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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의 악몽'…우리은행 부실채권 4종 세트의 변신

  • 2016.05.13(금) 16:12

길게는 10년 괴롭힌 파이시티 등 부동산 매각에 6000억 회수
올해 2분기 3000억 비경상이익 발생…"조선·해운 충당금 재원"

'양재동 파이시티, 르네상스호텔, 베트남 랜드마크72, 북경 화푸빌딩'

지난 10년간 우리은행을 괴롭혔던 대표적인 부실채권이다. 대부분 금융위기 이전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투자했다가 금융위기 이후 사업 자체가 중단되거나 관련 기업들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돈을 떼이고 떠안게 된 부동산이다.

 

최근들어 이들 부동산이 하나씩 매각되면서 우리은행도 부실채권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최근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충당금 적립 압박이 심해지는 가운데 우리은행의 숨통을 트이고 있다.

◇ 효자 변신…투자원금의 70%인 6000억원 회수



이들 4곳의 부실채권(NPL) 금액은 4000억원에 이른다. 심지어 북경 화푸빌딩의 경우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해 전액 상각처리하기도 했다. 파이시티는 그야말로 지난 10년간 우리은행의 골칫덩이 채권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들 부동산이 매각되면서 우리은행은 6330억원 정도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관련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양재 파이시티의 회수 규모가 1000억원, 북경 화푸빌딩 1600억원, 르네상스호텔(현 벨레상스호텔) 1600억원, 베트남 랜드마크72 2130억원 등이다.

애초 투자 원금은 9000억원이 넘지만 대부분 상각처리하면서 현재 부실채권으로 남아 있는 금액은 4000억원 수준이다. 따라서 그밖의 특수채권에 대한 담보물 매각으로 회수한 금액 등을 포함해 총 3000억원 가량 비경상이익이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오는 2분기 실적에 잡힌다.

최근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은행들의 충당금 부담도 커지는데 우리은행은 조선·해운에 대한 추가 충당금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 1조원 투자했다 물린 골칫덩이 4종 세트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센터 파이시티는 한때 사업 규모만 2조4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지난 2004년 대우차판매와 성우종합건설을 시공사로 해 개발을 추진하다가 금융위기 직후 두 회사가 쓰러지면서 좌초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부동산PF를 통해 1800억원을 투자했고, 고스란히 부실채권으로 떠안게 됐다. 대부분을 상각했고 남아 있는 채권은 500억원 정도다. 지난 10여년간 여러차례 매각이 무산돼다 최근 하림에 4525억원에 매각됐다.

역시 수차례 매각이 무산됐던 르네상스호텔도 최근 중견 건설업체 브이에스엘(VSL)코리아에 6900억원에 매각됐다. 르네상스 호텔의 주인이었던 삼부토건이 지난 2011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우리은행은 르네상스 호텔을 담보로 빌려준 1836억원을 떼이게 됐다.

북경 화푸빌딩은 파이시티의 파산으로 우리은행이 떠안게 된 부동산이다. 파이시티가 화푸빌딩을 매입할 당시 대한생명(현재 한화생명)과 국민은행으로부터 3800억원의 인수금융을 받았는데, 우리은행이 여기에 지급보증을 섰다가 물린 돈이다. 화푸빌딩 건으로 우리은행은 최근까지도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국부유출이란 비판을 받았고 각종 소송에 연루되기도 했다. 우리은행 담당자들조차 "지긋지긋하다"고 얘기할 정도다.

경남기업이 지난 2012년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에 세운 베트남 최대 규모 빌딩인 랜드마크72도 우여곡절 끝에 최근에 매각됐다. 랜드마크72는 경남기업에서 1조원 이상을 투입했는데 우리은행은 PF대출을 통해 2130억원을 투입했다. 이후 지난 2013년부터 경남기업 경영악화로 매각을 추진하다 실패했고, 급기야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우리은행을 비롯한 대주단이 독자적으로 매각을 추진했던 건이다. 최근 4540억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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