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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35층 룰'…은마·압구정 재건축 시계 빨라지나

  • 2022.03.04(금) 09:09

'오세훈표 2040 서울플랜' 35층 층수제한 삭제
은마·잠실5·압구정현대 등 재건축 사업 속도
'용적률 유지'는 아쉬워…집값 상승 우려도 

재건축 단지들의 염원이던 '35층 룰 폐지'가 현실화됐다.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 '2030 서울플랜'에 포함된 지 8년 만이다. 그동안 층수 제한에 가로막혀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기지개를 펼 전망이다. 

다만 층수는 올리되 용적률을 유지하기 때문에 사업성이나 주택공급 물량 등에는 큰 변화가 없어 주택 시장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크지 않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2040 서울플랜'을 발표하고 있다./서울시 공식 유튜브

 층수 더 올려도 된다고? 재건축 기대감 쑥 

오세훈 서울시장은 어제(3일) '2040 서울플랜'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그동안 서울 전역에 일률적‧정량적으로 적용한 '35층 높이기준'을 삭제하고, 유연하고 정성적인 '스카이라인 가이드라인'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35층 룰'은 박원순 전 시장 시절인 2013년 '서울시 스카이라인 관리 원칙'에서 제3종 일반주거지역은 35층 이하로, 한강 수변 연접부는 15층 이하로 층고를 제한하면서 본격 적용됐다. 

2014년엔 '2030 서울플랜'에도 이 규제가 반영되면서 해당 기준을 넘긴 재건축 계획은 심의를 반려해왔다. 이에 은마, 잠실주공5단지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층수 제한에 부딪혀 좀처럼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현재 재건축이 완료됐거나 진행중인 한강변 아파트들의 층수는 모두 최고 35층 이하다.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도 애초 45층 높이로 계획했다가 서울시 심의에 부딪혀 35층으로 낮췄다. 

이에 오세훈 시장은 취임 전부터 '35층 룰' 폐지를 약속해왔다. 현재 서울 한강변 아파트 가운데 가장 높은 용산구 '래미안 첼리투스'(56층), 성동구 '트리마제'(47층) 등도 오 시장의 과거 재임 시절 재건축 허가를 받은 곳들이다. 

오 시장은 2040 서울플랜에서 35층 룰을 삭제하는 대신 한강변 층수 제한은 기존 원칙을 지킨다는 방침이다. 

그는 "합리적으로 동 배치를 하다보면 한강변에 연접한 동보다는 뒤에 있는 동들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일률적으로 한강변에 변화가 생기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재건축 아파트들의 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당장 압구정동 현대, 대치동 은마, 잠실주공5단지, 여의도 시범 등 이른바 '재건축 4대 천왕'의 수혜가 예상된다. 

특히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달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해 이미 50층 계획안을 인가받은 상태다. 이곳은 잠실역 역세권에 걸친 용도지역을 '제3종일반주거'에서 '준주거'로 상향해 층수를 올렸다. 

압구정2구역은 지난 1월 공고한 현상설계 공모에서 건축 규모를 '지하 3층~지상 49층'으로 명시했다. 지난 2017년 최고 49층으로 짓겠다는 정비안을 내놨다가 서울시 심의에 가로막힌 은마아파트도 초고층 건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용적률 그대로…사업성·경관·주택공급도 그대로?

그동안 막혀 있던 재건축이 풀리기 시작하면 기대 심리를 자극해 집값이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5층 룰 폐지에 수혜를 받는 단지들이 일대 '재건축 대장주'로 평가받는 만큼 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속도를 내면 집값을 자극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미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에서 시공사로 선정된 GS건설이 층수규제 완화를 전제로 '68층 설계안'을 아이디어 제시하는 등 개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상황이다.  

오 시장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용적률이 변화하는 게 아니다"며 "높이 제한이 사라진다고 부동산 가격을 자극한다는 건 기우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 반등의 일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인만 경제부동산연구소장은 "2010~2012년 추진한 한강르네상스 때도 일대 집값이 올랐다"며 "용적률은 유지해도 한강뷰 조망 가구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개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도 "초고층 아파트가 되면 랜드마크가 돼서 일대 가격을 선도하는 등 인근 단지에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용적률 유지'를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층수 제한만 풀고 용적률은 유지하기 때문에 모든 동의 층수를 일괄적으로 높여 가구수를 대폭 늘릴 수 있는 게 아니라 용적률에 맞춰 선별적으로 층수를 높일 수 있다. 도시경관 개선, 사업성, 주택공급 효과 등에서 기대하는 긍정적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진형 학회장은 "결국 도심 용적률을 그대로 두고 스카이라인만 바꾸는 셈이라 주거환경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며 "용적률을 늘려서 건폐율을 낮추면 남는 공지를 도로나 공원용지로 확보해서 주거환경도 쾌적하게 변화하고 도시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김인만 소장도 "용적률은 그대로 두고 층수 제한을 풀어 디자인 변화만 꾀한 것 같다"며 "현재 주택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용적률을 올려주고 기부채납을 받는 식으로 가면 사업성이 높아져 재건축 추진 의지도 강해지고 주택공급 효과도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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