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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신약개발, 5년내 글로벌 20위 목표"

  • 2024.03.17(일) 09:30

연중 기획 [AX 인사이트]
대웅제약, 국내 첫 AI신약팀 꾸려 성과
"15개 신약 파이프라인 중 8개 AI 활용"

신약 개발은 연구개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이에 국내 다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영역에 뛰어들고 있다. 임상 데이터와 신약 개발에 적합한 AI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기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어서다. AI 신약개발을 진행 중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지난해 기준 40곳에 달한다. 

대표적으로 대웅제약은 지난 2021년 국내 제약사로는 처음으로 AI신약팀을 구성했고 국내외 다수 기업과 협업하는 등 AI신약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웅제약 AI신약팀의 신승우 팀장과 신호선, 서미현 연구원 3인을 만나 대웅제약의 AI신약개발 현황과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기간 대폭 줄어

신약 개발은 △후보물질 탐색·도출 △전임상 △임상 1~3상 △허가승인 등의 단계를 거친다. 현재 AI가 가장 많이 활용되는 단계는 '후보물질 탐색·도출'이다. 수백만 건에 달하는 논문과 보고서 검토를 거쳐 신약 후보물질을 선정하는데 총 4~7년 소요된다. 하지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하면 이 기간을 6개월~1년으로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인실리코메디슨이라는 제약사가 AI 모델을 활용해 통상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리는 Hit(유효 물질이라는 뜻으로 신약 개발 초기에 발견한 화합물) 발굴을 46일 만에 이뤄내면서 AI 신약개발의 혁신성을 재확인시켰다. 

​ 왼쪽부터 대웅제약 AI신약팀의 서미현 연구원, 신승우 팀장, 신호선 연구원.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대웅제약도 신약개발에 즉각 활용할 수 있는 주요 화합물 8억종의 분자 모델을 전처리를 거쳐 자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Drug Discovery) 독자적 AI 신약개발 시스템 '데이지'를 구축, 활용하고 있다. 

신승우 팀장은 "자체 데이터베이스와 AI 신약개발 시스템을 결합해 비만과 당뇨, 항암제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비만과 당뇨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자체 AI 시스템으로 두 가지 표적 단백질에 동시에 작용하는 활성물질을 발굴하는데 단 두 달이 걸렸다"고 했다. 

그는 "대웅제약은 현재 신약 개발 프로젝트 15개 중 비만, 당뇨, 항암, 유전자, 표적 단백질 등 8개 과제에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향후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서 나아가 전임상, 임상, 시판 등 신약개발 전주기로 AI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손에 손잡고'…국내외 AI기업과 협업도

대웅제약은 자체 AI신약개발 뿐만 아니라 국내외 AI 전문기업과 협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2020년 1월 자체 개발한 AI 신약 설계 플랫폼 'SCULPT'를 보유 중인 미국 바이오기업 A2A파마슈티컬스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항암 신약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같은해 3월에는 국내 AI 기반 신약개발 전문기업인 온코크로스와 손을 잡았다. 온코크로스는 신약 후보물질과 신규 적응증을 찾아내는 AI플랫폼 기술과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이를 활용해 당뇨병 치료 신약 '엔블로정(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의 적응증 확대와 함께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 신약 'DWN12088'의 신규 적응증을 탐색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2022년에도 미국의 크리스탈파이(XtalPi)와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을 이용해 항암 타깃 신약 개발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크리스탈파이가 신약 개발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을 이용해 신약후보 물질을 발굴하면 대웅제약은 전임상과 임상시험, 상업화를 맡을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머크 라이프사이언와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 및 신약 개발 전 주기 기술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머크는 신약 개발 과정에 필요한 데이터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대웅제약은 이를 자체 개발 중인 웹 기반 모델링 플랫폼에 적용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검증, 모니터링에 활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기업간 분산된 데이터를 모아 공용 AI모델을 개발하는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일명 K-멜로디)'에도 참여하고 있다.

제약바이오·AI 전문가 뭉쳐 시너지…"서로 윤활유 역할"

특히 대웅제약 AI신약팀 3인방은 제약바이오 전문가와 AI 전문가가 한 데 모여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승우 팀장은 연구소와 대학병원에서 생물정보학, 유전체 분석, 단백질 구조 예측, 화학정보학 등 다양한 제약바이오 영역을 다룬 경험이 있다. 신호선 연구원은 AI빅데이터, 서미현 연구원은 바이오, 화학을 전공했다. 

왼쪽부터 대웅제약 AI신약팀의 신호선 연구원, 신승우 팀장, 서미현 연구원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신호선 연구원은 "처음 대웅제약에서 제약바이오 분야를 접했을 때 화합물이나 단백질 데이터를 다루는 부분이 어렵긴 했지만 AI신약개발도 데이터 변환과 예측을 해야 하는 기본적인 모델이 동일하기 때문에 잘 극복할 수 있었다"며 "AI전문가와 제약바이오 전문가가 한 팀을 이뤄 실무자와 소통하는 데 서로가 윤활유 역할을 해준다"고 말했다.

서미현 연구원도 "대학은 바이오, 화학 전공을 했지만 석사 과정에서 인공지능 독성 예측 모델을 개발한 경험이 있고 이를 계기로 대웅제약에 입사하게 됐다"면서 "AI분야에 대해 공부할 부분이 많은데 팀원들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대웅제약은 신약 개발 연구원과 임직원이 빅데이터와 AI 관련 지식, 기술을 습득해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DABA(대웅 인공지능 빅데이터 아카데미)를 운영중으로 자체 AI 전문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신승우 팀장은 "AI신약개발은 AI실무자와 연구자의 긴밀한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회사 내 자체 팀을 통해 운영하면 피드백이 신속하고 명확하게 이뤄질 수 있다"면서 "팀원들과 힘을 합쳐 향후 5년 내에 AI신약개발 분야에서 글로벌 랭킹 20위 내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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