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인 티몬과 위메프의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의문이 붙었다. 적자 규모가 커지고 빚을 갚을 능력이 떨어지면서다. 이 두 회사는 해외 직구 플랫폼 업체 큐텐(Qoo10)이 인수한 곳으로, 통합 시너지를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자산 다 팔아도 빚 못 갚는다
티몬의 작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인 안진회계법인은 티몬에 대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이라는 강조사항을 기재했다.
티몬의 존속능력에 빨간불이 켜진 이유는 2가지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1663억원이 발생했고, 유동부채(7193억원)가 유동자산(1309억원)보다 더 많아지면서다.
유동부채는 1년 안에 갚아야 할 빚이고, 유동자산은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다. 티몬이 1년 내에 팔 수 있는 자산을 모두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한다는 얘기다.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유동비율은 18%로, 적정선인 100~200%에 한참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위메프도 처지는 비슷하다.
위메프의 작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감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위메프에 대해 "계속기업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이라고 지적했다.
존속능력에 불확실성이 생긴 이유도 같다. 지난해 위메프의 당기순손실이 577억원에 발생했고, 작년 말 기준 유동자산(717억원)보다 유동부채(2160억원)가 3배 가까이 많아지면서다. 유동비율은 33%에 머물렀다.
티몬과 위메프는 작년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기도 하다. 티몬의 자본은 마이너스(-) 6386억원, 위메프는 –1442억원으로 초기 자본금을 모두 갉아 먹은 상황이다.
바잉파워·해외 확장 시너지 노린다
티몬과 위메프에 붙은 의문에 대한 답은 새 주인 큐텐(Qoo10)이 찾아야 한다. G마켓을 창업한 구영배 대표가 만든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은 지난해 티몬을, 이번 달에 위메프를 각각 인수했다. 큐텐은 지난달 인터파크커머스도 품었다.
큐텐은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일례로 큐텐이 경영권을 인수한 뒤인 작년 4분기 티몬의 거래액이 전년동기대비 60% 늘었다. 티몬과 위메프 등의 장점을 공유하면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큐텐이 운영중인 동남아 이커머스 플랫폼과 물류 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영업 환경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픈마켓에선 네이버가, 직매입 플랫폼에선 쿠팡이 각각 시장을 선점했다. 쿠팡의 작년 영업이익은 998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기간 쿠팡의 매출은 26조3560억원으로 이마트(29조3324억원)와 맞먹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큐텐 연합군이 네이버와 쿠팡 틈바구니를 뚫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이마트와 롯데쇼핑 등 기존 유통업자들도 이커머스를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도 구매력인 바잉파워가 중요한데, 티몬과 위메프 등이 물량 확보를 통한 가격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며 "여기에 동남아에 판매망을 가진 큐텐과 큐텐의 물류를 활용할 수 있어 글로벌 확장도 가능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