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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김연배 한화생명 부회장의 진짜 미션은?

  • 2015.08.19(수) 10:46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김연배 한화생명 부회장의 갑작스런 사퇴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앵커>
위기의 한화그룹을 구할 구원투수로 긴급투입됐던 김연배 한화생명 부회장이 최근 갑작스레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너무 갑작스러운 발표라 한화생명은 물론 한화그룹 내부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인데요.

그래서일까요.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답니다. 비즈니스워치 김춘동 기자 연결합니다. 김 기자, 김연배 부회장이 이미 자리에서 물러난 겁니까?

<기자>
아직 사표가 수리되진 않았습니다. 이달 말쯤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작년 9월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았으니까 꼭 1년 만에 물러나는 셈입니다.

사임 후엔 한화그룹 인재양성소인 인재경영원의 고문을 맡아 한화그룹의 기업 정신을 전파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럼, 김 부회장 재임 1년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나쁘지 않습니다. 한화생명은 올 상반기 3796억 원의 순이익을 냈는데요. 작년보다 85%나 늘었습니다. 특히 주식과 해외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투자수익률을 확 끌어올렸는데요.

실제로 한화생명의 올 2분기 투자수익률은 4.8%에 달했습니다. 삼성생명이 3.5%니까 1.3%포인트나 높은 겁니다. 재임 기간 중 고정비도 1000억 원 이상 줄였다고 합니다.

<앵커>
그룹의 캐시카우를 확실히 안정화해놨다, 뭐 이 정도 판단은 해도 되겠네요? 그렇죠?

<기자>
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래도 김 기자, 김연배 부회장의 가장 큰 성과는 아무래도 한화생명에 대한 구조조정 아니었을까요? 어떻습니까?

<기자>
사실 김 부회장은 취임 전부터 구조조정이 주된 목적이라는 관측이 있었는데요. 실제로 취임 직후부터 본사 조직을 대폭 슬림화했습니다. 연말엔 희망퇴직을 통해 540명에 달하는 인력을 정리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살생부 논란을 비롯해 잡음이 있긴 했지만, 대규모 구조조정을 비교적 깔끔하게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앵커>
역시 구조조정의 달인이라는 수식어가 맞기는 맞나 봅니다.

<기자>
네, 한화생명은 올 상반기 깜짝 실적을 냈는데요. 이 역시 구조조정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아니, 그러니까요. 성과도 나쁘지 않은데, 김연배 부회장은 왜 관두는 겁니까? 물어보니까 주변 스태프들도 잘 몰랐다더라고요. 거의 발표 당일에 알았다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기자>
한화생명 측은 고령인 김 부회장이 건강상 문제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습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복귀를 앞두고, 그룹 분위기를 쇄신하는 차원의 용퇴라는 해석이 있고요. 3세 경영진과의 호흡을 고려한 세대교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3세 경영진이라 함은 삼성-한화 빅딜을 끌어낸 M&A팀이나 한화 태양광을 이끄는 김동관 실장을 말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그건 알겠고요. 김 기자, 김연배 부회장과 관련해서 한화그룹 차원에서 또 다른 미션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죠? 그건 무슨 소립니까?

<기자>
김 부회장 취임 직후인 작년 11월 한화생명이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한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그런 해석이 나오고 있는 건데요.

<앵커>
그게 뭔 말입니까?

<기자>
만기까지 갖고 있을 예정이던 채권을 중간에 팔 수 있도록 회계상으로 재분류하는 건데요. 이런 조치를 시행하면, 장부상 이익만 1조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동안 채권값이 많이 오른 덕분인데요. 당장 순이익에 직접 반영되지는 않지만, 건전성 비율을 크게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앵커>
해당 조치로 대주주 지원 가능성도 열어놨다고 하던 데, 무슨 얘긴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기자>
한화생명이 굴리는 자산만 73조 원 가까이 됩니다. 이 돈의 일부를 떼서 계열사 지원에 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텐데요. 법으로 상한선이 정해져 있어서 이건 불가능합니다.

<앵커>
그래서요?

<기자>
그래서 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배당인데요.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한 채권을 실제로 팔면 장부상 이익인 1조 원이 실제 순이익으로 잡히고, 그러면 대규모 배당을 통해 대주주를 지원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실제로 한화그룹은 지난해 11월 삼성그룹과의 빅딜자금 마련을 위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데요. 문제는 한화생명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의 사정은 그렇게 좋지 않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한화생명이 대주주인 ㈜한화에 대한 배당을 늘리는 방식으로 간접 지원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 같은 관측, 그러니까 실제로 배당을 늘릴 가능성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쉽진 않습니다. 금융회사의 돈을 빼내 계열사 지원에 나선다고 알려지면 금감원이 당장 제동을 걸 수 있는데요. 한화그룹 차원에선 만일에 대비해 일단 사전정지 작업을 해둔 게 아니냐는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 내 원로급 핵심실세로 통하거든요. 한화그룹 구조조정본부 사장과 비상경영위원장 등을 지내면서 그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구원투수로 등판했는데요. 이번에도 한화생명은 물론 한화그룹 차원의 진짜 미션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해석이 그래서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앵커>
김연배 부회장의 진짜 미션은 3세 경영을 위한 기반 닦기였다는 얘기처럼 들리네요. 한화생명 배당을 들여다보면 그룹의 후계구도가 어떻게 준비되는지, 그 타임라인을 확인할 수도 있겠군요.

단독대표인 차남규 사장의 역할, 행보도 잘 들여다봐야겠습니다. 비즈니스워치 김춘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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