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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엔터, 벅스 풋옵션에 속 쓰릴 이유는…

  • 2018.05.30(수) 17:44

네오위즈, 3년전 맺은 풋옵션 막판 행사
NHN벅스 지분 125억 추가 매입해야…시세보다 비싸

음원 서비스 '벅스'를 바라보는 NHN엔터테인먼트 경영진 심경이 편치 않을 전망이다. 3년 전 벅스(당시 네오위즈인터넷) 지분을 무려 1000억원에 사들였으나 뚜렷한 사업 시너지를 내지 못했을 뿐더러 최근엔 시세보다 높은 값을 주고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NHN엔터테인먼트는 네오위즈홀딩스로부터 내달중 NHN벅스 주식 68만주를 총 125억원에 사들일 예정이다. 주당 매입가는 전일 종가(9600원)의 거의 두배 수준인 1만8481원으로, 시세보다 60억원이나 비싸게 주고 사는 셈이다. 보유 주식은 기존 603만주(지분율 40.7%)에서 671만주(45.3%)로 확대된다. 
 


NHN엔터가 3년전 계열 편입을 완료한 NHN벅스에 대해 굳이 추가 지분 매입을, 그것도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사들이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NHN엔터는 주력인 웹보드게임 사업이 정부의 사행성 규제 여파로 휘청이면서 지난 2014년부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서비스 외형을 넓혀 나갔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진공 청소기처럼 외부 기업들을 빨아들였는데 지금의 NHN벅스도 눈독을 들였던 먹이감 가운데 하나였다. 

 

NHN엔터는 2015년 6월 네오위즈홀딩스로부터 NHN벅스의 보유주식 가운데 일부를 875억원에 인수했다. 이와 별도로 NHN벅스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85억원을 출자, 최대주주로서 지분 40.7%를 확보하게 됐다. 이를 위해 총 1060억원을 투입한 것이다.
   
네오위즈홀딩스는 지분 매각 당시 NHN엔터에 NHN벅스 잔여주(68만주) 매수를 청구할 풋옵션(Put Option) 계약을 따로 맺은 바 있다. 기간은 지분 거래 종료일(2015년 6월26일)로부터 2년이 지난 이후 1년간이다. 당시 주당 매각가(1만8481원)와 동일한 가격으로 사들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네오위즈홀딩스는 행사 종료 시점을 불과 한달 앞둔 지난 28일 잔여주에 대한 풋옵션 행사를 통지했다. 계약에 따라 NHN엔터는 3년 만에 NHN벅스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는 것이다. 내달 25일로 예정된 대금 지급일에 NHN엔터는 125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현금을 집어 넣어야 한다. 
   
NHN벅스는 NHN엔터 품에 안긴 이후 유료가입자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면서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NHN엔터에 피인수 첫해인 2016년에 4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전년 71억원 영업이익에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도 60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인수 당시 내걸었던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와의 시너지 확대도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NHN엔터로서는 벅스 인수로 뚜렷한 서비스 동반 상승 효과나 연결 재무 실적 개선에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3년전 맺은 계약 조건 때문에 적지 않은 자금을 밀어 넣어야 하니 경영진 심경이 좋을리 없다.

  

그나마 음원 시장 경쟁 완화로 벅스가 올해부터 안정적인 수익을 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 위안이 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NHN벅스가 가입자 유치를 위한 프로모션을 중단하면서 작년 4분기부터 분기 흑자가 나고 있고 적자 자회사 매각 등으로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연간 1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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