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판매가 14일 드디어 개시됐다. ISA는 비과세 혜택을 주는 만능통장이란 개념에 걸맞게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지만 5년간 자금이 묶이는 만큼 운용의 묘가 상당히 중요하다.
어떤 상품을 담느냐에 따라 5년 뒤 희비가 갈릴 수 있는 것. 초기에 담은 상품을 그대로 들고가는 것이 아니라 구성상품을 재조정하는 리밸런싱(rebalancing)도 필요하다. 성과가 좋지 않다면 다른 금융사로 갈아탈 수 있다. 이에 대한 증권사들의 조언도 쏟아지고 있다. 어떤 상품을 담아 어떻게 굴리는 것이 현명할지 모아봤다.
◇ 초기엔 저위험 상품으로 간보기
ISA는 예·적금과 펀드(ETF 포함), 파생결합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선택해 관리할 수 있는 계좌다.
개인별로 여러 상품을 운용하는 것은 기존에도 가능했지만 한 계좌에서 개별상품의 편입·교체가 자유롭고 200만원의 투자수익까지 비과세 혜택이 가능한 것은 전에 없던 일이다. 단, 납입한도는 연 2000만원, 의무가입기간은 5년으로 인출이 제한된다.
ISA는 투자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하는 신탁형과 증권사와 은행이 상품을 구성해주는 일임형으로 나뉜다.
ISA는 비과세 혜택의 매력이 있지만 수수료가 일정부분 부과되고 국내 투자자들의 경우 위험회피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신탁형 위주의 가입이 예상되고 있다. 신탁형의 경우 수수료가 낮고 일부 금융사에서는 일정기간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아 부담이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일임형 역시 당장은 변동성이 큰 고위험 상품보다는 저위험 상품 위주로 담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고위험은 펀드보다 ELS가 유리
전문가들도 초기에는 금리형 위주의 상품 가입을 권하고 있다. 특히 투자성향이 안정형이라면 예·적금 중심의 신탁형이나 원금보장형 상품이 적절하다.
실제로 ISA 출시전부터 금융사들은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 가입 기회 등을 통해 금리형 상품 위주로 고객 유인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수익률은 현실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수료 부담까지 감안한다면 금리형 상품만으로 사실상 큰 수익을 기대하긴 힘들다. 현대증권은 5년간 금리형 상품에만 투자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아니며 적절한 투자상품 혼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단, 기대수익률은 국내외 주식형 펀드(ETF)와 파생결합증권(ELS/DLS)가 높지만 리스크도 그만큼 높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이미 비과세이기 때문에 ISA 내 편입 유인이 적고, 해외주식형펀드도 비과세전용펀드가 나오면서 ELS와 DLS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비과세전용펀드의 경우 2017년까지 가입이 가능해 2018년까지 12월까지 가입 가능한 ISA보다 혜택을 볼 수 있는 기간은 짧다.
◇ 연간 2회 리밸런싱 조언..계좌이동 가능
여유자금이 넉넉하다면 매년 불입한도인 2000만원을 한번에 불입할 경우 투자수익이 더 높게 나타난다. 여유자금이 크지 않다면 적립식 투자도 가능하다.
가입 후 꾸준하 리밸런싱 역시 중요하다. ISA는 기존에 고른 상품을 그대로 들고 가는 것이 아니라 계좌 내에서 상품을 교체·변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신탁형은 투자자의 지시가 반드시 필요하고 일임형은 금융사에 위임할 수 있지만 투자자에게 사전 통지한 후 가능하다.
그렇다면 적절한 리밸런싱 주기는 어느정도일까. 동부증권은 일임형의 모델포트폴리오의 경우 분기 1회이상 리밸런싱 필요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잦은 모델포트폴리오 변경은 힘들지만 연간 2회로 2분기와 4분기 중반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리밸런싱은 상품 선택보다는 위험자산군 비중 조절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언은 일임형에 국한되지만 신탁형에 가입하는 투자자들 또한 리밸런싱 주기를 선택할 때 참고로 삼을 만하다.
또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ISA 투자성과를 평가하고 더 나은 금융사로 이동할 수 있다. 4월부터 ISA의 수익률 비교가 가능해지고 5월부터는 계좌이동이 가능해진다. 다만 5년을 가져가는 만큼 단기성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 1년 이상의 기간을 두고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기가 있는 상품은 계좌이동 시 해지 후 재가입 형태이기 때문에 중도환매 수수료가 부과되는 만큼 유의해야 한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ISA 모델포트폴리오 성과에 따라 금융기관간 ISA 계좌 이동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