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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 동아제약, 3년째 검찰수사 기진맥진

  • 2017.06.30(금) 18:09

리베이트로 시작해 비자금까지 3년째
'2주 출퇴근 압수수색', '12명에 1명꼴 조사' 등 진기록도
사기저하·영업차질 곤혹..사기진작 위해 노심초사

동아에스티(옛 동아제약서 분리)가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 수사를 받기 시작한건 2015년, 올해로 3년째다. 칼날은 정점을 향하고 있다. 주사제 불법유통 혐의로 시작해 전·현직 임직원 9명이 구속 기소된데 이어 오너일가의 리베이트와 비자금 조성 수사가 진행중이다.

이 과정에서 진기록도 많다. 동아쏘시오홀딩스그룹 계열사에 대한 3차례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타깃은 전문의약품을 취급하는 동아에스티지만 검찰이 2013년 3월 동아에스티의 인적분할 전 거래까지 들여다보고 있어 과거 동아에스티와 한몸이었던 동아제약과 동아쏘시오홀딩스 등 주요 계열사로 확대됐다. 3차례 압수수색
중 동아에스티에는 수사관 40여명이 투입돼 2주가량 진행됐다. 장기간 수사 과정에서 임직원 120여명이 조사받았다. 동아에스티와 거래해온 의약품 도매상 대부분도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강정석 그룹 회장이 병원이나 약국에 50억원 가량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는지, 이 과정에서 7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했는지 등을 소환조사받았다.


검찰이 검찰을 압수수색하는 기록도 남겼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2012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동아에스티(당시 동아제약)을 48억원 규모 리베이트 제공혐의로 임직원과 의사 등을 기소한 수사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압수수색 방식으로 수사자료와 회계자료 등을 넘겨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과잉 수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통상 검찰의 기업 압수수색은 하루, 길어야 이틀이면 끝나는데 반해 3월14일부터 2주 가량 이어진 '출퇴근 압수수색'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의 서울중앙지검 압수수색 또한 증거능력 확보를 위한 조치라는 설명에도 법조계에선 논란이 있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형사사건을 심리하는 한 판사는 "증거능력을 법원 측에서 먼저 문제 삼는 경우는 없다. 검찰과 피고인측이 어떤 경위를 거쳐 증거를 입수했는지 원칙적으로 법원은 알 수 없다"며 "법정에서 검찰 또는 피고인간 문제제기가 있어 위법성 등이 다툼의 대상이 될 경우에만 별도 판단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그룹은 장기간의 검찰수사 여파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1500명 가량인 동아에스티 임직원은 12명중 1명꼴로 조사를 받았다. 이로인해 회사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더 큰 문제는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직원뿐 아니라 거래 도매상 등도 대거 조사를 받았다. 특히 리베이트 수사가 이뤄지면서 거래처 영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거래처에서 언론 등을 통해 접한 소식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영업사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여파는 실적에서 나타나고 있다. 동아에스티 제약부문 매출은 지난 1분기 1330억5400만원으로 전년동기 1468억7300만원대비 9.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17억3300만원에서 49억3700만원으로 57.9%나 감소했다. 제품별로는 스티렌과 리피논, 오로디핀 등 핵심 품목에서 매출이 두자릿수 이상 감소했다. 2주 압수수색 등 검찰수사가 본격화한 2분기 이후에는 실적이 더 안좋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동아쏘시오홀딩스그룹은 장기 수사로 위축되고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되돌리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동아에스티는 
영업 부문 체질 개선을 위해 최근 조직을 변경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내부를 정비했다. 그룹 차원에서는 지난달 본사 1층 휴게공간에 임직원들을 위한 브런치 카페를 오픈하고, 지난 28일부터는 동료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D-style Hero를 찾아라'라는 캠페인에 돌입했다. 계열사별로 '동요하지 말고 제자리를 지키자'는 격려활동을 벌이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어려운 여건에도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수많은 임직원들이 있다"며 "캠페인을 통해 주변 동료를 다시 돌아보고 서로를 다독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그룹 상황을 지켜보는 경쟁사들도 마음이 편치 않다. 검찰수사가 '문제가 있는 부분을 도려내는 외과수술식'이 아니라 10년전까지 거슬러 올라가 과거의 모든 문제를 털어내는 수사가 이뤄지는게 아니냐는 걱정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업계 사람들이 만나면 탈탈 털어내는 수사가 이뤄지면 안엮일 제약사가 있을까 하는 얘기도 오고간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동아제약에 대한 수사가 이렇게까지 확대될 줄 예상치 못했다"며 "제약업계가 일자리 창출 등에 선도적으로 나서며 재도약하려는 시기에 검찰 수사와 공정위 조사 등이 계속돼 피로감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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