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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부동산 워치]③"고점의 80%인 지역 눈여겨 봐야"

  • 2025.01.10(금) 08:01

[인터뷰]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김인만 소장
"상저하고? '트럼프·금리' 불확실성 위 갈림길"
"덜 오른 곳 기회…미분양 많은 지방은 어려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진 한 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고물가·저성장 위험에 계엄사태가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며 불확실성을 보탰다.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세계 경제의 장기 불확실성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인만 소장은 10일 국내 주택시장에 대해 "여름만 뜨겁게 불붙었던 지난해를 '한여름밤의 꿈'으로 표현한다면, 올해는 '트럼프와 금리로 불확실성 위에 높인 갈림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여러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상저하고(상반기 하락 하반기 상승)'조차도 "확신하긴 어렵다"고 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한여름 밤 꿈' 지난  '갈림길'

그는 올해 부동산 시장을 관통할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금리'를 꼽았다. '상저하고'로 모이는 시장 예상 속에서 '금리'에 따라 하반기 향방이 갈릴 수 있어서다. 

김 소장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기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해소되리라 본다"며 "상반기 정치 불안정이 해소되고 연내 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 입주 물량 부족, 전세금 상승 등이 맞물리면 전형적인 '상저하고'의 전제조건이 갖춰진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가 "상저하고를 확신하긴 어렵다"고 한 이유가 있다. 금리 향방을 가를 중대 변수가 '트럼프'라서다. 국내 정치적 불안보다 더 예측이 어렵고, 영향의 강도와 시기도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트럼프 2기 미국의 경제 정책에서 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미다.

김 소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내놓은 '고금리·강달러' 정책과 감세, 이민자 억제 정책들이 실현되면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미국 내에서도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국내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강도와 방향에 따라 하반기 전망 전체가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입주 물량 부족, 정치 불확실성 해소 등은 이미 예고된 부분이지만 트럼프 행보에 따른 금리 불확실성은 예측하기 어렵다"라며 "집값이 안정화하는 상황인 만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지만 불확실성 때문에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김인만 소장/그래픽=비즈워치

상급지·신축 말고 덜 오른 곳

김 소장은 실수요자의 주택 매수 적기는 '상반기'라고 제시했다. 최상급지나 상급지 신축아파트의 경우 이미 가격이 역대 최고를 넘은 상황인데도 그랬다. 김 소장은 이런 곳이 아닌 '2021년 고점 대비 아직 가격 회복을 하지 못한 곳'들을 매수 대상지로 추천했다. 

그는 "올해 강남권을 비롯해 마포·용산·성동과 동작, 강동구 등에서 신고가가 많이 나왔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2021년 가격을 회복하지 못한 곳이 다수 있다"면서 "2021년 고점 대비 80% 수준에 머물러 있는 곳에서 매수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모두 전년 대비 집값이 상승했다. 다만 강남(7.21%), 서초(8.68%), 송파(7.60%)와 마포(7.03%), 용산(7.07%), 성동(9.87%) 등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5% 아래에서 집값이 상승했다.

특히 노원(1.52%). 도봉(0.45%), 강북(1.45%)을 비롯해 금천(1.53%), 관악(1.41%), 구로(2.07%) 등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낮았다. 2023년 25개 자치구 중 강남 3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치구에서 아파트값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상승폭은 더 낮아진다. 

김인만 소장은 "노·도·강을 비롯해 금·관·구에서 아직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곳이 많다"면서 "서대문과 마포에서도 이런 곳들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불확실성이 큰 만큼 철저한 자금계획을 세울 것을 강조했다.

김 소장은 "상반기부터 적용되는 대출규제를 비롯해 하반기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 예정 등 올해는 어떤 불확실성이 있을지 알 수 없는 만큼 무리해서는 안 된다"라며 "금리 상승 등으로 대출 원리금 상환 규모가 2배까지 늘어나는 비정상적 상황이 와도 3년 정도 버틸 수 있는 자금계획을 세우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추이/그래픽=비즈워치

대출규제로 시장 위축? 결국엔 '금리'

하반기 예견된 스트레스 DSR 3단계 적용 등 대출규제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하 시 총대출한도 규제 효과를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는 이에 더해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 상승, 입주 물량 부족, 전세가 상승, 금리 인하 등 하반기 상승압력이 높은 것은 맞다"면서도 "경기 불안에 따라 거래가 감소하고, 금리가 현재 예상처럼 내려가지 않는다며 상저하고가 아닌 '상저하저'의 흐름도 예상에서 배제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전국적으로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임대포함)은 26만3330가구로 예상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10만가구 이상 줄어든 규모로 2014년(27만4943가구)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적은 물량이다. 

김 소장은 "지방은 서울, 수도권과 비교해 입주 물량과 미분양이 많아 '상저하저'가 예상된다"며 "무엇보다 지방경제가 어렵고 인구 유출 등 수요가 부족해 서울과 지방간 양극화는 더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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