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CJ, CGV 급한 불 껐지만 '불씨' 남았다

  • 2023.07.08(토) 11:30

[주간유통]6212억 신종자본증권, 26~27년 조기상환 우려
CJ, 현금 600억 들여 CGV 지분 그대로 유지

CJ CGV가 추진하는 1조원 규모 증자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두 가지로 추려볼 수 있습니다. CJ CGV가 이번 증자자금의 대부분을 미래 투자가 아닌 빚을 갚는데 썼지만 3~4년 뒤에 또 대규모 상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 최대주주인 CJ가 최소한의 돈을 들여 현재 지분을 유지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최근 공시된 CJ CGV 증권신고서 등을 통해 구체적인 숫자를 들여다보겠습니다.

급한 불 껐지만 3~4년 뒤 또 조기상환 위기

CJ CGV는 주주 현금 5700억원이 유입되는 유상증자와 CJ가 가진 주식(CJ올리브네트웍스)이 현물출자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으로 1조원을 수혈할 계획입니다. 2차례 유증으로 유입되는 현금은 5700억원인 것입니다. 

증자로 조달되는 5700억원은 채무상환 3800억원, 시설자금 1000억원, 운영자금 900억원 등으로 쓰일 계획입니다. 

가장 규모가 큰 채무상환은 올해 12월 상환해야 빚을 갚는 데 쓰입니다. 공모사채 2000억원, 신종자본증권 1800억원 등이죠. 공모사채의 만기는 발행일(2020년 12월 15일)로부터 3년 뒤인 올해 12월 15일입니다. 신종자본증권은 2021년 12월 200억원, 1600억원 등 두 차례에 걸쳐 발행된 것으로 만기는 2051년이지만 올해 12월 조기 상환될 예정입니다. 

CJ CGV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으로 길지만, 이번처럼 조기상환의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2021년 발행된 3000억원, 2022년 발행된 4000원의 신종자본증권의 만기도 30년에 이르지만 2026~2027년에 조기상환 요청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3~4년 뒤에 아직 상환하지 못한 6212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상환 위기가 또 닥칠 수 있는 것입니다.

운영자금 900억원은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배급사에 지급하는 영화상영부금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쓰입니다. 나머지 1000억원은 특별관 확대, 상영관 리뉴얼, 시스템 고도화 등 시설자금으로 2025년까지 사용할 계획입니다. “미래사업 진화를 위한 1조원 규모 자본확충을 추진한다”는 CJ그룹의 설명과는 거리가 먼 것이죠.

현금 600억 쓰고 지분 유지하는 비법

CJ가 최소한의 현금으로 CJ CGV 경영권을 소유할 수 있는 지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현재 CJ는 CJ CGV 지분을 48.5% 보유하고 있습니다. CJ CGV가 추진하는 주주 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57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서 지분율대로라면 CJ는 2765억원의 현금을 투입해 주식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CJ는 참여 규모는 약 600억원에 머뭅니다. 이번 증자가 계획대로 완료되면 CJ가 보유한 CJ CGV 지분은 48.5%에서 25.33%로 뚝 떨어지게 됩니다. 

CJ CGV에 대한 지배력이 약해진 CJ는 한 차례 더 유상증자에 참여합니다. CJ CGV가 CJ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가로 진행하는 것이죠. CJ CGV는 CJ에 450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고, CJ는 그 대가로 보유중인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00%를 내는 것입니다. 현금이 투입되지 않는 현물출자 방식이죠. 

이 증자까지 마무리되고 나면, CJ가 보유한 CJ CGV 지분은 45.11%로 다시 올라가게 됩니다. 두 번의 증자에 따라 지분율이 48.5%→25.33%→ 45.11%로 변하게 되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CJ가 쓰는 현금은 딱 600억원입니다.

[주간유통]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