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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이 농협·하나·우리은행장만 만난 이유는

  • 2016.05.12(목) 11:18

은행장 세 명만 불러 기업 구조조정 당부
취약업종 비중 큰데 충당금 비율 낮은 탓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지자 12일 또다시 은행장을 소집했다. 지난달 18일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한 이후 한달도 채 지나지 않은 상태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게다가 지난달 9곳의 시중은행장을 부른 것과 달리 이번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이경섭 농협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등 단 3곳의 은행장만 불러 더욱 주목된다.

이들 은행은 대기업 대출과 취약업종 여신이 많아 구조조정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곳이다. 동시에 부실 위험에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돼 있는 만큼 충당금 등 건전성 관리에 더 만전을 기해야 하는 은행이기도 하다. 실제로 충당금 적립 비율도 가장 낮은 은행들이다.

▲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3월 21일 임원회의에서 신속한 기업구조조정과 은행 부실채권 정리를 강조했다.

◇ "주채무계열 5대 취약업종 중심 엄정하게 평가"

진웅섭 금감원장은 이날 세명의 은행장과 조찬을 하며 "주채무계열과 소속 기업의 신용위험평가 때 조선·해운·철강·석유화학 ·건설 등 5대 취약업종 중심으로 엄정하게 평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주채무계열 평가를 마무리지으려고 한다"며 "취약업종에 대해선 특히 예의주시하고, 주채무계열 소속 기업은 물론 대기업 평가 때도 엄정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최근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면서 주채무계열과 대기업들이 주채권은행의 신용위험평가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특히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조선·해운업종의 경우 주채권은행 중심으로 자구안을 받고 있는데, 자구안을 잘 따져보고 이행상황도 꼼꼼히 챙겨보라는 주문도 있었다"고 말했다.

조선 빅3에 해당하는 현대중공업은 최근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초안 상태로 제출한 것으로 안다"며 "은행에서 검토 후 보완책 요구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세 명의 은행장 '뜨끔'?
충당금 등 체력 비축도 주문


이날 세 은행의 은행장만 불려간 이유는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을 빼고 시중은행 가운데 대기업 대출과 취약업종 대출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도 "이들 은행이 취약업종에 많이 노출돼 있어 부실 위험이 높다"며 "충당금을 제대로 쌓고, 내부 유보 등을 통해 자본도 충실히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조건부 자율협약에 들어간 한진해운에 대해 여전히 충당금 적립 기준상 '정상' 여신으로 분류한 점 등을 문제로 꼬집기도 했다.

실제 최근 나이스신용평가 자료에 따르면 시중은행(농협은 특수은행이어서 제외) 가운데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취약업종 비중이 가장 높았다. 반면 지난해 1분기 기준으로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비율은 이들 은행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농협은행은 100%도 채우지 못했다. 
 
농협은행의 경우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안으로 부실채권 정리를 통해 빅배스를 하겠다고 나선 점이다. 이경섭 농협은행장도 이 자리에서 김용환 회장의 뜻을 전하며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데 공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 자료 :나이스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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