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세탁·사기 등 범죄에 연루된 가상자산 추적에인공지능(AI)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사람이 일일이 범죄와 관련한 가상자산의 이동을 수기로 추적했지만 AI를 활용한 머신러닝과 자동 추적으로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9일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따르면 이 회사는 현재 운영 중인 AI기반 온체인 자금 추적솔루션(OTS)으로 작년 거액의 불법 자금 이동을 추적해 2차 피해를 막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6월에는 7000만원 상당의 도지코인(DOGE) 피싱 사기 사건에 연루된 지갑을 찾아내 추가 피해를 방지했다. 피해자의 도지코인 출금에 관련된 지갑을 추적해 해당 지갑 보유자가 피싱 사기 관련자라는 것을 확인했다.
또 다른 업체에서 발생한 1000억원대 가상자산 해킹사건 때도 OTS로 자금이동 경로와 특정 코인으로 세탁하는 정황을 파악해 해당 사실을 공유해 추가 피해를 막았다.
두나무가 개발한 OTS는 사람처럼 판단하는 AI 범죄자금 추적 프로그램이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피해자금의 트랜잭션을 빠르고 정확하게 추적한다. 또 블록체인에서 발행된 토큰에 거래 내용이 기록되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자금 세탁도 추적 가능하다.
특히 자동추적 기능은 최초 트랜잭션 아이디에서 거래소 핫월렛이나 개인지갑으로 들어가기까지 피해자금이 흘렀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트랜잭션들을 자동으로 추적한다. 추적이 완료된 건에 대해 추가 트랜잭션이 발생하면 사용자에게 즉시 알림을 제공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이렇게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된 지갑들은 업비트 데이터베이스에 자동으로 등록되고 해당 지갑으로의 자금 유출입은 차단된다.
두나무는 OTS 관련 기술 특허 출원을 완료하고 현재 업비트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에 탑재해 가상자산 관련 2차 피해 방지 플랫폼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최신 AI 기술을 적용해 선제적 이용자 보호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성용 두나무 OTS 프로젝트 리더는 "블록체인 지식 부족으로 인한 수기 추적의 어려움과 휴먼 에러 가능성을 해결하기 위해 OTS를 개발했다"며 "다양하게 변화하는 범죄 세탁 패턴을 주기적으로 추가 학습해 유연하게 가상자산 범죄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4년간 국내 가상자산 불법 행위에 따른 피해액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와 당국의 시스템 정비로등 노력으로 피해금은 줄어들고 있지만 추징 보전액은 피해금액 대비 5% 수준으로 실제 피해 회복은 어려운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