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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롯데]부실덩어리 된 럭키파이

  • 2016.06.21(화) 10:19

산둥 럭키파이, 작년 매출 709억 급감
롯데홈쇼핑, 5년째 납품대금도 못 받아

 

롯데그룹이 2010년 럭키파이를 통해 지분을 확보한 중국 홈쇼핑들이 인수 3년 뒤부터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200억원의 웃돈을 주고 인수한 회사들이 3년 만에 부실 회사로 전락한 셈이다. 특히 롯데홈쇼핑은 중국 홈쇼핑에 5년간 물건을 팔았지만 현금으로 회수하지 못하고 채권만 쌓아두고 있다.


◇ 산둥 럭키파이, 작년 어닝쇼크

21일 비즈니스워치가 롯데쇼핑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중국 홈쇼핑 회사 산둥 럭키파이 TV 쇼핑(Shandong Luckypai TV Shopping, 이하 산둥 럭키파이)의 작년 매출은 241억원으로 2014년보다 74.6%(709억원) 급감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3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산둥 럭키파이는 2010년 롯데가 인수한 중국 홈쇼핑들 중 한 곳이다. 당시 롯데는 조세회피지역에 페이퍼컴퍼니 롯데홈쇼핑코(Lotte Home Shopping Co, 이하 LHSC)를 설립해 럭키파이 리미티드(Lucky Pai Limited, 이하 럭키파이)를 19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대금 중 1200억원이 웃돈(영업권)이었다. 

 


당초 럭키파이는 홈쇼핑 회사로 알려졌지만, 정확히는 산둥 럭키파이 등 15개 회사 지분을 보유한 중간 지주회사다. 산둥 럭키파이 외에도 윈난 마일러 TV쇼핑 미디어(Yunnan Maile TV Shopping Media Co), 충칭 유지아(Chongqing Yujia Co) 등의 홈쇼핑 회사 지분을 49%씩 보유하고 있다. 롯데가 1900억원 투입해 럭키파이를 인수했지만 산둥·윈난·충칭 지역 3개 홈쇼핑 회사 지분의 절반을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이는 중국 정부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홈쇼핑 회사 지분을 외국인이 투자하지 못하게 막고 있어서다. 외국 기업은 중국에서 방송 면허를 가진 홈쇼핑 회사 지분에 투자하는 대신 독점기술계약 등을 맺어 실질적으로 회사를 지배하는 '계약통제모델'(VIE·variable interest entity) 방식을 취하고 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밑 빠진 독 불 붓기

 

문제는 롯데가 중국 홈쇼핑 회사에 대해 실질적인 지배력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수 초기 롯데는 중국에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파견했지만, 현재는 상품 소싱 주재원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중국에서 사기를 당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롯데가 손을 놓고 있는 동안 산둥 럭키파이는 매출이 급감했고, 충칭 유지아는 2013~2015년 3년간 총 2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실적이 악화되자 LHSC는 지난해 1200억원의 영업권을 모두 손실로 처리하면서 롯데쇼핑은 어닝쇼크에 빠졌다.

롯데홈쇼핑은 중국 홈쇼핑으로부터 납품 대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2011~2015년 매년 5억~6억원 씩 총 31억원의 상품을 산둥 럭키파이에 팔았지만, 납품대금을 현금으로 받지 못했다. 현금 대신 받은 채권은 지난 5년간 32억원 넘게 쌓여있다.

이 가운데 롯데홈쇼핑은 밑 빠진 독에 물을 계속 붓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작년 11월 이사회를 열어 럭키파이 구조조정 자금지원 건을 가결시켰고, 한 달 뒤 LHSC 잔여 지분 인수 건도 검토까지 했다가 막판 안건상정을 철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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