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아이슬란드 인근 해역. 동원산업의 참치잡이 어선 '동원216호'가 바다에 풀어놓은 주낙(낚시)을 끌어올리자 무게 200㎏짜리 대형 참다랑어가 올라왔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한국 수산업의 새 역사를 쓴 것"이라고 말했다.
참다랑어는 참치 횟감 중 최고로 치는 품종이다. 일반 횟감으로 많이 쓰이는 눈다랑어와 황다랑어에 비해 가격이 2~3배 비싸다. 횟집 식탁에 올라오는 참다랑어는 주로 남태평양과 인도양에서 잡은 것들이다.
하지만 동원216호는 남쪽이 아닌 북쪽을, 그것도 수온이 매우 차갑고 풍랑이 거세 참치잡이 어선들이 꺼리는 북위 60도 부근 북대서양을 조업장소로 택했다.
이 해역에서 잡은 참다랑어는 지방층이 두껍고 육질이 단단해 참다랑어 중에서도 최고의 횟감으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험한 자연환경 탓에 원양어업에서 오랜 노하우를 축적한 일본 어선 외엔 참지잡이에 나선 곳이 거의 없었다. 국내 수산업계도 마찬가지였다.
동원216호는 일본 어선들이 주름잡던 이 해역을 공략하려고 1년 반을 준비했다. 선체에 파도를 막는 시설을 설치하고 물이 잘 빠지도록 배수시설을 개선하는 등 선박개조를 진행했고, 조업경험이 풍부한 일본인 어로장도 영입했다. 그사이 선원들은 수십차례의 안전교육을 받았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물적, 인적 투자를 아끼지 않은 끝에 아이슬란드 인근 해역에서 참다랑어 어획에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잡은 참다랑어가 오는 7일 오전 11시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무역센터점, 판교점에 동시 등장한다. 특히 압구정 본점에선 무게 300㎏, 길이 2m가 넘는 초대형 참다랑어의 해체작업이 이뤄진다. 시가 1600만원짜리다. 동원산업은 해체한 참치를 시식용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앞으로도 수산업을 선도하며 새로운 기술과 시장개척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 북위 60도 부근 북대서양에서 잡은 참다랑어를 하역하는 장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