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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쇼크]③배송전쟁 판이 바뀐다

  • 2020.03.04(수) 08:52

쿠팡플렉스 배송단가 최대 4000원
택배업계, 배송기사 확보에 사활
선제 투자 여부가 경쟁력 가를 듯

코로나19 확산으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마음 놓고 밖에 나가지도 못한다. 모여서 식사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마치 중세 유럽 흑사병을 연상케한다. 그 탓에 그나마 회복 조짐을 보이던 경제가 다시 움츠러들고 있다. 특히 국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유통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은 유통산업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비즈니스워치는 코로나19 확산이 불러온 국내 유통산업의 변화를 각 부문별로 짚어보고 향후 산업 전체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편집자] 

코로나19 사태로 배송전쟁이 더 가속화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배송 마진을 최소화하면서 물량 확보 자체에 집중하는 추세다.

온라인 쇼핑 소비가 크게 늘면서 배송 인프라 확보와 배송단가 인상 등 출혈성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단기적으론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폭발적을 증가하는 물량을 제대로 소화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배송 전쟁의 구도가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쿠팡은 직배송전담 프리랜서 시스템인 쿠팡플렉스의 배송단가를 인상했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기존에는 1건당 700원이 일반적이었는데 최근에는 1000원이 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새벽배송 1건당 4000원을 넘기도 했다 .업체 입장에선 사실상 마진 확보가 힘든 수준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20일부터 도입한 비상체제에 따른 것이다. 쿠팡은 비상체제로 전환하면서 주문량이 급증한 물건의 재고 확보와 함께 배송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 등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지역의 경우 주문량이 평소의 4배 이상 급증했다. 기존 배송시스템으로는 정상적인 배송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배송인력 이탈을 막고,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려면 배송단가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SSG닷컴도 최근 전국 P.P(Picking & Packing) 센터의 '쓱배송' 처리물량을 기존 대비 지역별로 최대 20%까지 늘렸다. 코로나19 사태가 국내에서 시작된 지난 1월 28일 이후 배송 주문량이 평균 93%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확진자가 많은 지역의 경우 수 일치 배송예약이 마감된 경우도 있다.

다른 배송업체 모두 비슷한 상황이다. 온라인배송 노조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대형마트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줄고 온라인몰을 통해 배송을 주문하는 고객이 급증하는 추세다. 

업무량이 폭주하는 가운데 전염병 감염 우려까지 퍼지면서 배송기사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다. 쿠팡플렉스와 같이 비정규직 프리랜서 배송기사의 경우 단가 인상으로 불만을 잠재우고 있지만 정규직 배송기사들은 이런 혜택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홈플러스의 경우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온라인몰 매출이 전년 대비 162% 늘고, 평균 객단가가 20% 올랐다고 밝혔다. 배송기사 입장에서는 평소보다 무거운 물량을 평소보다 더 많이 배송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감염이다. 종일 여러 곳을 다니면서 불특정 다수를 만날 수밖에 없는 업종이다 보니 더욱 그렇다. 정부와 지자체가 확진자의 방문 동선과 신천지 등 폐쇄시설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있지만 바쁜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위치를 매번 확인하기도 어렵고 배송주문이 들어오면 안 가기도 어렵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와 라이더유니온은 27일 유튜브 생중계 기자회견을 열고 "감염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는데도 특수고용직이라는 이유로 별다른 예방책이 없다"면서 "방역을 위한 마스크도 지급하지 않고 사비로 사려고 해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자가격리 중인 배송기사에 대한 생계비 지원도 필요하다는 게 배송기사들의 요구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으려면 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배송기사에 안전망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일부 배송업체들은 대면 배송원칙을 비대면으로 바꾸는 등 불안 해소에 나서고 있다. 

한 택배사 관계자는 "일부 택배기사들은 확진자 발생 지역 배송을 거부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물량 급증과 감염에 대한 두려움 등 배송기사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고 관련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선 그동안 꾸준한 물류 인프라 투자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본격적으로 결실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사태를 계기로 택배업계 경쟁 구도가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쿠팡을 주목하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쿠팡은 물류전문회사가 아닌 온라인 쇼핑몰이지만 적지 않은 돈을 전국 단위 당일배송과 새벽배송을 위해 꾸준히 투자했다. 그 결과 전국 단위의 당일배송과 새벽배송이 가능해졌다.

쿠팡과 마찬가지로 SSG닷컴과 마켓컬리 등도 당일배송과 새벽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물류 인프라가 부족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서비스가 집중됐다.

쿠팡은 지난 2014년 직매입을 통한 직배송을 도입하면서 물류 인프라 투자를 꾸준히 늘렸다. 현재 쿠팡은 전국에 18개의 허브터미널과 쿠팡맨과 쿠팡플렉스 인력이 물건을 받아가는 '캠프'가 전국에 58곳이나 된다. 최근에는 오는 2021년 완공을 목표로 대구지역에 축구장 46개 넓이의 초대형 물류센터를 건설 중이다.

하지만 이런 대규모 투자에도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급증한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 힘든 상황이다. 배송예약이 누적 마감되면서 당일배송과 새벽배송은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물류센터와 배송인력 등 인프라에 투자를 소홀했던 업체는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고객을 잃을 것"이라며 "과거 메르스 사태 때 준비된 업체는 극적인 매출증가를 이뤘지만 준비가 없던 업체는 도태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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