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오아시스가 올해도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들어 온라인 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지만 배송시간은 오히려 통합하면서 사실상 외형성장을 포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흑자, 너무 짜릿해
오아시스는 새벽배송 서비스 업계에서 유일하게 연간 흑자를 이어가고 있는 업체다. 지난 2011년 창립 후 꾸준히 흑자를 지속했다. 올해도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오아시스의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은 18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76.3% 증가한 수치로, 창립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88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4% 늘었다.
매출원가율을 줄이고, 온라인 매출이 증가한 게 주효했다. 오아시스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원가율은 69%로, 지난해(72%)보다 3%포인트 감소했다. 온라인 매출은 275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간 대비 19% 증가했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원가율이 좋은 상품들을 추가 소싱하고 불필요한 재고를 폐기하는 등 효율화에 나섰다"고 밝혔다. 빠른 상품 정산 정책을 지속하며 납품업체와 상생관계를 유지한 덕분에 원가가 낮은 제품을 소싱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오아시스는 대부분 업체에 상품대금을 평균 15~20일 이내 지급하거나 선지급한다.
연속 흑자 비결은
오아시스는 지난 2018년 오아시스마켓을 출시하며 온라인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역 주민에게 한정된 오프라인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전국구로 브랜드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컬리, 쿠팡 등이 배송을 위해 물류센터를 짓고 배송에 거금을 투자하며 영업손실을 낸 것과 달리 오아시스는 꾸준히 흑자를 냈다. 핵심 비결은 온·오프라인 옴니채널 전략이다.
오아시스는 온라인몰인 오아시스마켓과 오프라인 직영매장을 연계해 운영한다. 오아시스는 오프라인 매장을 2020년까지 30여 개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1년부터 오프라인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50여 개가 있다. 오프라인 매장이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는 데 기여할 뿐 아니라 도심형 물류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생산자 직거래 시스템 구축, 오아시스루트 등의 물류 시스템, 합포장 시스템 등도 흑자 구조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상품을 저렴하게 소싱하는데다, 온라인 주문 후 남은 재고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해 재고 폐기율을 최소화하는 사업 구조를 갖췄다. 소비자 생활협동조합(우리생협) 출신들이 생산자 직소싱 네트워크를 기반의 특성을 잘 살린 셈이다. 냉장, 냉동, 상온 제품을 한 번에 포장해 배송하는 합포장 방식도 타사와의 차이점이다.
업계에서 입지를 키우기 위해 외부기업과도 손을 잡았다. 지난 2022년부터 이랜드리테일과 사업협약을 맺고 킴스오아시스를 온라인 플랫폼으로 론칭했다. 또 킴스클럽 매장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하는 킴스오아시스 매장 2개를 운영 중이다. 솔잎이나 먹자
다만 오프라인 매출은 온라인 매출 성장을 뒤따라오지 못했다. 올 3분기 기준 온라인 매출은 전체에서 71%를 차지하고 있다. 2022년 62%보다 8%포인트 늘었다. 반면 직영매장 매출 비중은 차츰 줄어들었다. 2022년 31%, 2023년 27%, 올 3분기 25%를 기록했다.
온라인 매출이 늘면 새벽배송, 당일배송과 같은 고비용 물류 서비스의 부담이 커진다. 배송비, 창고 관리비, 포장비 등이 증가하는 것도 수익성을 악화하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매출 증가는 성장성을 높이는 신호이지만, 동시에 물류비 관리, 고객 충성도 확보, 디지털 플랫폼 강화 등이 해결과제로 따라온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오아시스가 추가적인 외형 성장을 위해선 배송 지역을 확대하거나 품목을 늘리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친환경 및 유기농 제품 등 오아시스가 강점이 있는 기존 카테고리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늘어나는 온라인 물량 속에 오아시스는 배송서비스 간소화를 택했다. 오후 2시와 6시, 하루 2회 진행하던 주간배송 서비스를 지난해 10월 일 1회(오후 11시)로 통합했다. 또한 오아시스는 최근에도 오프라인 매장의 신규 오픈을 검토 중이다. 온라인 물량을 담보로 한 외형 성장에 집중하기보다는 수익성을 지키겠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직영매장 신규 오픈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며 "신선식품에 주력하되, 다양한 상품군도 부가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