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가 해외 직구 플랫폼 업체 큐텐(Qoo10)에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다. 이커머스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위메프도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딜'이 성사된다면 큐텐은 쿠팡을 제외한 국내 1세대 소셜커머스를 모두 손에 쥐게 된다. 티몬과 위메프의 '한솥밥'이 완성되면 이커머스 업계의 지각변동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IB 투자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큐텐과 경영권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매각 방식 등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르면 이달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위메프의 최대주주는 지분 86.2%를 보유한 유한회사 원더홀딩스다. 원더홀딩스는 허민 대표가 지난 2009년 설립한 회사다. 게임 개발사인 '원더피플'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갑작스런 매각 추진 배경에 여러 이유가 꼽힌다. 사실 그동안 위메프는 과거 매각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고수해왔다. 허민 대표의 의지가 컸다. 그가 별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데다 위메프 지분 보유도 안정적이었던 덕이다. 그는 지난 2021년 2월에는 자신의 '오른팔'로 불리는 하송 대표를 위메프 새 수장으로 보내며 반전을 꾀했다. 다만 최근 심경의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줄어들고 있는 위메프의 입지가 주원인으로 보인다.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19년 465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위메프는 이듬해인 2020년 3853억원으로 800억원이 감소했다. 지난 2021년 매출은 2448억원으로 2년 전 대비 반토막 났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758억원, 542억원, 339억원으로 매년 200억원가량 손실폭을 줄인 게 그나마 위안이었다.
핵심 자회사인 원더피플도 휘청이고 있다. 최근 야심차게 선보인 '슈퍼피플2'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구조조정 위기까지 몰렸다. 차기작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증시 한파로 투자 유치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독자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긴 힘들다는 얘기다.
반면 큐텐은 국내에서 연일 몸집을 키우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큐텐은 위메프와 티몬을 통해 국내에서 더 많은 해외 직구 플랫폼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큐텐은 이들 플랫폼을 통해 가입자 확보는 물론 셀러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큐텐은 최근 티몬을 국내에서 직구 역직구가 모두 가능한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딜이 성사된다면 티몬 사례와 유사한 지분 스왑 방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큐텐은 지난해 9월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PSA컨소시엄이 보유하고 있던 티몬 지분 100%를 큐텐의 지분과 교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큐텐은 현재 야놀자로부터 '인터파크 커머스' 인수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잇따른 M&A로 자금 출혈에 대한 부담이 클 수 있다. 위메프와의 지분 스왑이 예상되는 이유다. 시장에서도 큐텐에 자금력에 의문을 품는 시각이 많다. 현재 큐텐의 정확한 재무구조는 안갯속에 가려져 있다. 매출의 경우 2016년 1조원 안팎을 기록했고 매년 30∼40%씩 성장하고 있다는 정도로만 추정된다.
큐텐이 위메프를 품게 되면 업계의 지각변동도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큐텐은 직구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소셜커머스 1세대인 티몬과 위메프를 통해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다. 티몬과 위메프를 더한 일명 티메프 '연합군'으로 경쟁 이커머스와 맞대결에 돌입할 수 있다.
현재 위메프와 티몬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각각 4%, 3%대로 추정된다. 여기에 인터파크 커머스까지 연합한다면 마의 '10%의 벽'을 넘길 수 있다. 현재 이커머스 업계는 춘추전국 시대다. 패자가 없다. 1위 2위 사업자인 네이버와 쿠팡도 아직 10%대에 머물고 있다. 큐텐을 주축으로 '티메프' 연합군이 앞으로 해외 직구 등을 통해 반전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현재 큐텐과 위메프 양측은 관련 딜과 관련해 어떤 것도 결정된 것 없다는 입장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특정 주체와 논의한 것에 대해 확인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서도 "위메프와 장기적 로드맵을 함께 할 수 있는 투자자와의 접촉은 이전부터 있었다"고 밝혔다. 큐텐 관계자 역시 "해당 사안과 관련해 파악된 부분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