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티몬의 인턴 채용이 무척 활발합니다. 바로 '티나는 인턴십'입니다. 올해 초 시작해 불과 몇 달 만에 2기를 또 뽑았죠. 인턴사원이 석 달 근무 후 우수 사원이 되면 정규직 전환 특전을 부여받는데요. 이렇다보니 경쟁률이 50대 1에 달할 만큼 지원율이 높았습니다. 앞으로 티몬은 인턴 채용 등을 정례화해 "인재 밀도를 높이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이처럼 티몬이 인턴 채용에 연달아 나선 것은 처음입니다. 채용 규모도 꽤 큽니다. △MD △마케팅 △개발 △기술 등 네 개 분야에서 총 두 자릿수의 인원을 뽑았습니다. 티몬은 현재 1기 인턴 절반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홍보하기도 했죠. 여기에 티몬은 서울시 청년인턴 직무캠프에도 참가해 청년 취업 지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티몬은 왜 인턴에 꽂힌 걸까요. 사실 업계에서는 현재 티몬의 재정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보는 시선이 많습니다. 티몬의 인턴 채용은 조직 슬림화, 인건비 절감 전략과 밀접하다는 겁니다. 실제로 티몬은 지난해 큰 부침이 많았습니다. 영업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급기야 9월에는 큐텐에 회사가 매각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좋은 싫든 회사의 주인이 바뀌면 변화는 필연적입니다. 큐텐은 티몬의 적자를 알고도 인수한 기업입니다. 큐텐과의 중복 인력 등 비효율적인 부분을 고치기 위한 고민이 컸다고 합니다. 티몬 퇴사자들에 따르면 이때 티몬은 MD·개발자 모시기 열풍이 불던 당시 과도한 몸값으로 입사했던 직원들을 TF팀 등으로 전환배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세간에선 이를 효율화를 위한 '조직 슬림화' 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직원이 티몬을 떠나고 있죠. 국민연금 자료에 따르면 티몬의 지난해 9월 임직원수는 733명이었습니다. 큐텐의 티몬 인수가 있던 달이죠. 이후 계속 감소하더니 지난 3월에는 596명을 기록했습니다. 불과 5개월 사이 100여 명이 넘는 직원이 나간 겁니다.
티몬 측은 당시 의도적인 감원은 없었다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이 이야기도 맞을 겁니다. 회사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자·타의를 구분 짓긴 사실 어려우니까요. 기존 충성파들은 제 발로 회사를 나가기도 하고요. 뚜렷한 성과가 없던 일반 직원들은 전배를 받아 눈칫밥에 스스로 관두기도 할 겁니다. 이직해서 나간 직원도 있을 거고요.
다만 인턴이 이 빈자리들을 메꾸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인턴십은 연봉 테이블을 '리셋'해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경쟁을 통해 인재를 충원하기도 쉽죠. 실제로 티몬의 인건비 부담은 작지 않습니다. 지난해 티몬의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인건비가 371억원으로 전체 영업비용 2730억원의 약 1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티몬은 이런 시선들에 대해 억측이라는 입장입니다. 티몬 관계자는 "큐텐으로 매각 당시 새로운 환경과 경영 스타일이 맞지 않았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던 것"이라며 "인턴 채용은 이들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과 무관할뿐더러, 가능한 일이 아니다. 인턴 채용은 팬데믹으로 밀려 왔을 뿐, 지난 여름에도 진행된 바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이런 부정적 시선이 생겨난 배경은 현재 티몬의 어려운 상황 때문일 겁니다. 티몬은 지난해 1년 안에 갚아야 할 빚인 유동부채가 7193억원에 달합니다. 반면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1309원에 불과합니다. 현재 한푼이라도 지출 부담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죠. 큐텐 역시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분위기 입니다.
실제로 큐텐에 인수된 위메프도 현재 조직 슬림화를 진행 중입니다. 위메프는 티몬보다 더 큰 조직입니다. 한때 임직원 수가 1000명을 넘었죠. 얼마 전 위메프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직 지원제도' 신청을 받았습니다. 회사 측은 전직을 위한 지원이라고 설명했지만, 큐텐의 경영 효율화 방침에 따랐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대격변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쿠팡의 흑자 전환으로 다른 경쟁사들의 입지는 점점 줄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인턴 채용에 나선 건 어쩜 대단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다만 티몬의 현 상황에 비춰볼 때 다양한 추측을 불러일으킬 만큼 여러 모로 '티나는' 인턴채용인 것만큼 분명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