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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자 ISA]대부업 수준 금융위의 과장광고

  • 2016.03.10(목) 10:00

[Inside Story]보험사·대부업체 과장광고와 다름없다 지적
광고비는 금융권 전가 논란…금융개혁 마케팅 너무 나갔나

최근 금융권에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마케팅 경쟁이 치열한데요. 이에 못지않게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ISA를 비롯한 금융개혁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가 과하다는 평가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ISA만 해도 수수료나 원금손실 가능성은 제대로 거론하지 않고, 부자되는 만능통장의 이미지만 부각시키다 보니 벌써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큰데요.

최근 금융위원회의 금융개혁 TV 광고를 보면 보험사나 대부업체들의 과장광고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 임종룡, ISA 마케팅에 사활

요즘 은행과 증권가에선 오는 14일 출시되는 ISA가 단연 화두입니다. 자동차를 비롯한 최고 2000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경품이 화제가 된 바 있는데요.

은행과 증권사 직원들은 더 분주합니다. 대대적인 고객 유치 캠페인이 걸렸기 때문인데요. 최근 만난 한 은행 지점장은 ISA 예약판매에 정신이 없었고, 증권사에 다니는 한 친구도 할당량을 채워야 한다면서 ISA 권유에 바빴습니다.

금융권 못지 않게 임종룡 위원장도 ISA 마케팅에 승부를 걸고 있는데요. 지난 주말 금융위 간부회의에서선 “ISA는 노후 대비와 목돈 마련에 유용한 국민통장이다. 상품 내용과 장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산 증식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회사가 함께 ISA를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임 위원장은 올해 초 ‘ISA 준비 점검회의’를 별도로 조직해 ISA 띄우기에 나서려다 과당경쟁과 불완전판매 논란이 불거지면서 잠시 주춤했었는데요. 다음 주 출시를 앞두고 재차 홍보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 마케팅도 TV광고도 일방적 과장

 


문제는 마케팅과 홍보가 너무 일방적이라는 건데요. ISA의 경우 기본적인 판매·운용 수수료나 갈아타기시 수수료는 거론하지 않고, 자산 증식만 부각하면서 ‘만능통장’ 이미지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실제로 ISA를 통한 절세효과보다 수수료가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는 건데요.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수수료 규모가 나오진 않았지만, ISA가 서민이 아닌 금융권의 배만 불려줄 수도 있다”는 지적을 내놨습니다.

자산 증식을 강조하다 보니 고위험 투자도 부추기고 있는데요. 은행권에 일임형 ISA를 허용한 이유도 증권사와 형평성을 맞추려는 측면이 있지만, 고수익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를 늘려서 그만큼 수익률을 높이라는 주문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수익성이 높으면 원금손실을 비롯한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는 건 기본인데요. 그런데도 금융위는 ISA를 얘기하면서 위험성은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 광고비는 금융권 전가 ‘논란’

실제로 최근 방영 중인 금융위원회의 TV광고를 보면 ISA에 대해 “우리 집이 부자가 되려나 봐요”라고 선전합니다. 보장만 강조하는 보험상품이나 누구나 신속대출만 강조하는 대부업체의 과장광고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ISA가 재산 증식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아직 미지수입니다, 원금손실 가능성은 문제 삼지 않더라도 수수료를 내고 나면 많게는 몇십만 원, 적게는 몇 만 원에 불과한 비과세 혜택이 과연 부자통장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더군다나 TV광고를 비롯한 금융개혁 홍보비는 금융회사가 갹출해서 대고 있습니다. 금융위는 금융권 자율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곧이 곧대로 믿을 사람을 별로 없어 보이는데요. 오히려 임 위원장이 타파 일순위로 꼽은 그림자 규제와 구두개입의 대표 사례로 잘 어울립니다.

임 위원장은 올해 들어 금융개혁 마케팅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금융개혁의 체감도를 높여 ‘우간다 수준’의 금융 경쟁력을 높이려는 취지가 이해가 되긴 하는데요. 마음만 너무 앞서는 것 같다는 주변의 평가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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