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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심리 위축? 바이오기업 IPO 줄 잇는다

  • 2019.11.07(목) 09:25

브릿지바이오‧메드팩토‧신테카 등 상장예심 통과
신약 연구개발 투자자금 마련하려면 상장 불가피

최근 몇 달 사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대형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크게 움츠려들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바이오기업들이 주식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실제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와 메드팩토, 신테카바이오 등이 최근 코스닥 상장 첫 관문인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기업가치가 5조원에 이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SK바이오팜도 코스피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바이오기업들은 신약 연구개발 단계에 있다 보니 뚜렷한 수익원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단기간에 대규모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업공개(IPO)는 필수 과정으로 꼽힌다.

◇ 브릿지바이오, 두 번 고배 끝에 통과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두 번의 고배를 마시고, 세 번째 시도 끝에 지난달 24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는데 성공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비즈니스 모델을 내세운 신약 개발 전문 바이오텍이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7월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인 'BBT-877'을 글로벌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 5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하면서 상장예심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2017년 국내 바이오업체인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BBT-877'을 도입했고 2년 만에 이 같은 성과를 이끌어냈다.

브릿지바이오는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BBT-401'과 표적항암제 'BBT-176' 등 다수 신약 후보물질도 개발 중이다.

◇ 테라젠이텍스 관계회사 '메드팩토'

항암신약 개발 기업 메드팩토도 지난달 18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획득했다. 메드팩토는 유전자 예측 및 진단 전문 기업 테라젠이텍스의 관계회사다.

메드팩토의 주력 파이프라인은 항암 신약 후보물질인 '백토서팁(TEW-7197)'이다. 벡토서팁은 암세포의 성장과 암 줄기세포 발생이나 전이를 막을 수 있다. 현재 국내외에서 MSD의 '키트루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 등 기존 항암제들과 단독 및 병용 임상을 진행 중이다.

◇ 유전체 플랫폼 활용 AI 신약개발 '신테카바이오'

유전체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인 신테카바이오도 지난달 31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신테카바이오는 유전체 플랫폼 기술을 이용해 국내 병원과 함께 암과 희귀질환 환자들의 유전체 분석을 통한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다. 또 CJ헬스케어, JW중외제약 등 다수 제약기업들과도 공동 신약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기업가치 5조원 평가 'SK바이오팜'

SK그룹 자회사 SK바이오팜은 지난달 25일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 및 항암 분야를 중심으로 혁신 신약을 개발 중이며 총 8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의 상장 심사 전망은 밝은 편이다. 재즈 파마슈티컬스에 기술수출한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미국 판매명 수노시)이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았고 유럽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어서다. 또 독자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Cenobamate)' 등 유력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있어 기업가치는 약 5조원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 엄격해진 상장심사…"옥석은 가려질 것"

문제는 최근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대표 기업으로 꼽히던 신라젠과 코오롱생명과학, 헬릭스미스, 강스템바이오텍 등의 바이오 쇼크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그러면서 바이오기업에 대한 상장심사도 더 엄격해지는 분위기다.

바이오기업들은 대부분 뚜렷한 수익원이 없다 보니 기술성 특례상장이나 지난해 새롭게 도입한 성장성 특례상장을 추진하는데 평가기준이 높아지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사례만 봐도 두 번의 실패 끝에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 성과를 내면서 상장예심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바이오기업들은 계속 주식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수익이 없는 바이오기업들이 신약 연구개발을 이어가려면 단기간에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IPO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지금은 투자심리가 위축돼있지만 바이오산업에서 일정정도 성과가 나타나면 금세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아직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불안하긴 하지만 거품이 걷어지고 나면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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