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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들어온다"…호텔업계, 투자 확대 나섰다

  • 2024.08.20(화) 07:20

VIP 귀환에 카지노 낀 리조트 급성장
국내 호텔도 투숙률 오르며 성장세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호텔업계가 관광시장 회복에 힘입어 올 상반기에도 일제히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외 관광객이 급격하게 늘면서 호텔 투숙률이 크게 오르자, 신규 호텔 수요도 늘고 있다. 이에 호텔들은 신규 호텔 오픈과 신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카지노 급성장

롯데관광개발은 지난 상반기 매출액이 222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9.2%나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7억원으로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매출(1062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1161억원)에 이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이는 롯데관광개발의 주력사업으로 자리매김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부문이 급격하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롯데관광개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부문의 지난 상반기 매출액은 1787억원으로 전년 대비 95.0% 증가했다. 이 부문은 지난해 상반기 542억원의 손실을 냈지만 올 상반기에는 95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롯데관광개발의 호실적은 최근 제주 입도객 증가, 특히 일본과 중국 VIP의 카지노 이용객 수가 급증한 덕분이다. 이 같은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 드림타워 내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7월 별도 기준 매출액은 15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7월 외국인 전용 드림타워 카지노의 순매출도 228억원을 기록하면서 다시 200억원 선을 돌파했다. 

파라다이스 역시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538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15.3% 성장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와 비교해 8.8% 증가한 804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복합리조트 부문(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덕분이었다.

파라다이스 복합리조트 부문의 상반기 매출액은 2637억원으로 전년 대비 31.4% 성장했다. 카지노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상반기 일본 VIP와 매스(일반) 고객의 드롭액(고객의 칩 구매액)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5%, 16% 늘었고 중국 VIP 드롭액은 49% 상승했다.

투숙률 증가에 매출 상승

일반 호텔·리조트업계 역시 상반기 호실적을 이어갔다. 호텔롯데 호텔사업부(롯데호텔)의 상반기 매출액은 6368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성장했다. 영업손실 역시 94억원으로 전년 상반기(148억원)보다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롯데호텔의 내국인 투숙객은 전년 대비 약 9.2%(8만명) 감소했으나, 외국인 투숙객은 23.2%(16만명) 증가했다. 이에 호텔 객실 매출도 전년보다 11.8% 늘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역시 상반기 매출액이 346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5.9%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사업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해둔 덕분에 엔데믹 후 늘어난 관광객을 흡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김치, 침구, 가정간편식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전략도 주효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여수 벨메르. /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호텔신라 호텔&레저부문(신라호텔)의 상반기 매출액도 5.9% 성장한 3461억원을 기록했다. 제주, 신라호텔과 신라스테이의 투숙률이 모두 상승한 덕분이다. 파르나스호텔 역시 상반기 매출액 2405억원, 영업이익 3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8.9%, 23.3% 늘었다.

다만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호텔, 리조트 사업을 담당하는 전략·운영부문의 상반기 매출액은 2634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줄었다. 이 기간 영업손실도 148억원으로 늘었다. 국내 여행 수요 감소와 객실 리모델링 등에 따른 고정비 증가 탓이라는 것이 호텔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호텔업계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 수는 770만1407명으로 전년 대비 73.8% 늘었다. 특히 이 중 관광 목적으로 입국한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 증가세가 뚜렷하다. 올 상반기 관광 목적 외래객 수는 347만7554명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81.0% 증가했다.

사업 확장

관광시장 성장으로 호텔·리조트 수요가 크게 늘자, 각 호텔들은 투자액을 늘리면서 사업을 더 확장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하나자산신탁으로부터 여수 벨메르 호텔을 563억원에 인수했다. 여수 벨메르는 지난 2020년 7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위탁 운영하기 시작한 휴양형 프리미엄 호텔이다. 개관 직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방문해 둘러본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벨메르 호텔은 오픈 당시 코로나19로 상황이 좋지 못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투숙률이 오픈 초기보다 20.5%포인트 상승하는 등 성장세가 뚜렷하다. 이런 성장세를 확인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예 호텔을 인수키로 했다.

파르나스호텔은 올해 말부터 '홀로서기'에 나선다. 파르나스호텔의 모기업인 GS리테일은 호텔 관리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회사 파르나스홀딩스(가칭)를 설립키로 했다. 파르나스호텔은 파르나스홀딩스의 자회사가 된다. 신설법인 파르나스홀딩스는 지난달 말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올해 말 재상장할 예정이다.

파라다이스그룹 장충동 플래그십 스토어 조감도. / 사진=파라다이스그룹

파르나스호텔이 GS리테일로부터 독립하는 것은 호텔사업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서다. 파르나스호텔은 지난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의 문을 닫고 전면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이 호텔은 내년 하반기 5성급 호텔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로 재개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미래 신사업 발굴에도 나선다.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 서울 용산'에 이어 강원도 양양, 부산 다대포 등에서 호텔 위탁운영 사업을 키우고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 등도 검토 중이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오는 2028년을 목표로 서울 장충동에 럭셔리 호텔 건립에 나선다. 파라다이스그룹이 서울 시내에 호텔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호텔은 1만3950㎡(4220평) 부지에 지하 5층~지상 18층, 객실 약 200개 규모로 조성된다. 외국인 VIP 고객을 겨냥한 한국 대표 럭셔리 호텔을 표방한다.

또 파라다이스그룹은 카지노 사업 재정비 및 강화에도 집중한다. 경쟁력이 약화된 부산, 제주 사업장의 시설과 인적 인프라의 재정비에 들어간다. 이달 김포공항 국제선 라운지 오픈, 다음달 파라다이스 카지노 워커힐 오픈 등이 예정돼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최근 관광객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객실 수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이후 호텔 의존도를 낮출 신사업을 찾는 것 역시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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