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아이파크몰이 운영하는 아이파크몰 용산점(이하 아이파크몰)이 지난해 또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2030 고객을 겨냥해 식음(F&B) 매장, 팝업스토어 등을 대거 확충하는 전략을 지속했던 것이 호실적의 이유로 꼽힌다.
3년 연속 성장
HDC아이파크몰에 따르면 아이파크몰의 지난해 외형 매출액은 5420억원으로 전년보다 8.4% 성장했다. 아이파크몰의 외형 매출액은 △2021년 3250억원 △2022년 4200억원 △2023년 5000억원에 이어 지난해까지 계속 상승 중이다. 외형 매출은 백화점에서 고객이 소비한 거래액을 합산한 수치를 말한다.
아이파크몰의 월 매출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33개월 연속 전년 동월보다 성장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매년 연말 성장률이 높다. 아이파크몰은 2022년 12월 432억원의 매출을 내며 월 최고 매출을 경신한데 이어 이듬해 12월 471억원을 기록해 종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12월에도 월 매출 547억원을 기록, 역대 최고 월 매출 기록을 다시 썼다. 이런 성장세는 새해에도 이어져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3.7% 늘었다.
아이파크몰의 방문객 수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평일 하루 평균 방문객 수는 2021년 4만125명에서 지난해 9만4225명으로 135% 늘었다. 주말 일일 평균 방문객 수도 2021년 7만1343명에서 지난해 14만9420명으로 109% 증가했다.
아이파크몰에만 있다
아이파크몰이 오프라인 시장 침체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2030 고객이 선호하는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아이파크몰은 지난해 1월 콘텐츠 전담 TF팀도 꾸렸다.
실제로 아이파크몰은 팝업 전용 공간을 만들고 매주 새로운 이벤트와 팝업스토어를 선보이고 있다. 몰 내의 야외 공간과 유휴 공간을 활용해 만든 '테라스 글램핑', '루프탑 바' 등이 대표적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상영하는 여러 뮤지컬의 프리뷰 공연을 가든콘서트 형태로 정례화하고 오케스트라 음악회를 여는 등 문화 콘텐츠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아이파크몰은 수시로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팝업스토어 수도 늘렸다. 지난해에 아이파크몰이 운영한 팝업스토어 수는 F&B 팝업 225개를 포함해 총 780여 개에 달한다. 2023년보다 약 10% 늘어난 수치다. 매주 16여개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셈이다.
이들 팝업스토어는 높은 인기를 끌었다. 유튜버 '와인킹'과 손잡은 '와인킹 술술마켓'에는 20일간 누적 10만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했다. 인기 캐릭터 '먼작귀'의 '나가노 마켓', '먼작귀 페스타' 등도 높은 관심을 받으며 오픈런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아이파크몰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콘텐츠를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F&B 매장이 대표적이다.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 'H가든'은 전국 7개 지점이 있다. 이 중 아이파크몰 지점만 '블루리본 서베이'에 선정됐다.
한남동의 유명 에스프레소바인 '카페 뮬리노'는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한 '컬처 카페'로 확장, 리뉴얼 해 아이파크몰에 입점했다. 팝버블 카페도 신촌과 부산에 매장이 있지만 아이파크몰에서만 '스펀지밥', '원피스' 등 다양한 전시 콘텐츠와 연계한 테마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아이파크몰이 게임·애니메이션·캐릭터 관련 '성지'로 인식된 점도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됐다. 아이파크몰에는 닌텐도샵, 마블샵, 건담베이스, 타미야샵, 팝마트, 티니핑 키즈 카페 등이 입점해 있다. 2023년 가을 포켓몬카드샵이 최초로 입점하기도 했다. 이들 매장은 취미 상품 판매를 넘어 고객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참여형 이벤트를 운영해 고객을 끌어들였다.
계속되는 변신
이를 통해 아이파크몰은 2030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아이파크몰의 고객 비중은 젊은 층에 집중돼 있다. 아이파크몰 멤버십 내 20~30대 고객 비중은 60%에 달한다. 일반 백화점과 비교했을 때 고객의 평균 연령대도 10년 정도 낮다.
이에 아이파크몰은 지난해 멤버십 혜택도 변경했다. 2030 고객들이 고가 상품보다 캐주얼한 상품을 선호하고 재구매율이 높다는 특성을 반영했다. 기존에는 일반 백화점처럼 소수의 우수 고객에게 혜택을 집중 제공했다면, 현재는 3000명의 고객에게 적립률을 상향해주고 다수의 고객에게 패션·F&B 쿠폰을 제공한다.
아이파크몰은 올해도 팝업스토어와 콘텐츠를 늘린다는 구상이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여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현재 지난해 인기가 높았던 와인킹의 두 번째 팝업스토어가 진행 중인데 일 평균 4500명 이상이 방문 중이다.
다음달에는 '데스크테리어'에 관심이 높은 고객을 위해 '아이파크몰 키보드 페스티벌'을 연다. 키보드는 국내 2030 여성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마니아 층이 형성돼있다. 국내 유통사 중 키보드를 주제로 한 팝업을 여는 것은 아이파크몰이 처음이다.
또 아이파크몰은 올 하반기 리빙파크 3층 이벤트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뉴얼 할 예정이다. 팝업스토어와 디저트 카페, 캐릭터·게임 IP를 융합한 복합 MD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HDC아이파크몰 관계자는 "아이파크몰은 고객이 즐겁게 체험하고 놀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지난해 차별화된 콘셉트의 팝업스토어와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였다"며 "올 하반기 리빙파크 3층을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오프라인 시장 내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