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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흑자'오아시스의 말 못 할 고민 

  • 2023.12.05(화) 07:00

[워치전망대] 3분기 영업익 역대 '최고'
탄탄한 수익성 대비…외형 확장은 '고민'

오아시스가 '외형 확장'과 '수익성' 사이에서 고민에 빠졌다. 향후 기업공개(IPO)에서 높은 몸값을 받기 위해서는 외형 확장이 필수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자칫 강점인 흑자 기조가 깨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신사업으로 언급한 라이브 커머스, 퀵커머스 등 진출에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오아시스의 '흑자' 릴레이

오아시스는 지난 3분기 58억32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047% 증가한 수치다. 이는 지난 2011년 오아시스 창립 이래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1% 늘어난 1212억원을 나타냈다. 오아시스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알짜 기업으로 통한다. 창사 이후부터 줄곧 흑자를 기록해서다. 

오아시스마켓 실적 / 그래픽=비즈워치

업계에서는 오아시스가 올해도 무난히 12년 연속 연간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아시스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06억원, 매출액은 351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온라인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오아시스의 지난 3분기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튼튼한 재무 구조는 오아시스의 최대 강점이다.

오아시스는 현재 이커머스 업계에서 유일한 흑자기업이다. 경쟁자로 꼽히는 컬리는 지난해 233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신세계 그룹과 롯데그룹의 이커머스 쓱닷컴과 롯데온도 지난해 각각 1112억원, 1560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최근 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쿠팡도 누적으로 보면 적자 규모는 6조원에 달한다. 

오아시스의 흑자 원동력은 

오아시스는 지난 2011년 소비자 생활협동조합(우리생협) 출신들이 만들었다. 생산자 직소싱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먼저 운영했다. 이후 지난 2018년 온라인 쇼핑몰 오아시스 마켓을 선보이며 신선식품 새벽 배송을 시작했다. 중간 유통 과정을 생략한 산지 직송으로 제품이 신선하고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오아시스 오프라인 매장 / 사진=비즈워치

오아시스의 흑자 비결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적절한 '혼합' 전략에 있다. 신선식품 유통의 큰 부담 중 하나가 재고다. 예측량과 판매량이 다르면 재고는 그대로 손실이 된다. 반면 오아시스는 배송용으로 준비했다가 재고가 된 상품을 자체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한다. 이를 통해 재고 손실을 최대한 줄인다. 오아시스는 현재 50여 곳의 매장을 보유 중이다. 이 매장들을 통해 구축해온 충성고객이 많다. 

다만 한계점도 있다. '잘 되는 것만 한다'는 지적이 많다. 모험을 쉽게 잘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오아시스의 성장 전략은 일을 벌리기보다 기존 성공 모델을 점진적으로 발전시키는 방식이다. 다른 이커머스가 물류센터를 크게 확장할 때 오아시스는 매장을 하나 더 출점한다. 이 때문에 여타 이커머스에 비해 매출 규모가 크지 않다. 

확장이냐 수익성이냐

오아시스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앞서 오아시스는 지난 2월 한차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당초 오아시스가 목표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중도 포기했다. 오아시스는 1조원을 원했지만 시장에선 6000억원 수준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이커머스 기업에 비해 몸집이 작고 인지도가 낮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때문에 오아시스는 인지도 제고와 외형 성장을 고민하고 있다. 기반을 충분히 다진 뒤 IPO에 재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연내 라이브 커머스, 퀵커머스(근거리배송), 오프라인 무인 자동화 매장 등 신사업 확대를 공언하기도 했다. 조심스럽게 몸집도 키우는 중이다. 지난해부터 새벽 배송을 충청권 권역인 세종으로 넓혔다. 또 이랜드와 손잡고 킴스클럽 강남점에 이어 야탑점 2호점까지 오프라인 매장도 확장하고 있다.

문제는 외형 성장이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라이브커머스, 퀵커머스, 무인 자동화 매장 등 신사업은 이미 경쟁사들이 선점하고 있다.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오아시스의 신사업은 뚜렷한 소식이 없다. 새벽 배송 권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것도 쉽지 않다. 강점인 흑자 기조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는 만큼 선뜻 나서기 어렵다. 오아시스가 이랜드 등 외부와 협력을 늘리고 있는 이유다. 

오아시스로서는 외형 확장과 수익성 보존의 갈림길에 서있는 셈이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무인 결제 매장 등 사업은 현재 모회사 지어소프트와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라면서도 "퀵커머스와 라이브커머스 등 신사업은 좀 더 시장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IPO보다는 당분간 내실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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