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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서리로 '컴팩트'하게…'도심형' 매장 늘리는 이마트

  • 2025.04.17(목) 16:56

이마트 푸드마켓 2호점 고덕신도시에 오픈
점포 직영 면적 95% 신선·델리로 채워
전문 특화점으로 이색·프리미엄 상품 선봬

17일 오전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오픈을 기다리는 고객들. / 사진=이마트

이마트가 먹거리에 더 집중한 도심형 매장 '푸드마켓'의 두 번째 매장을 열며 점포 모델 다각화에 박차를 가한다. 푸드마켓은 이마트가 지난해 12월 대구수성점에서 처음 도입한 식료품 특화 매장이다. 비주력 상품인 비식품을 덜어내고 점포 크기를 줄이는 대신 신선식품과 델리를 더 집중적으로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17일 오전 9시 20분쯤 서울 강동구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을 찾았다. 매장 오픈 시간인 10시가 되기 전인데도 많은 고객들이 개점을 기다리며 줄을 서있었다. 이마트가 고객의 쇼핑 편의를 위해 매장 오픈 시간을 10분 앞당겨 문을 열어야 했을 정도였다. 그만큼 인근 주민들과 직장인들이 이마트 푸드마켓의 오픈을 기다렸다.

2040 위한 식료품 천국

이마트가 서울 시내에 할인점 '이마트' 신규 점포를 내는 것은 2020년 신촌점 이후 5년만이다. 5년만의 서울 시내 할인점을 푸드마켓 형태로 만든 것은 인근 상권 특성을 반영한 결과다.

이마트 푸드마켓이 입점한 곳은 고덕비즈밸리 내 쇼핑몰인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다. 인근에는 고덕신도시가 위치해 있고 서울 송파와 잠실, 남양주 다산신도시도 배후 상권으로 두고 있다. 또 고덕비즈밸리 내에는 여러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신도시와 오피스의 복합 상권인 만큼 3040 고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고덕점이 쇼핑몰 내에 입점해 있어 2030 고객의 유입도 기대된다.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내 특화존 '연어의 모든 것'. / 사진=정혜인 기자 hij@

이에 이마트는 이 매장을 푸드마켓 형태로 열기로 했다. 푸드마켓은 일반 이마트보다 매장 규모가 작다. 고덕점 역시 전체 면적은 4925㎡(1490평) 규모에 불과하다. 이 중 약 400평은 다이소가 테넌트로 입점했고 이마트가 단독으로 쓰는 직영 매장 규모는 약 1100평 수준이다. 대신 이마트는 이 직영 면적의 약 95%인 1050평을 그로서리와 델리로 채웠다. 고덕점에서 선보이는 그로서리 상품 수는 1만3000개에 달한다. 이는 전국 이마트 점포 중 최대 규모다. 특히 삼겹살, 손질 오징어, 전복, 애호박 등 장보기 필수 아이템인 10대 신선식품은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한다.

'영 제너레이션(young generation)'이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본 신선식품 외에도 다양한 건강·이색·프리미엄 식재료를 선보이는 특화존도 마련했다. 특화존 중 하나인 '글로벌 가든'에서는 수입과일과 유럽 채소를 모아 선보인다. 100여 가지 유기농·저탄소·동물복지 상품을 판매하는 '자연주의' 특화존도 마련됐다. 다른 이마트에서 친환경 상품이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데 착안했다.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델리 코너. / 사진=정혜인 기자 hij@

또 오프라인에서 직접 상품을 확인하고자 하는 수요가 가장 큰 품목 중 하나인 축산·수산 코너에도 여러 특화존을 뒀다. 이마트 최초로 프리미엄 우리흑돈·난축맛돈·버크셔K 등 프리미엄 국산 흑돼지 3종을 모두 판매하는 'K-흑돼지 존', 연어 상품을 집대성한 '연어의 모든 것' 등이 대표적이다. 흑돼지의 경우 이마트가 지정 계약 농장에서 한정된 물량으로 들여온다. 호주산 소고기 역시 전속 에이전시를 통해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달링다운 와규' 축종을 판매한다.

이마트는 신선식품 외에도 델리와 가공식품 역시 강화했다. 델리코너에서는 '테이스티 픽' 코너를 통해 인근 직장인을 타깃으로 저렴한 오늘의 메뉴를 선보인다. 테이스티 픽 제품들은 모두 7000원 미만에 판매된다. 국내 최대 규모 치즈 전문 코너 '치즈 플리즈'도 들어섰다. 치즈 플리즈에서는 약 300여 종의 치즈를 판매한다. 이외에 매일 매장에서 베이커리 상품을 직접 구워 내는 베이커리 전문매장 '밀&베이커리', 온라인에서 인기 있는 다양한 수입 젤리와 비스킷을 모은 미니 편집숍 '스위트 스트리트'도 들어섰다.

가성비부터 프리미엄까지

이마트는 고덕점 내 비식품의 규모를 크게 줄이는 대신 보다 차별화 한 상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샴푸와 같은 헤어케어 제품의 경우 상품 가짓수를 줄이고 다양한 가격대의 기능성 제품을 판매하는 '두피 및 탈모 케어 존'을 운영한다. '라이프스타일 존'에서는 3040에게 '3대 가전'으로 꼽히는 로봇 청소기, 식기 세척기, 드럼 세탁기용 세제나 탈취제 등의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특히 화장품의 경우 쇼핑몰을 방문하는 젊은 고객들을 위해 4950원의 가성비 높은 제품을 선보인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LG생활건강과 공동 기획 상품 브랜드(NPB)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도 개발했다.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LG생활건강 NPB. / 사진=정헤인 기자 hij@

부족한 비식품 구색은 가성비 높은 이마트 자체 브랜드 '노브랜드'가 채웠다. 노브랜드는 약 62평 규모로 들어섰다. 노브랜드 내 전체 상품 대부분인 1100개 상품을 판매한다.

이와 함께 이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 매장도 설치했다. 일정 기간 운영되는 여러 팝업을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도심형 매장의 확장

이처럼 최근 대형마트들은 그로서리에 집중한 '작은' 점포 모델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가 대구와 서울 고덕신도시에서 선보인 푸드마켓 그리고 롯데쇼핑의 롯데마트가 올해 초 오픈한 강동점이 대표적이다. 이런 형태의 매장들은 도심 출점에 적합해 '도심형 대형마트'라고도 불린다.

일반 대형마트는 말 그대로 '대형' 점포에서 식품과 비식품 등 생활에 필수적인 제품 대부분을 판매한다. 대형 점포를 선보이기 위해 대형마트들은 좋은 상권을 선점해 부동산을 직접 사들이고 건물도 짓는다. 반면 도심형 대형마트들은 비식품 가짓수를 대폭 줄이고 오프라인 채널의 강점인 식품에 더 집중한다.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은 일반적인 대형마트 상품 수인 약 5만~6만개의 약 20% 수준인 1만3000여개 상품을 판매한다.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내 특화존 '자연주의'. / 사진=정혜인 기자 hij@

덕분에 점포 규모는 작아진다. 대형마트의 평균 면적은 약 5000평이다. 이마트 중 가장 면적이 큰 스타필드 죽전점의 경우 6000평에 달한다. 하지만 이마트 푸드마켓 대구수성점의 영업면적은 1200평, 고덕점의 영업면적은 1500평에 불과하다. 롯데마트 강동점 역시 1374평 규모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점포를 직접 개발할 필요 없이 기존 건물에 임대로 들어가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마트 푸드마켓 대구수성점은 대구 수성구 수성하이츠 아파트 단지 내 지하상가에, 롯데마트 강동점은 서울 강동구 강동밀레니얼중흥S클래스 아파트 단지 지하 1층에 입점했다.

이마트는 고덕점 오픈 이후 대형 점포, 쇼핑몰 형태의 점포, 푸드마켓, 창고형 할인점 등을 상권에 따라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앞으로도 푸드마켓 포맷, 몰 타입 등 혁신적인 매장 운영과 차별화된 상품으로 그로서리 쇼핑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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