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집값 상승 전망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2014년(KB부동산 기준 전년대비 2.1% 상승)부터 집값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고하면 지난해까지 무려 7년째이고요. 올해까지 이 추세를 잇는다면 8년째 오른다는 것인데요.
대부분 민간 연구기관의 전망이나 설문조사, 언론사의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 등이 한방향(상승)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비즈니스워치가 전문가들을 전화인터뷰한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고요.
여전히 풍부한 유동성과 공급물량 감소, 전세값 상승 등을 주된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유독 하락을 전망한 보고서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전국 기준 주택매매가격은 0.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수도권은 이보다 더 폭이 큰 0.7% 하락을 예상하고 있고요. 관련기사☞[2021 부동산이 궁금하다]억! 하반기 집값 더 오른다고요?
1% 미만의 낮은 수준이긴 합니다만 '하락'을 예상한 기관으론 거의 유일해 보입니다. 하락을 예상한 가장 큰 이유는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으로 인해 '즉시 입주 가능한 물건'이 줄어들면서 매수세가 둔화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즉시 입주 가능한 물건에 대해선 수요가 몰리며 강세가 예상되지만 대다수의 사실상 판매가 어려운 물건(전세 낀 물건)은 결국 가격을 낮춰 내놓을 수밖에 없다"며 "시장 전반적으로 약보합세가 예상된다"고 말합니다.
수도권의 하락폭이 더 큰 이유에 대해선 "수도권은 대부분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지방의 덜 오른 비규제지역으로 몰릴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합니다.
이밖에 올해 하락을 예상하는 기관이나 전문가들을 찾기는 어려운데요. 다만 과거보다는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다소 결을 달리하고 있는 시각들은 눈에 띕니다. 전례없는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조정'에 대한 압박도 큰게 사실이고요.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도 올해 상승 가능성을 점치면서도 "지난 7년간 올랐고 물가상승률이나 소득증가율 등 우리 경제의 내재가치에 비해 상승률이 높아 이상과열"이라고 꼬집고 있는데요. 그는 "사이클 상으로 정점을 향해 가고 있고 이는 투자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합니다.
이같은 거품을 붕괴할 트리거가 금리인상이 될지, 실물경제 위기가 될지, 부채폭탄(가계 혹은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이 될지는 예견하기 어렵지만 그 시기가 온다는 겁니다.
같은 맥락에서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보수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데요. 심 교수는 "올해는 기껏해야 강보합 수준"이라면서 "상승압력이 강하지만 그만큼 거시경제 환경과 추가규제 가능성 등으로 하방압력도 강하다"고 말합니다.
심 교수는 "고점에 대한 부담이 크다"면서 "사실 작년 5~6월까지만 해도 시장이 안정세였고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는데 임대차 2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으로 밀어올리는 힘이 강해졌다"고 설명합니다.
상승 전망 일색 속 조정 가능성을 조심스레 바라보는 시각들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최근 KB경영연구소에서 낸 'KB부동산 보고서'를 보면요. KB 자산관리전문가(PB) 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최근의 주택시장 급등세가 언제쯤 안정화될 것인지를 묻자 응답자의 42%가 2022년을 꼽았습니다. 이어 2021년를 꼽은 응답자는 20%이고요.
62%가 2년내 주택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인데요. 자산관리의 최일선에 있는 PB들의 전망인 만큼 허투로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무주택자들의 고민은 더 깊어질 듯 한데요.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도 "3~5년내 공급이 늘어나는 시점에 조정을 받을텐데 그런 조정기를 버티기 힘든 자금환경이라면 (서둘러 집을 사라고) 권장하기는 어렵다"고 조언합니다.
물론 "집을 사라"는 조언이 많은게 사실이고요. 집값에 대한 낙관론도 팽배하고요. 다만 영끌(영혼까지 끌어오다)에는 더 신중할 수밖에 없는 시기인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