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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R&D 트렌드]치료제 없는 NASH 신약 개발에 '사활'

  • 2023.10.03(화) 10:00

유한·한미·LG화학 등 다양한 작용기전으로 개발 도전
2026년 최대 40조원 시장…성공시 '세계 최초 신약'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은 가장 흔한 만성 간 질환 중 하나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다. 이에 국내 다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미개척 시장을 발굴하기 위해 혁신 신약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보통 지방간염(NAFLD)은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한테 나타나지만 NASH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간에 염증이 쌓이는 질환이다. NASH는 염증과 간 세포 손상으로 간의 섬유화나 반흔 등 간경변을 일으켜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아직 개발되지 않은 영역인 만큼 국내 다수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NASH 개발에 뛰어들었다.

유한양행은 내장 생성 호르몬 일종인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섬유아세포 성장인자21(FGF21)'에 이중 작용하는 'YH25724'를 개발 중이다. 'YH25724'는 제넥신의 약물지속형 플랫폼 기술(HyFc)을 접목한 융합단백질(fusion protein)로, 유한양행은 지난 2019년 7월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YH25724'를 기술수출했다. 'YH25724'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유럽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은 에피노페그듀타이드와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 2개의 NASH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인슐린 분비와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수용체와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제다. 지난 2020년 8월 MSD에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기술수출했고 유럽에서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패스트트랙은 희귀질환 등 기존 치료제가 없는 분야의 신약 심사기간을 단축하는 제도다. 

한미약품의 또 다른 NASH 파이프라인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글루카곤과 위 억제 펩티드(GIP), GLP-1 등 수용체를 모두 활성화하는 삼중작용 기전 신약 물질로, 현재 글로벌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 개발 현황

일동제약은 파네소이드X수용체(farnesoid X receptor, FXR)와 결합해 해당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FXR 작용제(agonist) 기전의 'ID119031166(과제명)'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임상 1상 진행 중이며 임상 종료 후 임상 2상을 위한 독성 시험과 제형 연구를 계획 중이다. 이밖에도 간섬유화·간경변 치료제로 개발 중인 합성신약 'ID119050134'를 NASH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비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은 자체 개발뿐만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기술도입하는 등 NASH 신약 개발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019년 스웨덴 바이오벤처인 스프린트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NASH 신약 물질을 도입해 공동연구에 나섰다가 최근 기술반환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LG화학은 자체 개발 중인 NASH 치료제 2건과 트랜스테라 바이오사이언스에서 도입한 1건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앞서 LG화학은 2020년 8월 중국 트랜스테라 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LG303174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권리 등을 도입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LG303174'는 간에서 염증이 발생하는 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VAP-1 단백질 발현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글로벌 임상 1상 중이다. 자체 개발 중인 'LG203003'도 지난해 미국 임상 1상에 진입하며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외 자체 개발 중인 'LR19131'은 전임상 단계에 있다. 

HK이노엔은 NASH 치료제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서 있다. HK이노엔은 10억원을 투자한 퓨처메디신과 지난 2020년 'FM101(이전 과제명 IN-A010)'의 라이선스 인 계약을 맺고 현재 유럽에서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FM101'은 섬유화를 일으키는 A3아데노신수용체의 발현을 조절해 간 염증과 섬유화를 억제하는 기전이다.
 
NASH 치료제 개발은 아직까지 해외에서도 성공한 사례가 없는 어려운 영역으로 꼽힌다. 지방 축적, 염증반응, 섬유화 등 발병원인이 복합적이어서 치료제의 작용기전을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사들의 NASH 신약 파이프라인의 작용기전도 가지각색이다. 

그동안 내로라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NSAH 정복을 위해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지난 2019년 길리어드가 임상3상에 실패하며 개발을 포기했고, 화이자 역시 지난해 임상1상 후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하면서 개발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국내외에서 NASH 정복을 위한 도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N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오는 2026년 최대 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개발이 어려운 분야지만 성공하면 세계 최초 신약으로 단숨에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날 수 있는 만큼 국내 제약사들의 도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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