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던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 일정이 올해 하반기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IPO 시장이 얼어붙은 만큼 상장을 서두르기보다는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시점에 재추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인기 모바일 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개발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다. 지난해 9월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아 6개월 뒤인 올해 3월까지는 상장 절차를 끝내야 한다. 일각에서는 올해 상반기 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국내외 경제 상황이나 남은 일정을 봤을 때 상반기 상장은 어려워 보인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관계자는 "상장을 지속 추진하되, 국내외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재추진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유명 개발자 김재영 대표가 지난 2018년 설립한 회사다. 지난 2021년 회사가 개발한 '오딘'이 크게 성공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오딘의 성공에 힘입어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2021년 연간 2326억원의 매출과 215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93%에 달했다.
2021년 11월 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라이온하트스튜디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증권신고서 제출일인 작년 9월 말 기준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지분은 카카오게임즈 유럽 법인이 30.37%, 카카오게임즈가 24.57%, 김재영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의장이 35.95%를 보유하고 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오딘의 성공을 발판으로 상장을 통해 4104억~6042억원 규모의 회사 운영자금과 인수합병(M&A) 자금을 확보하려 했으나 대내외 환경 변화로 이를 미루게 됐다. 당시 제출한 증권신고서 공모가 최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4조5000억원에 달한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뿐 아니라 IPO를 준비하고 있는 다른 게임사들도 상장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언디셈버'·'대항해시대 오리진' 등을 출시한 네이버 계열사 라인게임즈와 '승리의 여신: 니케'를 출시한 시프트업이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종원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전체 시장 매크로(거시경제)가 피크아웃(하락 전환)된 데다 섹터적으로 봤을 때도 게임업체 주가가 떨어지다 보니 신규 상장 종목도 상장 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기 어려울 것 같다는 기조가 자리 잡고 있다"며 "게임 업종의 경우 밸류에이션이 펌핑되길 기다리는데 신작 기대감과는 별개로 전반적으로 밸류 받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전망 때문에 상장 철회 이슈가 나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이후에나 IPO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원은 "3분기부터는 시장도 다시 안정적인 흐름을 찾는 경향이 있을 것"이라며 "내년까지 상장을 연기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3분기부터는 IPO 해빙 모드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