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화이자와 덴마크기업 젠맙이 공동개발한 자궁경부암 치료제 '티브닥(성분명 티소투맙 베도틴-tftv)'을 항암화학요법 도중이나 이후에 진행된 자궁경부암 치료제로 정식 승인했습니다. 자궁경부암 1차 치료 이후 2차나 3차 치료제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얘깁니다.
티브닥은 원래 미국 씨젠과 젠맙이 공동개발한 항체약물접합체(ADC) 기반 의약품인데요. 화이자가 지난해 430억달러 규모로 씨젠을 인수하면서 티브닥도 화이자의 손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앞서 티브닥은 지난 2021년 9월 FDA로부터 가속승인을 받았는데요. 가속승인은 심각한 질병 치료를 위해 임상 단계에 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우선 허가해주고 임상3상을 마친 후 정식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이번 FDA의 정식승인은 이전에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는 성인 재발성 또는 전이성 자궁경부암 환자 502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을 기반으로 이뤄졌습니다.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티브닥을 투여받은 환자의 사망위험이 화학항암제 대비 3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에서 티브닥이 정식승인을 획득하긴 했지만 부작용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FDA는 티브닥 투여 전 안과 검사를 받도록 했습니다. 또 각막 상피와 결막의 변화를 유발해 시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의 안구 독성에 대한 박스형 경고를 기재하도록 했습니다.
부작용 위험에도 불구하고 다른 암종에 비해 자궁경부암 치료제 개발은 많이 이뤄지고 있지 않아 티브닥의 시장성은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글로벌 파마인텔리전스센터에 따르면 티브닥은 오는 2030년에 18억달러(2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는 국가암건진사업에 의해 30세 이상 여성은 2년에 한 번씩 무료로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을 수 있어 초기 발견이 빠른 편입니다. 그럼에도 국내 여성 암 환자수 5위를 차지하고 있죠.
국내에서 자궁경부암 치료는 오랫동안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인 '파클리탁셀+시플라틴' 병용요법이 사용돼 오다 지난 2022년부터 항암제 '키트루다'도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데요. 키트루다는 재발성 및 전이성 자궁경부암 1차 치료제로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자궁경부암은 국소 진행성 환자의 약 40%가 치료 후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키트루다 등 항암제로 1차 치료에서 효과가 없거나 재발할 경우 2차나 3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습니다. 티브닥이 국내에도 하루빨리 상륙해 자궁경부암 환자들의 치료옵션을 넓힐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