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자마자 반포 재건축 '메이플자이'가 초흥행에 성공했다. '래미안 원베일리'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강남·서초권에서 분양한 단지다. 일반분양은 소형뿐이었지만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점이 매력을 뿜었다.
시공능력평가 12위 내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전국에서 총분양 15만가구, 일반분양 6만8000가구 이상을 계획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메이플자이의 뒤를 이을 만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대어'급 청약예정 단지들도 출격 대기 중이다.
우선 전국 물량을 건설사별로 보면 대우건설이 총 2만3150가구, 일반분양 1만4772가구로 가장 많은 분양을 예정하고 있다. 이어 포스코이앤씨가 2만1997가구(이하 일반 1만3088가구), 현대건설이 2만541가구(1만559가구) 등으로 2만가구 넘는 주택공급을 계획중이다.
이밖에 SK에코플랜트가 1만9482가구(9810가구), HDC현대산업개발이 1만3417가구(7469가구), 현대엔지니어링이 1만1426가구, 한화 건설부문은 1만245가구(3100가구) 등으로 1만가구 넘는 분양 계획을 잡고 있다.
강남3구에 래미안 4곳 예정…원조의 '귀환'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6일 진행된 메이플자이 서울지역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442.32대 1이었다. 81가구 모집에 3만5828명이 신청한 것이다. 1가구뿐인 전용면적 59㎡A 타입엔 3574명이 몰렸다.
앞서 전날 특별공급에서는 81가구 모집에 1만18명이 신청해 123.67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생애최초 경쟁률은 460.6대 1로 가장 치열했다. ▷관련기사: 59㎡ 17억이라도 가성비?…'메이플자이' 얼마나 흥행할까(1월9일)
이처럼 청약시장 열기가 되살아나면서 강남3구에 예정된 분양 단지들이 눈길을 끈다.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래미안 5개 단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래미안 송도 센트리폴'을 제외하면 4개 단지 모두 강남3구에 들어선다. ▷관련기사: [냉탕열탕 부동산]①뜸했던 '강남 분양' 쏟아지는 이유(1월17일)
4월 분양 예정인 '래미안 원펜타스'는 서초구 반포동의 신반포15차를 재건축한 단지다. 최고 35층, 6개동, 641가구로 규모가 크진 않다. 일반분양 292가구 중 59㎡(37가구), 84㎡(215가구), 107㎡(21가구), 137㎡(11가구), 155㎡(4가구), 191㎡(4가구) 등 대형 평형 공급이 예정된 게 특징이다.
'래미안 원페를라'는 서초구 방배동의 방배6구역 재건축을 통해 최고 22층, 16개동, 1097가구 대단지로 지어진다. 강남구 도곡동에는 도곡삼호를 재건축한 '래미안 레벤투스'를 분양한다. 최고 18층, 4개동, 308가구로 작다. 원조부촌인 도곡동의 부와 명예를 재탄생시킨다는 뜻으로 라틴어 '귀환'을 단지명에 담았다.
송파구 잠실진주를 재건축한 '잠실래미안아이파크'도 올해 분양을 목표로 한다.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각각 58.7%, 41.3% 지분을 갖고 있다. 현재 공사비 인상을 두고 조합과 협의를 거듭하는 상황이다.
디에이치, 아크로, 르엘…고급 브랜드 '전쟁'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올해는 강남권 하이엔드 단지를 주목할 만하다"며 "강남권 청약수요는 고정적인데 계약금을 많이 확보하면 사업 진행에 유리하기 때문에 메이플자이처럼 계약금 20%를 요구하는 곳이 강남 위주로 많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클래스트'를 선보인다. 11월 예정된 조합원 분양만 해도 3536가구로 일반분양을 합치면 5000가구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이라는 별칭은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에 뺏겼다. 최근 조합원들에게 공사비 증액 관련 공문을 보낸 것이 변수로 등장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강남구 대치동과 서초구 방배동까지 3군데서 고급 브랜드 '디에이치'를 내세울 예정이다. 대치동구마을3지구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는 3월 245가구(일반분양 76가구)를 공급한다. 방배5구역 재건축 단지인 '디에이치 방배'는 11월 1251가구의 일반분양을 목표로 한다. 조합원 물량을 포함하면 3000가구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서초 신동아 재건축 단지인 '아크로 클라우드 파크'를 10월 착공한다. 최고 35층, 14개동, 1346가구(일반분양 287가구) 규모로 공급될 예정이다. 인근에는 방배삼익을 재건축한 '아크로 리츠카운티'를 세운다. 6월 착공, 8월 분양이 목표다. 최고 27층, 8개동, 721가구(일반분양 166가구)로 조성된다.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청담삼익 재건축),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미성크로바 재건축)도 연내 분양을 준비 중이다. 청담르엘은 1261가구, 잠실르엘은 191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초구 잠원동의 신반포22차를 재건축한 '반포22차 디에이치'를 연내 착공한다. 조합과 협의가 이뤄지면 3.3㎡(평)당 1300만원 선의 역대 최고 공사비가 적용될 전망이다. 9월에 조합원 분양(132가구)을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메이플자이 인근에 위치한 신반포21차를 '반포 더샵 OPUS 21'로 재건축해 4분기중 분양할 계획이다. 최고 20층, 2개동, 251가구(일반분양 89가구)의 소규모 단지지만 7호선 반포역 초역세권이라는 게 특징이다.
이밖에 메이플자이로 올해 마수걸이 분양을 진행한 GS건설은 광명12R 재개발에 나선다. 광명뉴타운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12구역은 2097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성북구 장위6구역을 재개발해 '라디우스 파크 푸르지오'를 선보인다. 최고 33층, 15개동, 1637가구의 대단지다. '빛나는 공원'이라는 단지명에 걸맞게 단지 전체를 두르는 산책로와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