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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코인은 돌아올 수 있을까

  • 2023.04.04(화) 06:15

페이코인 오는 14일 상장폐지…가격 급락
전문가들 "위믹스와 달리 재상장 쉽지 않을 듯"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로 이뤄진 가상자산 거래소 협의체 닥사(DAXA)는 지난달 31일 페이코인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김치코인(국내 기업 발행 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지난해 말 위믹스에 이어 김치코인의 대표주자로 꼽혔던 페이코인(PCI)이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에서 퇴출됐다. 시장에서는 페이코인이 실질적으로 국내 사업이 좌초될 위기인 만큼 재상장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상장폐지 결정에 페이코인 급락 

4일 가상자산 데이터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페이코인은 3일 오후 5시 기준 전일 대비 5.5% 떨어진 137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400원대에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약 65.7%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로 이뤄진 가상자산 거래소 협의체 닥사(DAXA)는 지난달 31일 페이코인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지난 1월6일 페이코인을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후 약 3개월만에 내린 결정이다.

페이코인은 닥사 소속 거래소 중에서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에 상장돼 있었다. 업비트에서는 비트코인(BTC)마켓, 빗썸과 코인원은 원화마켓에서 거래됐다. 닥사의 상장폐지 결정에 따라 페이코인은 오는 14일 거래지원이 종료된다.

닥사는 페이코인의 거래지원 종료 사유로 "국내 결제 사업 중단으로 급격한 사업 변동이 발생해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페이코인 "형평성 잃은 조치" 비판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 다날이 선보인 페이코인은 실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지급결제 코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용자 300만명에 달하는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로 주목받았지만,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 신고 및 은행 실명확인입출금계정(실명계좌)를 요구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결국 올해 초 실명계좌 서비스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프로젝트의 근간이 되는 결제 서비스를 종료했다. 닥사가 페이코인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하자, 페이코인 발행사인 페이프로토콜은 올해 1분기 내 실명계좌를 확보해 서비스를 재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실명계좌를 기한 내 확보하지 못했고, 해외사업 위주로 사업 방향을 바꾸기로 했지만 상장폐지를 막지는 못했다.

페이코인은 기존의 다른 가상자산과 달리 유통량 허위 공시나 서비스 자체의 문제가 아닌, 금융당국의 규제로 인해 상장폐지가 결정된 사례다.

이 때문에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아쉬움을 나타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사업 계획을 지키지 않으면서도 거래 지원을 이어가고 있는 여러 재단들이 있음을 감안할 때 페이코인에 가혹했다는 것이다. 페이코인 또한 "이번 결정은 백서대로 사업 진행을 하지 못하는 많은 거래지원 프로젝트들과 비교해 심각히 형평성을 잃은 조치"라며 비판했다.

닥사 가이드라인 강화…재상장 쉽지 않을 듯

페이코인은 위믹스와 함께 김치코인의 대표주자로 불렸다. 그러나 위믹스 때와 달리 이번에는 재상장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폐지된 지 약 두 달 만에 코인원에 재상장된 위믹스의 상장폐지 원인은 유통량 허위 공시였다. 페이코인의 경우 재상장을 위해서는 실명계좌를 확보해 국내 서비스를 재개해야만 한다.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와 규제 강화로 은행권에서 실명계좌 발급에 소극적인 만큼 페이코인의 실명계좌 확보는 쉽지 않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비스를 재개한다고 해도 재상장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닥사는 최근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으면 재상장할 수 없도록 가이드라인을 강화했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닥사 입장에서는 금융위 의견에 반대하는 모양새가 될까 봐 상장폐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일 페이코인이 위믹스처럼 재상장하려고 해도 위믹스와 달리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할 수 없으니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가상자산을 활용한 지급결제 서비스는 한국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일종의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면서 "위믹스의 사례가 있으니 재상장이 아예 어렵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금융당국의 기조가 확실한 상황에서 실명확인계좌를 줄 은행이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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