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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머니]승리호 CG 만든 위지윅 공동대표 770억 '잭팟'

  • 2021.08.29(일) 08:30

컴투스, 위지윅 공동대표 지분 구주양수
박관우·박인규 대표 창업 5년만에 '대박'

얼마 전 컴투스가 주력인 게임과 거리가 먼 시각특수효과(VFX) 기업을 인수해 업계의 이목을 모은 바 있다. 컴투스가 품에 안은 회사는 넷플릭스 '승리호'의 컴퓨터그래픽(CG) 제작사로 유명한 위지윅스튜디오란 곳이다.

이 회사는 국내 '컴퓨터그래픽 1세대' 박관우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승리호와 무한심도, 뮬란, 마녀 등 국내외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기술력을 알린 곳이다.

컴투스는 위지윅 지분 투자와 함께 이 회사 박관우·박인규 공동대표의 보유 지분을 총 770억원 가량에 사들였다. 위지윅 창업멤버인 두 대표가 회사 설립 5년 만에 성공적인 '엑시트(EXIT·투자회수)'를 하게 된 것이다. 

컴투스는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메타버스 등 신규사업 시너지 창출 및 종합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위지윅에 대한 총 1607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결의했다.

컴투스는 위지윅이 추진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625만주 신주 발행)에 참여하고 아울러 이 회사 공동대표들이 들고 있는 지분을 구주양수 방식으로 취득기로 했다.

박관우 대표의 보유 주식 가운데 일부인 156만주와 박인규 공동대표의 지분 일부인 346만주가 그 대상이다. 매수가는 24일 종가 수준인 주당 1만5250원이다. 

이로써 박관우 대표는 지분 매각으로 239억원을, 박인규 대표는 527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2016년 설립된 위지윅스튜디오는 한국 컴퓨터그래픽 1세대 대표주자 박관우 대표와 경영·재무 전문가 박인규 대표가 의기투합해 세운 회사다.

박관우 대표는 한양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쇼스캔엔터테인먼트(미국) 부사장과 투아이디지털,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 이사 등을 역임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오랫동안 종사한 이 분야 전문가다.

또한 박인규 대표는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를 거쳐 일렘테크놀로지와 모노리스 등에서 CFO로 일한 경영 및 재무 전문가다. 

두 사람은 2015년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란 스튜디오에서 함께 근무하다 이듬해 지금의 위지윅스튜디오를 공동 설립했다. 박관우 대표가 기술력을 책임진다면 박인규 대표는 회사 안살림을 맡으며 공동대표로서 손발을 맞추고 있다.

설립 당시에는 회사 지분을 공동대표가 각각 27.9%씩 똑같이 나눠 보유했으나 박관우 대표가 2018년 지분 일부를 양도하면서 최근까지 박인규 대표가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지분 매각 및 유상증자로 두 대표의 지분율은 각각 10% 이상에서 5% 후반대로 희석됐다.  컴투스는 앞서 지난 3월에도 4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위즈윅의 지분 500만주를 확보한 바 있다.

이번에 추가로 840억원 규모의 신주 인수와 함께 구주를 확보하면서 위지윅의 새로운 최대주주(38%)로 단숨에 올라섰다.

다만 두 대표는 구주 매각 이후에도 위지윅 안에서 프로젝트를 추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컴투스 관계자는 "위지윅 경영권을 인수하게 된 만큼 이사회에도 변경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박관우·박인규 대표를 중심으로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 기술 전문회사에서 '종합 미디어 콘텐츠 제작사'로 

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대표/사진=위지윅스튜디오

영상 기술 전문회사로 시작한 위지윅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종합 미디어 콘텐츠 제작사'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드라마 제작사 '래몽래인', 드라마·예능 제작사 '이미지나인컴즈', 콘텐츠 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 등 상장사 1개(엔피)를 포함해 20여개의 계열회사를 두고 있다.

위지윅은 회사 설립 이후 3년 만인 2018년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1102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7년 13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8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이 회사는 상장을 앞둔 2017년 임직원들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하면서 동기부여를 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공동대표 외에도 김재훈 영업총괄(CSO)과 박지복 전 사업총괄본부장(CFO) 등 핵심 경영인들이 적지 않은 스톡옵션으로 주식 보너스를 챙기기도 했다. 

김 CSO만 해도 2017년과 2018년 두차례에 걸쳐 17만여주의 스톡옵션을 받았는데 이후 모두 행사했다. 전날 종가(1만6100원)를 기준으로 보유 지분 가치는 무려 25억원에 달한다. 박 전 CFO는 2018년에 총 8만여주를 받은 바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을 행사했다. 

위지윅은 지적재산권(IP) 생산부터 2차 제작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스튜디오에서 통합 진행하는 위지윅만의 토탈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정관변경을 통해 '메타버스' 관련 신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 나가기 위한 의지를 내비쳤다.

컴투스 또한 위지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위지윅은 컴투스의 인기 게임을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하고 컴투스는 영화, 드라마, 웹소설 등 위지윅의 작품을 글로벌 게임으로 제작하는 등 지적재산권(IP) 밸류체인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삼성증권 최민하 연구원은 "최근 미디어·콘텐츠 업계에서는 미디어 간의 경계선을 넘어 서로 결합, 융합되는 현상을 뜻하는 '트랜스미디어'가 화두인데 이번 딜을 기반으로 상호 트랜스 미디어 전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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