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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한물 갔다 했나…홈쇼핑 화려한 부활

  • 2017.11.09(목) 16:21

현대·CJ·GS 등 두자릿대 영업익 성장률
자체브랜드·모바일·비용절감·T커머스 부활 키워드

 

'성장엔진이 꺼졌다'던 TV홈쇼핑이 되살아나고 있다. 정체된 TV에서 벗어나 모바일로 사업을 확장하는데 성공했고, TV홈쇼핑에서 자체브랜드 등 고수익 상품을 강화하면서 내실도 좋아졌다. 무리하게 추진됐던 해외시장 공략도 수익성 중심으로 솎아내고 있다.

현대·CJ·GS 등 빅3 홈쇼핑의 올해 3분기 실적은 '2500억원대 매출과 두자릿대 이익 성장률'로 요약된다.

 

매출은 CJ오쇼핑 2590억원, 현대홈쇼핑 2529억원, GS홈쇼핑 2502억원 순으로 격차가 거의 나지 않았다. 매출 성장률(전년동기대비 기준)은 현대홈쇼핑이 10.5%으로 높았고 CJ오쇼핑과 GS홈쇼핑은 각각 0.4%, 0.2%에 머물렀다. 영업이익은 CJ오쇼핑 304억원, GS홈쇼핑 303억원, 현대홈쇼핑 248억원 순이었다. 반면 영업이익 성장률은 현대홈쇼핑 35.7%, GS홈쇼핑 25.6%, CJ오쇼핑 12.4% 등으로 정반대였다.

TV홈쇼핑 회사들이 정체된 시장에서 내실을 다질 수 있는 비결은 수익성 위주의 체질개선에 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모두가 파는 상품을 가져와 '100원 경쟁'을 벌이지 않고 우리만 팔 수 있는 상품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션 브랜드 베라왕과 엣지(A+G), 여행가방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이 CJ오쇼핑에서만 파는 단독상품이다. 이 상품들은 직매입해 재고부담은 높지만 많이 팔리면 수익률은 높아진다. 현대홈쇼핑도 독점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독점브랜드 매출 비중은 2015년 33.5%에서 올 상반기 36%로 늘었다. 2020년 목표는 50%에 이른다.

여기에 비용절감 효과가 더해졌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캐시카우였던 TV홈쇼핑 시장이 줄면서 마른수건 짜듯 비용을 아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은 최근 종합유선방송사(SO)와 송출료 인하 계약을 맺으며 비용을 아꼈다. CJ오쇼핑은 중국 등 해외계열사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손실을 줄였다. CJ오쇼핑 관계자는 "해외진출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다각화에도 성공했다. TV를 떠나 모바일로 이동한 고객을 잡는데 성공했고 TV 쇼핑 채널로 추가된 T커머스도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전체 거래규모를 볼 수 있는 취급고 기준으로 보면, 모바일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GS홈쇼핑은 올 3분기 TV홈쇼핑 취급고 4328억원(매출 기준 141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 줄었지만, 모바일 취급고는 3895억원(매출 기준 748억원)으로 22.6% 증가했다. 올 3분기 처음으로 PC기반 인터넷과 모바일 매출 합이 TV홈쇼핑을 뛰어넘었다.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다. 모바일 취급고는 현대홈쇼핑이 217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7% 늘었고 CJ오쇼핑이 2157억원으로 6% 증가했다. T커머스 취급고도 현대홈쇼핑 440억원, GS홈쇼핑 323억원 등으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홈쇼핑 모바일 고객은 여성비중과 연령대,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며 "체리피커(실속만 챙기는 소비자)가 많은 쇼셜커머스와 달리 홈쇼핑 모바일 이용 고객은 100원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TV홈쇼핑 상품에 대한 신뢰와 함께 무료배송, 풍부한 적립금 등으로 계속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TV홈쇼핑을 운영하는 그룹이 TV홈쇼핑 계열사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CJ오쇼핑은 지난해 매각설이 돌 정도로 CJ그룹이 TV홈쇼핑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실적이 반등하자 CJ그룹 내부에선 CJ오쇼핑뿐만 아니라 작년 5월 취임한 허민회 CJ오쇼핑 대표의 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7800억원대의 보유현금을 활용해 M&A에 적극 나설 정도로 현대백화점그룹이 밀어주고 있고, GS홈쇼핑도 그룹의 지원아래 해외 벤처 M&A 등에 투자하고 있다.

김광재 한양사이버대 광고미디어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의 쇼핑패턴이 TV홈쇼핑에서 모바일로 바뀌고 있는 가운데 업체들이 비즈니스모델을 정교하게 만들고 있다"며 "여기에 20년 가까이 TV홈쇼핑을 운영하면서 누수되는 비용을 아끼는 노하우가 쌓여 취급고와 매출이 크게 오르지 않더라도 영업이익률은 오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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