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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다 죽어!" 홈쇼핑, '이것'에 두 번 운다

  • 2023.05.26(금) 07:40

롯데·현대홈쇼핑, 영업이익 반토막
CJ온스타일, GS샵도 매출 감소세
"어려워지는 업황…규제 완화해야" 

홈쇼핑 업계가 지난 1분기에도 고전했다. 주요 홈쇼핑 업체들의 매출이 일제히 감소했다. 엔데믹 본격화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발달로 TV시청층이 갈수록 줄어드는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다. 여기에 높은 송출수수료와 까다로운 규제까지 겹치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TV에서 모바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는 업계는 송출수수료 인하 등 부담 완화를 호소하고 있다. 

반토막난 영업이익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주요 홈쇼핑 4사(CJ·GS·롯데·현대) 등은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롯데홈쇼핑의 타격이 제일 컸다. 롯데홈쇼핑은 매출 2310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줄었고 영업이익은 87.6%나 급감했다. 현대홈쇼핑의 영업이익도 반토막났다. 현대홈쇼핑은 영업이익 179억원, 매출 226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2%, 1.6% 하락했다. 

홈쇼핑 업계 1분기 실적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CJ온스타일과 GS샵도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CJ온스타일의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줄어든 3161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GS샵의 매출은 4% 줄어든 2900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영업이익은 개선세를 보였다. CJ온스타일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8% 늘어난 175억원, GS샵은 22% 증가한 316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고수익 상품 편성과 판관비 효율화 등으로 실적을 끌어올렸다. 

전반적으로 홈쇼핑 업계의 불황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집콕' 호재로 반짝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엔데믹 이후 저조한 성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봄이 시작되는 3월은 나들이 인구가 많아 홈쇼핑 시청층이 대거 이탈하는 시기다. 성장세도 좋지 않다. 홈쇼핑은 대표적인 사양산업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주력 소비자 층이었던 중년층의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변화' 쉽지 않네

물론 그동안 업계가 가만히 있던 것은 아니다. 업황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신사업을 추진하고 모바일 전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관건은 TV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었다. 마진이 높은 PB(자체 브랜드) 강화와 라이브커머스 등 신규 판로 구축이 대표적이다. 성과도 따랐다. 업계에 따르면 2017년 전체 홈쇼핑 매출의 30%대에 불과했던 모바일·온라인 매출 비율은 최근 40% 이상으로 매년 커지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원플랫폼 전략을 지속하며 상품 경쟁력 확보 및 수익성 회복에 나섰다. 롯데홈쇼핑은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신사업 투자를 통해 미디어 콘텐츠 강화에 돌입했다. GS샵은 TV와 라이브커머스, 모바일앱 등 모든 운영 채널의 연계성을 강화 중이다. 현대홈쇼핑은 홈쇼핑 PB 상품군을 확대했다. 

다만 이 같은 노력은 장기적인 방향 설정에 불과하다. 안정적인 매출처로 자리 잡아 실적을 내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TV 밖에서 아직 홈쇼핑은 약자다. 이커머스와 포털 등 IT업체가 라이브커머스 등에서 더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게 현실이다. 인플루언서로 대표되는 1인 커머스도 급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체질 개선 노력보다 모바일, 온라인 등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더욱 빠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사실 업계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규제다. 홈쇼핑은 규제산업이라고 할 만큼 그 강도가 심하다. 업황이 기울면서 이에 따른 부담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송출수수료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 업체가 유료방송사업자들에게 내는 비용이다. 일종의 '자릿세'다. 업계는 매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송출수수료로 지출하고 있다. 업계는 TV 시청자 수가 줄어든 만큼 송출수수료도 낮춰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따르면 송출수수료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15%가량 인상됐다. 홈쇼핑 사업자가 유료방송 사업자에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2017년 1조3874억원에서 2021년 2조2508억원으로 올랐다. 이외에도 홈쇼핑은 중소기업 상품 의무 편성, 등 제약 요인이 많다. 심의도 까다롭다. 반면 이커머스는 홈쇼핑처럼 생방송으로 물건을 판매하지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분류돼 앞선 규제에서 자유롭다. 

업계의 실적 개선은 이 같은 규제 완화도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업계는 시대가 변한만큼 규제도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도 손질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갈등 해소를 위한 개정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유료방송 사업자와 TV홈쇼핑 양측이 송출수수료를 협의해 결정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다만 법적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고 있다. 

홈쇼핑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간 송출수수료가 업계의 어려운 상황과 반대로 지속적으로 올라온 만큼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나온 만큼 상승 추세가 다소 완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그 효과가 불확실한 상황인만큼 업계의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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