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2일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으로 구성된 이른바 '3자 연합'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 사내이사는 이날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부터 행동주의펀드 등을 활용해 3자 연합에 대응할 생각"이라며 "가능한 방법을 다 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약품 이사회는 △북경한미 동사장을 박재현 한미약품 사장에서 임해룡 북경한미 총경리로 교체하는 안건과 △임 사내이사를 한미약품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뤘다. 두 안건은 임 사내이사 측이 제기한 것으로 모두 부결됐다.
이에 따라 3자 연합의 지지를 받는 박재현 현 대표이사가 한미약품과 북경한미 동사장을 유지하게 됐다.
임 사내이사는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접근했던 것 같다"며 "직접 와보니 안건을 막기 위한 작업이 사전에 모두 진행돼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박 대표가 자신이 북경한미 동사장으로 이미 등록돼있다고 이사들에게 소개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동사장이 되려면 동사회를 거쳐야 하는 데 이를 한 적이 없다. 박 사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코리그룹과 북경한미와 맺고 있는 현지 유통계약을 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잠시 감정이 북받친 듯 말을 멈추기도 했다.
임 사내이사는 "제가 북경한미에서 개발한 제품이 20개인데 그 중 4개가 한미약품그룹 전체 이익의 반이 넘는다"며 "중국내 의약품 유통허가를 보유한 코리그룹이 계약을 끊으면 북경한미 매출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 이 상황까지 가지 않기 위해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를 잠시 맡으면서 정리하려고 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곧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박 대표와 일부 이사 해임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박 대표가 북경한미 동사장에 선임된 것을 문제 삼아 제3의 기관에 조사를 맡기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임 사내이사는 "임시주총을 열거나 제3의 기관에 조사를 맡기거나, 코리그룹과 북경한미 간의 거래를 끊는 등 현재 여러 대응 가능한 옵션을 고민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 임시주총을 열어도 참석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충분히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주주가 회사에 문제가 있어서 불을 끄려고 들어가려는 데 막는 직원이 있다는 게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며 "신약에 대한 이야기를 못 하고 자원을 낭비하고 있어 주주들에게도 무척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한미약품의 최대주주는 동생(임종훈)이 대표로 있는 한미사이언스로 지난 6월말 현재 지분 41.42%를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