씩 급증했어요.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 규모를 작년보다 50% 넘게 줄이겠다고 밝히기도 했죠. 특수가스를 포함해 반도체 공정 재료 시장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요. 회사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일 수 있겠죠.
그나마 고무적인 건 티이엠씨가 반도체가 아닌 '반도체 재료'를 만드는 회사란 점이에요. 통상 반도체 불황 국면에서는 판매가격의 하락보다 가동률 감소에 따른 손실이 더 크게 나타나요. 특수가스와 같은 반도체 재료는 반도체나 반도체 장비 대비 시장 변동성에 덜 민감하다는 뜻이에요.
회사가 특수가스 제조 국산화에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희귀가스 등 그 원재료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수입하고 있다는 점 또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에요. 원재료 추출 환경이 제한된 만큼 국제 정세에 민감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다만 티이엠씨는 지난해 중국과 홍콩에 있는 매입처를 신규로 확보하는 등 희귀가스 구입처를 다변화하고 특정 국가나 업체 의존도를 줄이고 있어요. 동시에 희귀가스 국산화 차원에서 포스코와 공동으로 원료 가스(Crude Ne/He)를 추출하는 장치를 개발하기도 했죠. 그 결과 2020년 전체 원재료 매입금액의 80%가량이던 러시아 비중은 작년 3분기 약 15%까지 줄었어요. 대신 같은 기간 중국 비중이 1%대에서 60%대까지 뛰었고, 국내 비중은 아직 1%대에 불과해요.
주요 매출처가 글로벌 반도체 제조 기업들인 만큼 교섭력에서 뒤처진다는 단점도 있어요. 그들의 정책에 따라 회사의 납품단가나 재고정책, 매출처에 대한 판매전략이 달라질 수 있어서예요.
실제 티이엠씨의 최근 3년(2022년은 3분기 누적 기준)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 3곳에 대한 연결기준 매출 비중은 각각 89.11%, 86.66%, 75.51%를 차지했어요. 이들의 대한 매출의존도가 매우 높죠.
상장 후 주의할 점
티이엠씨 공모주 투자를 결정했다면 상장 이후 출회 물량에 주의해야 해요. 상장 당일 바로 유통 가능한 주식이 발행주식총수의 28.43%에 이르는 314만2210주예요. 상장 첫날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겠죠.
특히 상장 이후 1개월이 지나면 재무적투자자(FI)들의 보유 물량도 시장에 나올 수 있어요. 포스코 GEM 1호 펀드의 보유주식 50만6811주(전체의 4.58%)를 비롯해 지유반도체성장투자조합 47만6443주(4.31%), 엔에이치엔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15만5061주(1.40%), 엔에이치엔인베스트먼트 12만8857주(1.17%), 엘앤에스글로벌반도체성장투자조합 24만6130주(2.23%), 스톤브릿지DNA혁신성장투자조합 14만1664주(1.28%) 등이에요. 이후에도 투자자별 주식 의무보유기간이 끝나면 추가로 매도 물량이 더 나올 수도 있다는 점,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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