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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와 티몬의 '엇갈린 길'

  • 2022.04.22(금) 07:20

위메프는 개방, 티몬은 록인 집중
'당면 과제'가 가른 전략적 선택의 차이
변화 필요하지만 효과는 ‘글쎄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소셜커머스 1세대 위메프와 티몬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생존'에 도전한다. 위메프는 개방을 통한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반면 티몬은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커머스 시장의 큰 틀이 정해진 가운데 나름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다.

이는 양사의 '환경'에 따른 선택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대주주가 엑시트를 노리고 있는 티몬은 하루빨리 경쟁력·수익성을 증명해야 한다. 기존 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이유다. 반면 위메프는 안정적 수익 구조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체질개선' 성과 낸 위메프·티몬

지난해는 이커머스의 전성기였다. 코로나19 특수가 2년간 이어지며 주요 플랫폼이 일제히 매출 규모를 끌어올렸다. 네이버·쿠팡은 전년 대비 3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위메프와 티몬은 예외였다. 위메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4% 줄어든 2448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티몬의 매출은 1512억원에서 1290억원으로 줄었다. 이커머스 시장의 대형 플랫폼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위메프는 매출 규모가 줄어들었음에도 '실속'을 챙겼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희망'도 보였다. 위메프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338억원이었다. 2019년 757억원, 2020년 542억원에 이어 3년 연속 적자를 줄였다. 직매입 등 높은 비용이 수반되는 상품 비중을 줄인 결과라는 설명이다. 티몬은 적자 폭을 줄이지 못했지만, 콘텐츠 커머스 전환을 선언한 하반기 이후 매출이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산지직송 상품을 판매하는 '티프레쉬' 등을 론칭한 후 신선식품 매출이 이전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이들의 체질개선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위메프는 ‘메타쇼핑’을 새 비전으로 내세웠다. 다나와 등 기존 가격비교 사이트의 기능에 상품의 특징·스타일을 추가해 범위를 확장했다. 아울러 패션·가전 등이었던 가격비교 상품 카테고리를 전 부문으로 확대했다. 이어 소비자직접거래(D2C) 서비스를 도입해 소비자·자사몰을 직접 연결시킬 계획이다. 티몬도 인플루언서 공통 기획상품 ‘위드티몬’, 웹예능 ‘게임부록’ 등 커머스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다른 변신'에 나선 이유는

위메프와 티몬의 전략은 사뭇 다르다. 위메프는 이커머스의 정체성을 버리지 않았다. 배달앱 위메프오 등의 신사업도 이커머스 플랫폼에 뿌리를 두고 있다. 셀러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플랫폼 규모 확장을 위한 시도도 이어가고 있다. 메타쇼핑 전환도 같은 맥락이다. 위메프가 구상하는 메타쇼핑 플랫폼은 여러 쇼핑몰의 가격·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구조다. '플랫폼의 플랫폼'으로 전환해 더 많은 고객을 유입시키려는 시도다.

티몬 장윤석 대표.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티몬은 일종의 '탈(脫) 이커머스'를 추진하고 있다. 콘텐츠 커머스는 다양한 콘텐츠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이 골자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렇게 유입된 고객들을 멤버십 서비스 등으로 '록인(Lock-in)' 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는 경쟁을 우회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최저가 상품만 구매하는 고객 대신 꾸준히 활동하는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이어서다. 티몬은 이를 통해 거래액 규모가 작더라도 꾸준한 수익을 내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이는 지배구조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전략적 차이로 풀이된다. 위메프의 최대주주는 창업주 허민 의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원더홀딩스다. 반면 티몬은 사모펀드의 지배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수년 전부터 매각·상장 등으로 엑시트를 시도한 바 있다. 이커머스 경쟁 격화와 함께 티몬의 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티몬의 콘텐츠 전환에 티몬의 '상품성' 개선을 위한 최대주주의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의미'는 있지만…통할까?

업계에서는 이들의 시도가 '유의미'하다는 반응이 많다. 위메프와 티몬은 현재 이커머스 시장의 규모 경쟁에 직접 뛰어들기 어렵다. 보유 중인 플랫폼의 규모가 다소 작음은 물론, 자본력도 뒤처지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은 낮아지고 있다. 강자들의 시선도 고객 풀을 활용한 새로운 수익원 창출로 향하고 있다. 신세계의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 론칭, 쿠팡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등이 대표적 사례다.

패션·리빙 등 카테고리에서는 전문몰(버티컬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무신사는 패션플랫폼 최초로 거래액 2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위메프와 티몬이 기존 사업 모델에 안주한다면 모든 분야의 경쟁력을 잃게 될 수 있다. 생존을 위해서라도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 위메프와 티몬이 쿠팡과 같은 지배적 플랫폼이 아직 없는 메타쇼핑과 콘텐츠 커머스를 선택한 이유다.

위메프 메타쇼핑 서비스 화면. /사진=위메프

이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메타쇼핑·콘텐츠 커머스는 다수 고객이 필요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대형 플랫폼일수록 유리한 구조다. 아울러 기존 업체들도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시장 진출을 가늠하고 있다. 다나와·에누리 등 가격비교 사이트들은 취급 상품을 늘렸다. 대형 유통업체와 이커머스 플랫폼의 라이브 커머스가 콘텐츠 커머스로 영역을 넓힐 여지도 남아 있다. 결국 '확실한' 차별화가 없다면 경쟁력을 얻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메프와 티몬의 시도는 규모 경쟁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양사의 사업 모두 어느 정도의 규모가 뒷받침돼야 효과를 낼 수 있는 만큼, 시스템 안정 후 이용자 확보를 위한 차별화 전략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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