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24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결과 신격호 총괄회장이 이사 임기 만료에 따라 이사직에서 물러나고 명예회장에 취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사에 재선임됐다. 이번 주총을 통해 경영복귀를 노럈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이사 선임안은 부결됐다. 이로써 신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 시도는 세 번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오전 9시부터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일본 롯데 본사 빌딩에서 '2017년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회사측이 제안한 '잉여금 배당건', '이사 8명 선임건', '퇴임 이사에 대한 퇴직금 지급건'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주총 결과 이 안건들은 의결권의 과반수 이상 찬성으로 모두 통과됐다.
이 중 '이사 8명 선임건'에서는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사외이사 2명이 재선임됐다. 신격호 회장은 이사 임기 만료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정리됐다. 관심을 모았던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복귀도 무산됐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 본인 등 4명의 이사 선임안과 신동빈 회장 등 현 경영진 이사직 해임안을 제출했지만 부결됐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롯데 일본 계열사의 지주회사임과 동시에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9%를 보유한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따라서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영권을 누가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 신 전 부회장이 이번 주총에서 경영 복귀를 시도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주총 결과는 한국과 일본 롯데를 신동빈 회장이 본격적으로 지배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주총은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한국과 일본 롯데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들이 신동빈 회장을 신임하고 있음을 재확인한 자리여서다. 주주들의 신임이 확고할 수록 신동빈 회장 체제는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신동빈 회장 흔들기에 주력하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게 됐다. 신 전 부회장으로서는 주주들의 지지라는 가장 큰 명분을 얻지 못했다. 실리도, 명분도 모두 놓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 업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의 공격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예전에 비해 강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으로 신동빈 회장은 확실하게 롯데를 장악할 수 있게 됐다"며 "그동안 상징적이지만 등기이사로 있었던 신격호 총괄회장이 확실하게 물러난 데다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의 공격까지 막아냈다. 더욱 큰 것은 주주들로부터 재신임을 받았다는 점이다. 신동빈 체제가 더욱 공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