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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상추에 담긴 이마트의 혁신

  • 2014.07.08(화) 13:42

첨단저장기법 활용, 농산물 선보여
바로 수확한 맛에 가격은 20%저렴

대형마트에서 파는 수박의 저장기간은 길어야 3일이다. 시간이 더 지나면 꼭지가 말라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다. 상추는 장마철이면 값이 뛰는 대표적 채소다. 비를 맞으면 잎이 녹거나 웃자라 농민들이 수확을 꺼리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수박과 상추에 대한 상식을 깼다. 지난해 첨단저장기법을 활용한 사과를 판매해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은 이마트는 올해 수박과 상추를 비롯해 메론·거봉·천도복숭아 등을 'CA(Controlled Atmosphere)저장' 기법을 활용해 선보인다.

CA저장이란 창고 안의 온도를 낮추고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해 농산물의 노화를 억제하는 첨단저장기법이다. 이를 활용하면 수확한 농산물을 장기간 보관해도 수확 때와 동일한 본래의 맛을 유지시킬 수 있다. 미국과 일본, 유럽에선 이미 상용화됐으나 한국에선 이마트가 2012년 경기도 이천에 후레쉬센터를 완공하면서 처음 도입했다.

CA저장 기법은 농산물값의 급등락을 막는데 효과적이다. 농산물값이 떨어지면 유통업체가 대량 매입해 농가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반대로 값이 급등할 땐 저장한 상품을 풀어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이마트 직원들이 경기도 이천 후레쉬센터 CA저장고 안에서 수박을 선보이고 있다. CA저장고는 농산물의 노화를 억제하기 위해 산소농도를 낮게 유지해 안에 들어가려면 산소마스크를 써야한다.


이번에 이마트가 선보이는 수박과 상추는 수확한지 각각 10일, 15일 된 농산물이다. 그간 유통업체들은 수박과 상추에는 저장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저장하더라도 기간을 2~3일 이내로 매우 짧게 유지했다. 며칠만 지나도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장마철에는 더했다. 이른바 '맹탕수박'이라며 불리는 수박인데도 가격은 훌쩍 뛰어올라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기 일쑤였다. 

이마트는 장마철 천덕꾸러기같은 이런 농산물에 CA저장 기법을 적용했다. 장마가 오기 전 가격이 저렴할 때 미리 매입해뒀다가 장마철인 오는 10일부터 본격적으로 내놓는다. 'CA저장 수박' 가격은 1만1500원(8kg미만 기준)으로 시세보다 2000~2500원 저렴하다. 'CA저장 상추'도 시세대비 20% 낮게 판매할 계획이다. 맛은 갓 수확했을 때와 별 차이가 없다.

이홍덕 이마트 후레쉬센터장은 "사과와 배, 감은 해외에서도 CA저장을 하고 있지만 수박과 상추는 이마트가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수십여 차례의 시행착오를 통해 수박과 상추에 적합한 CA저장기법을 찾았다고 한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후레쉬센터를 통해 선진국형 농수산물 유통시스템을 구축했다"며 "향후에도 CA저장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이상기온 등으로 급등락하는 과일과 채소를 안정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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