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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롯데]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더니…'

  • 2016.07.07(목) 16:16

신영자 구속 등 연이은 악재로 흔들려

롯데그룹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주요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그룹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데다 검찰의 압수수색과 총수 일가의 구속까지 연이은 악재로 직원들의 사기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현재 롯데가 처한 상황은 '화불단행(禍不單行)' 즉 재앙은 혼자 오지 않는다는 뜻으로 안좋은 일이 연이어 일어난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 백화점 점장들 이번엔 안모여

롯데백화점은 매년 6월말~7월초 사장과 각 본부·부문장, 점장 등 주요 임원이 참석하는 가운데 열던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올해는 각 부문별로 진행키로 했다.

상반기 실적과 시장상황을 공유하고 하반기 매출목표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정하는 이 회의는 그간 사장이 직접 주재해왔으나, 최근 롯데사태가 터지면서 이번에는 부문장 주재 회의로 갈음하기로 했다.

사장 주재 회의라는 형식에 집착해 점장급 이상의 모든 임원을 불러모으는 것보다 영업현장에 대한 신속한 대처와 각 부문별 결속을 다지는 게 더 시급했다는 게 롯데백화점의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주요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이지 않는다는 점을 빼고는 크게 다를 건 없다"면서 "업무는 차질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 구속되는 임원들..이 와중에 싱크홀까지

다른 계열사도 침울하기는 마찬가지다. 롯데면세점은 호텔상장 무산, 월드타워점 폐점에 이어 등기임원으로 있는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이 거액의 뒷돈을 챙긴 혐의 등으로 이날(7일) 구속되는 등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고, 매출부진 타개책을 모색하던 롯데마트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발목이 잡혔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5월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6개월간 황금시간대 방송중지 처분을 받은데 이어 최근 강현구 대표가 홈쇼핑 인허가 과정에서 로비 목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롯데월드타워 완공책임을 맡고 있는 롯데물산도 노병용 사장이 롯데마트 재직 시절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되면서 사업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난 5일에는 롯데월드타워가 있는 서울 잠실 지역에 싱크홀이 발생, 직원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롯데물산 측은 "롯데월드타워와 1km 거리에 떨어져 발생한 것으로 롯데월드타워와 연관성은 높지않다"고 해명했다.

◇ 정책본부도 살얼음판 "신동빈 대외활동 자제"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롯데정책본부도 핵심임원들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긴장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특히 신 이사장의 구속을 계기로 검찰의 칼끝이 신동빈 회장을 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은 현재 대외적인 활동을 자제하며 내부 현안을 챙기고 있다"며 "검찰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신규사업 추진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10일 롯데정책본부를 비롯해 호텔롯데·롯데쇼핑·롯데홈쇼핑·롯데정보통신·대홍기획·롯데피에스넷 등 계열사 6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수사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은 나흘 뒤인 지난달 14일 롯데케미칼·롯데건설·롯데상사·롯데닷컴·코리아세븐·롯데알미늄·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 등 계열사 10곳을 추가로 들이닥친데 이어 지난 5일에는 대홍기획 자회사와 거래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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