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ETF 시장은 어땠을까? [ETF워치]가 시장 동향을 한눈에 알려드립니다. 1개월 성과 상·하위 5개 종목을 파악하고 새로 나온 주요 상품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시장 점유율을 키우기 위해 각축전을 펼치는 자산운용사 동향과 함께 투자금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
2차전지 관련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2배 수익을 추구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반면 2차전지 관련주가 하락할 때 수익을 얻는 2차전지 인버스 ETF 투자자는 웃음꽃을 피웠다.
ETF 업계 양강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격차가 3조원대에서 6조원대로 벌어졌다. 2차전지, 중국 전기차 등 테마형 ETF의 수익률 부진으로 미래에셋운용의 순자산이 급감한 탓이다.
2차전지 하락 '헤지' 수단 수익률 1위
지난달 올해 국내증시를 이끌어 온 주도주인 2차전지주가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가 부진했다. 이에 국내 대표지수인 코스피200, 코스닥150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을 얻는 인버스 상품들이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낸 ETF는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로 27.5%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POSCO홀딩스,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관련주가 지난달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성과를 냈다.
다음으로는 코스피200 인버스 레버리지 ETF와 코스닥150 인버스 ETF가 뒤를 이었다. 'TIGER 200선물인버스2X', 'KOSEF 코스닥150선물인버스', 'KBSTAR 코스닥150선물인버스', 'KODEX 200선물인버스2X'가 14%대 수익을 올렸다.
2차전지주 하락으로 인버스가 최고의 성과를 거둔 것과 반대로 2차전지주 상승에 2배로 베팅하는 레버리지 ETF의 성과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는 42.83%의 손실을 입었으며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도 38.68% 하락했다.
2차전지주가 시가총액 대부분을 차지하는 코스닥150지수도 타격을 입었다. 수익률 하위 3~5위는 코스닥150지수에 투자하는 ETF로 모두 –25%대 수익률을 기록했다.증시 부진에 금리형 ETF로 모이는 자금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ETF 순자산총액 상위 8개 운용사의 순자산총액 합계는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 전체 규모는 늘었으나 대부분 운용사가 순자산이 감소했다.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이 전월 대비 약 1조6000억원의 순자산을 늘리며 총액 상승을 이끌었다.
국내외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자금이 금리형 ETF로 모이고 있다. 삼성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은 지난달 1조30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으며,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도 750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삼성운용이 1조원대 성장세를 보인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월 대비 1조원대 하락세를 보였다. 금리형 ETF로 많은 자금이 모였으나 2차전지 ETF 수익률 부진으로 인한 순자산 감소와 전기차 ETF에서 대규모 자금이 유출된 탓이다.
지난달 'TIGER 단기채권액티브',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 등 안정성이 높은 ETF로는 자금이 각각 2920억원, 1170억원 유입됐다. 그러나 'TIGER 2차전지테마'의 순자산은 1688억원 줄었으며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는 1109억원 감소했다.
KB자산운용은 단기간 자금을 보관하는 머니마켓펀드(MMF)형 ETF인 'KBSTAR 머니마켓액티브'가 3225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전월보다 몸집을 소폭 키웠다.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도 115억원의 자금을 모았으며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로도 9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국 장기채 ETF와 빅테크 ETF가 순자산을 늘렸으나 국고채 ETF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며 전체적인 순자산 규모가 줄어들었다.
지난달 'ACE 국고채10년'의 순자산은 830억원 감소했으며 'ACE 미국S&P500'은 303억원 감소했다. 다만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와 'ACE 미국빅테크TOP7 Plus'의 순자산은 각각 628억원, 191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상장한 'ACE 포스코그룹포커스'는 78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한화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의 격차는 1000억원대로 벌어졌다. 한화운용은 'ARIRANG 국고채30년액티브'에서 23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으나 'ARIRANG KOFR금리'가 321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전체 순자산이 소폭 늘어났다.
반면 키움투자운용은 지난 9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순자산이 줄어들었다. 'KOSEF 200TR', 'KOSEF 국고채10년'의 순자산이 각각 367억원, 192억원 감소한 영향이다.
연초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오며 9월 2조원대로 올라섰던 신한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은 지난달 1조원대로 내려왔다.
2차전지주의 약세로 'SOL 2차전지소부장Fn'의 수익률이 –21%를 기록하며 순자산이 226억원 감소한 탓이다. 이와 함께 미 증시 부진으로 성장세의 핵심을 차지했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의 순자산이 51억원 감소한 영향도 받았다.
포스코그룹주 및 미국 채권 재간접형 ETF 최초 상장
지난달에는 총 20개의 ETF가 신규 상장했다. 신규 상장 ETF 중 상장일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던 상품은 한투운용의 'ACE 포스코그룹포커스'로 154만주 거래됐다.
해당 상품은 포스코그룹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ETF다. 포스코홀딩스,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퓨처엠, 포스코DX, 포스코엠텍, 포스코스틸리온 등을 편입하고 있다. 다만 상장 이후 성과는 부진하다. 2차전지주 약세로 포스코그룹 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며 상장 후 지난달 말까지 23% 하락했다.
다음으로 상장일 거래량이 많았던 상품은 미래에셋운용의 'TIGER 글로벌AI액티브'로 52만주 거래됐다. 인공지능(AI) 산업의 수혜를 받는 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등에 투자하고 있다. 상장 이후 수익률은 –6.65%다.
삼성운용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협업해 출시한 재간접 투자형 ETF 3종이 뒤를 이었다. 'KODEX iShares미국투자등급회사채액티브', 'KODEX iShares미국하이일드액티브', 'KODEX iShares미국인플레이션국채액티브'의 상장일 거래량은 각각 26만주, 19만주, 9만주를 기록했다.
해당 ETF는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블랙록의 iShares ETF에 투자해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효과를 낸다. 미국 채권에 직접 투자하면서 발생하는 수수료보다 ETF에 간접 투자하는 수수료가 더 저렴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구조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