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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물갈이 '칼바람'…승진 기피 현상도

  • 2015.01.16(금) 11:36

부원장 전원 교체 이어 부원장보도 절반 이상 바꿔
국실장급 인사 폭도 커질듯…일부선 후유증 우려도

금융감독원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진웅섭 금감원장이 취임과 함께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에 나서면서 내부 반발은 물론 앞으로 만만치 않은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진 원장은 학벌이나 지역 등 정치적인 요소보다는 업무 능력과 내외부 평판을 기준으로 비교적 공정하게 인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번에 옷을 벗는 임원들이 모두 임기를 절반밖에 채우지 못했고, 재취업 제한 탓에 갈 곳도 없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승진 대상자들조차 달가워하지 않고, 승진을 꺼리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일부에선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 배경을 두고 금융위원회의 눈 밖에 난 임원들에 대한 ‘숙청설’마저 나돌고 있어 이래저래 복지부동만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부원장보 절반 이상 대거 물갈이


진 원장은 이번에 부원장을 전원 교체한 데 이어 부원장보 역시 절반 이상 바꿀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부원장보급은 현재 9명이다. 이 가운데 최근 부원장으로 승진한 박세춘, 이동엽 부원장을 제외하면 7명이 남는다. 


이 가운데 권인원, 허창언, 김진수 부원장보와 최진영 회계전문 심의위원이 교체 대상에 올랐다. 9명의 부원장보 가운데 6명이 새 얼굴로 바뀌는 셈이다. 새로운 원장 취임 후 임원진을 절반 이상 물갈이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연령대도 한층 젊어진다. 진 원장과 서태종 수석부원장을 필두로 50대 초•중반 임원들이 전면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부원장보는 50년대 생이 물러나고 대부분 60년대 생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부원장보 후보엔 양현근 기획조정국장, 권순찬 기획검사국장, 이상구 총무국장, 김영기 감독총괄국장, 조두영 특별조사국장, 박희춘 회계감독1국장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임원진이 대거 물갈이되면서 국•실장과 팀장급 인사 폭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임원은 파리목숨…승진 기피 현상도

이번에 옷을 벗는 부원장보들은 모두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 대부분 임기를 절반 정도만 채웠고, 일부는 선임된 지 채 1년이 안 된 경우도 있다. 문제는 금감원 부원장보는 사실상 금융권 재취업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이번 인사에 반발하는 내부 분위기도 감지된다. 일부 임원의 경우 사임 권고를 받고 강하게 항의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선배들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올라야 하는 승진 대상자들 역시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금감원 임원은 재취업이 어려운 데다, 임기마저 파리목숨으로 전락하자 승진을 꺼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승진 대상으로 거론되는 일부 국장은 무보직이나 외부연수 신청을 고려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금융위에 비협조적이던 임원들을 이번 기회에 모두 쳐내고 있다는 ‘숙청설’마저 나돌고 있어 이래저래 분위기가 더 흉흉하다. 부원장보 자리를 두고 은행과 보험권역 출신 간 갈등이 재차 불거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진 원장의 인사 방향엔 공감하지만, 재취업도 어려운 임원들을 파리목숨으로 만들면 과연 누가 임원을 하고 싶어 하겠느냐”면서 “조직 전반의 사기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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