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마트는 앞서 PK마켓 미국 1호점 개점을 위해 빌딩을 사들인 데 이어 최근 미국 현지 유통업체인 '굿푸드 홀딩스'를 인수하며 점차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마트는 미국 서부지역을 거점으로 그로서리 스토어(식료품·잡화·일용품 등을 파는 상점)를 운영하는 '굿푸드 홀딩스(Good Food Holdings)'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인수금액은 2억 7500만 달러, 약 3000억원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굿푸드 홀딩스는 '브리스톨 팜스(Bristol Farms)', '레이지 에이커스(Lazy Acres)', '메트로폴리탄 마켓(Metropolitan Market)' 등 3개 유통 브랜드를 보유한 지주사다. LA와 시애틀 등 미국 서부지역에 총 2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신선·헬스·식음서비스 등에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굿푸드 홀딩스의 연 매출은 6700억원, 임직원 수는 3100명 정도다.
'브리스톨 팜스'는 프리미엄 그로서리 스토어로 LA와 샌디에이고에 1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메트로폴리탄 마켓' 역시 프리미엄 그로서리 스토어로 씨애틀에 7개 매장을 갖고 있고, '레이지 에이커스'는 건강식품과 뷰티 상품군에 강점을 둔 그로서리 스토어로 LA와 샌디에고에 5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마트는 굿푸드 홀딩스를 인수한 뒤에도 현지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미국 사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안정적으로 지속하기 위한 일환이라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전 세계 유통의 메이저리그 격인 미국 대도시 상권에서 20~40년 이상 실제로 매장을 운영해 온 실력 있는 유통기업 인수를 통해 미국 사업 연착륙을 이루겠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마트가 해외 현지기업을 인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정 부회장의 미국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마트는 지난 8월 LA 다운타운 지역에 프리미엄 그로서란트 매장인 'PK마켓'을 열기 위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내년 하반기 개점을 목표로 오픈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미국 시장에 새롭게 도전하는 만큼 차근차근 준비해 장기적 관점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