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기업공개)를 추진 중인 시프트업이 최근 사외이사를 선임하며 이사회를 전면 개편했다. 상장 전 통상적으로 실시하는 액면분할에 이어 이사진을 재편하면서 시프트업이 IPO 사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상장 전 이사진 개편…사외이사 3명 선임
26일 시프트업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대표이사 1명 포함), 사외이사 3명(감사위원 겸임). 기타비상무이사 1명으로 이뤄졌다.
기존 시프트업의 이사진은 김형태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2명이었다. 지난 7월 말 사외이사 3명을 새로 선임했으며 안재우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사내이사 자리에 올랐다. 민경립 CSO(최고재무책임자)가 기타비상무이사에서 사내이사로 변경 선임했다.
또한 게임업계 사정에 정통한 '재무 전문가'로 알려진 유창석 경희대 문화관광콘텐츠학과 교수를 포함해 3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유 교수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서 자원 및 기술경제학으로 박사를 받았으며 넥슨, CJ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에서 기업전략과 재무, 데이터분석 업무를 수행한 인물이다.
시프트업이 설립된 이래 사외이사제를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상장사인 시프트업은 사외이사 선임 의무가 없으므로 IPO를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상법상 상장법인은 자산 규모를 고려해 의무적으로 이사총수의 4분의 1 이상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또한 시프트업은 이사진 개편에 앞서 1주의 액면을 2.5주로 나누는 분할을 결의했다. 비상장사의 액면분할은 IPO를 준비하면서 발행하는 주식 수를 늘리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 볼 수 있다. 시프트업은 지난 5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를 추진 중이다. 시프트업 관계자는 "시프트업이 기업성장에 따라 사외이사를 선임하여 의사결정 체계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스티니 차일드 종료…재무구조 개선 박차
시프트업은 2016년 라인게임즈와 공동 개발한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데스티니 차일드'를 내놓았다. 신작 부재로 인해 수년간 적자를 겪었지만 '승리의 여신: 니케'의 히트로 단숨에 흑자로 전환하면서 높은 개발력을 증명했다.
시프트업은 니케의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653억원, 영업이익 222억원을 기록했다. 니케가 지난해 11월 출시돼 불과 두달분의 매출밖에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높은 흥행력을 보였다. 국내뿐 아니라 서브컬처의 고장으로 꼽히는 일본, 아시아 주요 시장인 대만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았다.
또한 시프트업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게임 라인업에도 변화를 줬다. 매출이 하향안정화된 데스티니 차일드의 서비스를 지난 7월 종료했다. 콘솔 게임으로 개발 중인 '스텔라 블레이드' 출시에 힘을 쏟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다.
시프트업의 기업가치는 1조원대 이상으로 알려졌다. IMM인베스트먼트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은 지난해 7월 구주거래를 통해 시프트업에 투자하며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판단했다. 지난 2월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유니콘 기업에 포함됐다.
시프트업이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할 경우 투자에 참여한 중국 텐센트, 카카오벤처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위메이드 등도 함께 이득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위메이드는 2018년 시프트업에 100억원을 투자해 지분 4.23%를 취득했다. 만일 시프트업이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유지한다면 적어도 300억원 이상의 차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