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케어 브랜드 '아누아'를 운영하는 더파운더즈가 지난해 매출 70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해외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K뷰티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이 같은 사업 전략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해외서 날았다
더파운더즈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71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의 4277억원(별도 기준) 대비 67.8%나 증가한 수치다. 감사보고서를 최초로 공시한 2022년 매출액(576억원)과 비교하면 3년 만에 12배 이상 커졌다.
이 같은 실적을 이끈 것은 해외 시장이었다. 더파운더즈는 현재 미국·일본·유럽 등 전 세계 50개국 이상에 '아누아' 등 주력 브랜드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더파운더즈의 해외 매출은 본사가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과 현지 유통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경로에서 주로 발생한다. 현지 법인을 통한 직접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더파운더즈는 수출액을 별도로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감사보고서상의 관련 비용을 통해 해외 사업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다. 더파운더즈의 지난해 수출 제비용은 850억원으로 전년 대비 76.2% 늘었다. 수출 제비용은 해외 배송과 통관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뜻한다. 판매수수료는 411억원으로 전년 대비 52.8% 증가했다. 아마존 같은 글로벌 플랫폼 입점 시 발생하는 수수료가 급증했다는 의미다.
해외 현지법인 판매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에 처음 편입된 미국 법인(Anua, Inc.)은 한 해 동안 42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더파운더즈 본사가 미국 법인에 공급한 제품 규모 역시 393억원으로 전년 대비 9.4배 늘었다. 미국 법인은 본사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아 현지에서 마케팅과 재고 관리를 담당하는 운영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법인의 성장세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더파운더즈는 일본 법인(The Founders JAPAN)의 매출을 별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이곳과 관련한 기타비용이 29억원으로 전년 대비 5.6배 증가했다. 일본 시장 내 브랜드 운영과 마케팅 활동을 위한 비용 투입이 늘었다는 뜻이다.
광고비 급증
하지만 폭발적인 매출 성장과 달리 더파운더즈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했다. 더파운더즈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294억원에 그쳤다. 전년 별도 기준 영업이익 1456억원 대비 11.1%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866억원으로 전년(별도 기준)보다 25.7%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34.0%에서 18.0%로 떨어졌다.
수익성 악화의 직접적 원인은 판매비와 관리비 급증이었다. 더파운더즈의 별도 기준 판관비는 2024년 1620억원에서 지난해 3799억원으로 2.3배 늘었다. 이 중 광고선전비는 전년 대비 2.6배 증가한 1166억원을 기록했다. 광고비가 매출의 16.3%를 차지할 정도로 마케팅 투자에 공격적이었다는 의미다.
관련업계에서는 더파운더즈의 마케팅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NS 등 온라인 마케팅으로 제품을 히트시키는 방식은 단기간 폭발적 성장을 가능하게 하지만 인기가 식으면 매출이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급성장한 일부 K뷰티 브랜드는 후속 인기 제품을 내지 못하면서 실적 부진을 겪기도 했다.
지난해 무차입 경영이 끝났다는 점도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더파운더즈는 2022년 빌린 차입금 48억원을 2023년 모두 상환한 후 무차입 경영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800억원을 차입하며 단기 차입금이 발생했다.
이런 비용 증가와 차입금 발생에 대해 회사 측은 '선제적 투자'라고 설명한다. 더파운더즈 관계자는 "지난해는 북미,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의 마케팅 투자와 200명 이상의 공격적인 인재 채용을 병행하며 외형 성장과 조직 인프라 구축을 동시에 추진한 시기이기 때문에 판관비가 증가했다"며 "차입금의 경우 글로벌 사업 확장을 앞두고 마케팅 및 운영 자금을 사전에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더파운더즈는 지난해 20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하며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급여는 865억원으로 전년보다 5.8배 증가했다. 올해도 해외 법인을 포함해 160여 개 직무에서 추가 채용을 진행하는 등 인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럽·중화권까지
더파운더즈는 올해도 해외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더파운더즈는 지난해 러시아(ANUA RUS LLC)와 홍콩(ANUA HK Limited)에 법인을 신설했다. 러시아 법인에는 3억원을 출자했고 홍콩 법인에도 약 900만원을 투입하며 초기 운영 체계를 갖췄다.
러시아 법인은 유럽 및 독립국가연합(CIS) 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를 통해 동유럽 시장으로 유통망을 확장하면 특정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홍콩 법인은 중화권과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홍콩 법인과는 설립 직후부터 자금 거래를 시작했다. 더파운더즈는 지난해 말 기준 홍콩 법인에 대해 약 1억원의 기타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현지 법인 운영과 마케팅 활동을 위한 초기 비용이 투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더파운더즈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더파운더즈는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자금 조달 수요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더파운더즈의 최근 움직임도 IPO 준비 과정으로 해석된다. 더파운더즈는 2024년부터 외부감사인을 대형 회계법인인 삼정회계법인으로 교체했다.
또 지난해부터는 연결 재무제표 작성도 시작했다. 미국 법인이 외부감사 대상 규모로 성장하면서 법적으로 연결 결산이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대형 회계법인을 선임하고 연결 재무제표 체계를 갖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와 함께 더파운더즈는 배당도 중단했다. 2024년 100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으나 지난해에는 배당을 하지 않았다. 더파운더즈의 지분은 이선형·이창주 각자 대표이사 2인이 100% 보유하고 있다. 주주인 대표이사들이 단기 수익보다 상장을 대비한 자기자본 확충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더파운더즈 관계자는 "특정 단일 시장에 집중하기보다 북미를 비롯해 일본·유럽 등 복수 거점을 강화함으로써 외부 환경 변화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를 구축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우수 인재 확보를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을 공고히 다져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