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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어닝 쇼크'라더니…속으론 웃은 이유

  • 2026.05.06(수) 15:06

매출 12.5조·영업손실 3545억
4년 3개월 만의 최대 적자
1.7조 규모 보상 쿠폰 영향

그래픽=비즈워치

쿠팡이 지난 1분기 3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 4분기 5592억원 적자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적자를 냈다. 매출도 2분기 연속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말 터진 정보유출 사태의 영향이다. 다만 MAU(활성 이용자 수)나 재가입 회원 등의 지표에선 회복세가 뚜렷했다. 업계에선 전국민 쿠폰의 영향이 줄어드는 2분기 이후의 실적이 향후 쿠팡의 미래를 예측할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야, 적자

쿠팡은 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분기 연결실적 보고서를 제출하고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8% 늘어난 85억400만달러(약 12조4597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 4분기보다 2.7% 감소, 2개 분기 연속 매출이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폭은 더 컸다. 1분기에만 2억4200만달러(약 3545억원)의 적자를 냈다. 2024년 2분기 342억원의 적자를 낸 뒤 7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3000억원 넘는 적자는 수천억원대 적자가 이어졌던 2021년 이후 처음이며,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쿠팡 분기 실적/그래픽=비즈워치

원인은 분명했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말 터진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사과 의미로 1인당 5만원 상당의 쿠폰을 뿌렸다. 전체 쿠폰 지급액은 1조6850억원어치에 달했다. 쿠팡에 따르면 해당 이용권을 사용하면 각 거래의 매출액이 차감된다. 전체 쿠폰의 절반만 사용됐다고 계산해도 8000억원의 매출이 빠진다. 매출 감소의 핵심 요인이다. 

1조원 이상의 쿠폰을 뿌렸으니 영업이익 역시 당연히 감소한다. 쿠폰 사용액이 그대로 영업이익에 마이너스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8000억원어치 쿠폰을 사용했다고 치면 1분기 영업이익이 5000억원이었어도 3000억원 적자로 돌아서게 된다. 전국민 쿠폰 영향을 배제한 실제 영업이익은 나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적자지만 행복해

업계에선 쿠팡이 겉으로는 "어닝 쇼크"를 외치면서도 내심 웃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조원대 쿠폰 살포를 통한 적자는 단기적으로 보면 '실적 악화'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될 포석을 많이 깔아 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였다는 분석이다.

우선 쿠팡의 가장 큰 우려였던 '탈팡족' 최소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선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로켓와우' 회원이 대거 이탈한 것으로 봤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의 MAU는 지난해 12월 3485만명에서 올해 1월 3401만명, 2월 3364만명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탈팡'과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국회 불출석 이슈가 떠오르면서 쿠팡을 찾는 소비자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3월엔 3503만명으로 반등했다. 쿠팡 관련 이슈가 수그러들고 이미 지급된 쿠폰 사용 마감 기간이 다가오면서 다시 '로켓와우'로 돌아온 소비자가 늘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김 의장은 "4월 말 기준 탈퇴 회원의 재가입과 신규 회원 가입 증가로 사고 이후 감소한 와우 회원 수의 약 80%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그래픽=비즈워치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운영 효율성과 공급망 최적화, 자동화와 기술 투자 등으로 일시적 비효율 상황을 지나면 다시 마진이 확대될 것"이라며 "2분기엔 고정환율 기준 연결 매출이 약 9~10% 성장하고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팡의 실적 부진에는 또 한 가지 '장점'이 있다. 정치권에서 쿠팡을 압박할 때 사용하는 카드인 '쇼핑 생태계 파괴'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이 대형마트와 토종 이커머스, 지역 상권을 잠식한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 독과점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매출이 비슷한 네이버쇼핑 등을 언급하며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아님을 강조해 왔다. 배달 시장에서도 배달의민족에 이은 2위 사업자라는 점을 부각했다. 쿠팡이 시장을 좌지우지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가장 우려하는 건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일"이라며 "최근 김 의장의 국회 출석, 동일인 지정 이슈에서 '미국 기업'임을 강조해 온 만큼 이같은 독과점 이슈는 쿠팡에 매우 예민한 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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